• patholesia · 1333041 · 9시간 전 · MS 2024

  • 오직 유우카만 · 1327639 · 9시간 전 · MS 2024

  • qwer_ty- · 1292308 · 8시간 전 · MS 2024

  • 설경제 사냥꾼 · 1305014 · 8시간 전 · M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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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하힠 · 1229371 · 6시간 전 · MS 2023

    북한산이
    다시 그 높이를 회복하려면
    다음 겨울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밤사이 눈이 내린,
    그것도 백운대나 인수봉 같은
    높은 봉우리만이 옅은 화장을 하듯
    가볍게 눈을 쓰고

    왼 산은 차가운 수묵(水墨)으로 젖어 있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신록이나 단풍,
    골짜기를 피어오르는 안개로는,
    눈이래도 왼 산을 뒤덮는 적설(積雪)로는 드러나지 않는,

    심지어는 장밋빛 햇살이 와 닿기만 해도 변질하는,
    그 고고(孤高)한 높이를 회복하려면

    백운대와 인수봉만이 가볍게 눈을 쓰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김종길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