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했음에도 시험을 망치는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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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도에 고3이라는 신분으로 수능을 쳤고, 2015년도에 재수생이라는 신분으로 수능을 쳤었습니다. 수험생활 당시엔 오르비를 종종 눈팅하곤 했었죠. 올해 수능이 마무리 된 시점에서 호기심으로 들어온 오르비, 항상 그래왔듯 평소보다 수능을 망쳤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온 것이 보입니다. 저의 현역 시절 같아서 만감이 교차하네요.
고3 때까지 공부한 노력들과 지식들이 한번에 결정되는 수능 시험의 특성상 당연히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들, 머리가 남들보다 좋아서 그 해의 나오는 신유형,고난도 문제들을 빠르게 해결하는 사람들(특히 수학이나 과탐), 고등학교 들어올때 부터 기본 베이스가 좋았고 그것을 꾸준히 유지해온 사람들은 수능에서 무너지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동시에 갖춰진다면 당연히 확률은 엄청나게 높아질 겠죠. 수능을 잘치기 위한 요소에는 당연히 선천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있어요. 물론 '노력'이라는 것이 아주 기본적인 바탕이 되겠지만 말이죠.
'제가 저런 요소들을 갖춘 사람이였나?' 하면 정반대였습니다. 제가 공부를 그렇게 잘했던 것은 아니지만 저 같이 평범한 사람도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걸 느끼고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저는 일단 강심장은 절대 아니였습니다. 중요한 시험이나 모의고사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과민성 대장염이 절 괴롭혔죠. 쉬는 시간에는 무조건 화장실에 갔습니다. 그리고 긴장되면 심해지는 다한증에 문제가 잘 안풀리면 갑자기 열이 확 올라오는 증상같은 것들에서 나의 몸이 '너 긴장을 왜이렇게 심하게 하냐'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머리가 특출나게 좋은 것도 아니였고, 고등학교 시절에도 그냥 1년 예습정도 해온 그런 학생이였습니다.
현역 수능을 치던때는 정말 수능을 치던 내내 손에 땀이 났었던 게 기억나네요. 다한증이라는게 저 같은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긴장할수록 심해져요. 그리고 땀이 나면 또 내가 긴장할 것을 내가 인지하고 그로 인해서 땀이 더 나는 그런 과정이죠. 다행히 전날 식단조절로 인해서 먹은게 없으니 과민성 대장염이 생각보다 심하진 않았죠. 현역때 수능을 망친건 당연히 저의 기본적인 실력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수능이 끝나고 저는 '뭐가 문제였을까' 생각해 보았을때 당연히 기본 실력 부족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그 다음 떠오른 것이 '수능장에서 내가 문제 푸는 모습'이였습니다. 공감하실지 모르겠는데 수능장에서 문제를 풀때는 어떤 특별한 풀이법을 갑자기 쓰는게 아니라 정말 자신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 문제를 풀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평소 모의고사 칠때의 모습과 같을까요? 저 같은 경우는 달랐습니다. 조금 더 흥분되고 긴장되는 상황일 수 밖에 없죠.
비단 문제 푸는 모습뿐만이 아니라 그런 흥분되고 긴장된 상황에서 마음이 급해지고 평소에 모습대로 시험을 칠 수 없는게 정상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 모의고사를 풀때 국어 시간인데 시간이 10분정도 남았고 문제가 3문제 정도 남아있다고 가정한다면 저는 당연히 남은 문제를 다 풀고 마킹을 했죠. 하지만 수능장에서의 저는 10분이 남은 걸 보고 마킹부터 시작했습니다.
저는 재수할때 평소에 열심히 하는 것이 기본이고 "수능에서 평소대로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나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뜯어고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주 아주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자신이 삼각형 넓이를 구할때 1/2을 안 곱하는 실수를 자주 한다고 가정하면 삼각형을 볼때마다 의식적으로 1/2이라는 숫자가 떠올라야 하도록 자신을 뜯어고치도록 노력하는거죠. 평소에 그냥 "아 이건 너무 어이없는 실수다"라고 넘어가면 수능에서 실수할 확률도 있는거죠.
이것은 아주 단편적인 예지만 자신이 시험을 치다가 분명히 실수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 당황스러운 상황, 어려운 문제를 만나는 상황이 올 수 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에 자신만의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즉, 이런 상황에서 당황하는 것이나 실수를 최소한 줄이고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는 자신만의 생각의 통로 같은 것이 있으면 수능이라는 시험에서 큰 강점이 되겠죠. 그런 자신만의 생각의 통로나 흐름, 메뉴얼 같은 것이 본면의 모습에 스며들면 평소 시험에서도 긴장이 줄어들고 문제를 푸는 흐름을 유지시키겠죠. 그러면 결과적으로 성적이 요동치는 폭도 줄어들겠죠.
문제 외적상황에 대한 메뉴얼, 즉 위에서 언급했던 국어시험에서 10분 남았을때 마킹하는 것같은그런 것을 평소 모의고사 칠때 연습해주는 것도 역시 필요하고요.
저 같이 긴장많이 하는 사람도 한번 문제를 풀때 흐름이 계속 유지되면 그곳에서 수능을 치고 있는지 모의고사를 치고 있는지를 잊어버립니다. 문제에만 집중이 되는거죠. 수능에서 갑자기 성적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많은 타입이 있겠지만, 저 같은 사람이 있다면 저런 것들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세요.
물론 저런 생각의 흐름들이 기본적인 실력과 노력에 의해서 저절로 생겨서 무의식적으로 시험칠때 작용하는 부분이 더 많겠죠. 그런것들과 의식적인 생각들이 합쳐져서 긴장된 상황에서 무너질 확률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실력과 노력이지만 실전에서 유독 약하고 저같은 분들이 있다면 저런 부차적인 것들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누구보다 수능을 망친 기분을 잘 아는 사람으로써 수험생들 모두 힘내시길 바래요. 혹시 한번 더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면 정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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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에 나왔을 때 좀더 할만한 거 같아요
공감하고갑니다
공감.....
실수도 자주 하다보니 여기서 실수하겠다 하는 필이 오더군요
정말 공감갑니다...ㅠㅠ 올해 모의고사보면서 단한번도 긴장한적조차없었는데 수능날 유독너무떨어서,..혹시 국어보기전에어떤식으로 그리고수능 전쯤에어떤식으로마인드컨트롤하셨었는지 쪽지로라도 알려주실수있나요..,?ㅡ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