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2를 탐구 선택 과목으로 고려중인 사람들께.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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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시작하기 좀 전에 선택과목을 뭘 할지 고민하며 오르비를 떠돌던 기억이 나서, 수능이 끝난 지금, 일단 제 이야기를 써봐요.
작년 이맘때쯤, 저는 화2 과외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 내신용이었죠. 그때는 화2를 수능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화학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뭐랄까, 다른 과목들은 이것 저것 암기해야 할 것이 많은데 화2는 그럴 필요도 없다랄까, 순전히 이해만으로 커버가 된다는 느낌. (그때 저는 화2 초반부 하고 있었습니다. 산화환원이라던가, 산염기라던가, 그런거 몰랐어요.:3)
변태같다고 욕할지도 모르겠지만, 분자들과 에너지와 미시세계에 대한 그런 묘한 느낌과 이해를 갖는 것이 즐거웠어요.
그래서 어찌어찌 하다보니, 화2로 수능을 볼까 말까 하는 중에 강남대성기숙학원에 윈터캠프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선택 과목을 2개 고르라길래, 하나는 화2를 골랐고, 나머지 하나를 생1을 할까 지1을 할까 물1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과외선생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생1을 하게 되었습니다. 뭐, 그건 중요하지 않지만.
아무튼, 진지하게 강대에서 상담을 받으며 탐구 과목을 무엇을 볼까 말을 하는데, 화2를 본다는 말에 돌아오는 담임선생님의 표정은,
'니따위가?'
그리고 그때 하셨던 말씀.
"서울대는 반수를 해서 가면 되고, 일단 화1을 보고 연고대를 가."
뭐, 오르비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했습니다. 반응은 비슷했죠.
"화2는 미친짓이다."
그렇게, 그냥 포기할까 생각하는 도중에 과외선생님께 마지막으로 조언을 구해봤습니다.
"화2는 미친짓이야. 근데, 웃긴건 그걸 선택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지."
재수생이셨던 선생님은, 현역때도 재수때도 화2를 보았고 모두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성적과 관계없이, 그게 재밌어서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물2 응시생도, 화2 응시생도 존재하는거겠지. 화2를 선택해도 되는데, 그때 네가 연고대도 못가는 성적이 나오면 안되니까, 그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되는거야."
아이러니하게도, 어찌되었건 좋아하는 길로 가게 되더군요, 그 길이 위험해도.
그리고 위험에 빠졌습니다 \(^ㅇ^)/
...썩 해피엔딩은 아닙니다만, 어찌되었건. 그래도 욕 안 먹을 만큼, 연고대는 충분히 갈 정도는 점수를 받았어요.
미친 짓임을 앎에도 화2를 "고려중" 으로 놓는다는 것은, 최소한 그 과목이 마음에 든다는 뜻이잖아요. 저는 그것만으로도 도전해볼만 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2도 마찬가지겠죠.
단순히, 서울대에 가고싶어서 "전략적 Ⅱ과목" 을 선택하는 것이라면, 화2와 물2는 영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저는 확언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지2가 화2보다 외울 건 한 5.7배정도 많아보였지만 - 다른 과목들이 훨씬 나아보였거든요. 아, 5.7은 딱히 의미 없는 수에요. 정확해보이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하는 사람들은 생깁니다.
남들이 뭐라 하던 신경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사실" 만은 확실히 알고 가야죠.
화2는, 저같은 변태들이 몇천 명 모여서 보는 시험입니다. 물2를 보는 제 친구를 보면, 아마 물2도 그런 것 같아요. 그나마 생2와 지2는 정상인들이 보는 것 같지만... 아무튼, 제 친구의 예를 들자면 - 언수외 평균이 3등급이 나와도, 물2를 포기하지 않아요. 재밌다면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싶으면 해야죠. 대신, 그만큼 노력해야 합니다. 최소한 "쟤는 화2 선택해서 망했어, 그러니까 말좀 듣지..." 하는 말은 듣지 않도록 말이에요. 화2를 선택했다면 선택한 만큼 노력하기만 하면 됩니다. 말은 쉽지, 그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에요. 책임지는 일.
두서없이 글을 써버렸네요... 아무튼 핵심만 요약할게요.
1. 과목이 어렵던 뭘 하던, 선택할 놈들은 선택한다.
2. 네가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라.
3. 사람들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다면, 오로지 그 사람들을 압도시킬 만큼 성공해 네가 옳음을 입증하는 것 만이 방법이다.
4. 그래도, 하고싶으면 해야지!
물론 전 3에는 실패했지만... 모두 화이팅입니다.
p.s. 생명과학 꿀과목이더군요. 개념만 잘 잡으면 그냥 쓸... (은 유전亡.)
...아니, 다른 과목 다 그런가? 화2만 안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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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지 잘못본줄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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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 미적 답 0
28,29,30 답 뭐 나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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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0
14 찍틀 21 4나옴 22 189나옴 29 넌 나가라 ㅋㅋ 30 너도 나가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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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댔다 0
미적 84인듯 하 14 20 21 22 틀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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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1 너무 어려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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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5덮 1
ㅈㄱ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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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볼 때마다 멘탈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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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국어는 나만 어려웠는듯 다 앵간했다는디 독서가 난 개헬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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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아닌가? 15면 a가 5/4가 나왔다는건데 그럼 합이 9/2가 아니라 3/2가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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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 스포 당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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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면서 눈물날뻔했어요 분명 공부양은 더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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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답이다 0
난 노베로 시작했으니까 최대한 열심히 하자란 마인드로 공부하다가 한 일주일 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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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4 15 21 26 28 29 에효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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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갈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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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 국어 답 0
국어 답 알려주세오 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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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 2나올수있을까요,,,,하,,,,,맞았다 생각한거 다틀려버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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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려서 뇌정지와가지고 어캐푸는지 생각도안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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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말이안돼 죽고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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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4덮 5덮 3
뭐가 더 어려움? 5덮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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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리셋 2
난 더프를 본적이 없는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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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ㄱ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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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모 앞두고 멘탈 너무 깨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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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부터 걍 갈림 14번은 풀만한데?싶다가 안 풀리고 19번도 멈칫거림 걍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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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줄알았는데 틀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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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로 털릴줄은 몰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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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 26 2
이거 풀다 막혀서 걍 로피탈 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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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 3번 29번456 30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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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감 너무해 0
청유랑 권유를 구별하라는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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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알바를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매뉴얼&팁입니다. 5천원 커피값에 미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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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능이려나……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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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부터 빡빡하네 26,27 겨우 풀고 29는 ㅈㄴ 어려워 보여서 패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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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51 아닌가요?? a가 양수니까 상수 4개 극점 상수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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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비문학 1
16번 17번 답 뭔가요 열팽창지문 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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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던데..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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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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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가서울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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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덮 ㅋㅋㅋㅋ 0
국어보고 아 5덮 물이구나 수학보고 아 5덮 불이구나 더프 5덮 지인선 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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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쫄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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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번 3
15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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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1 뭐나오셨어요...? 저 15 3 나왔는디 너무 답이 갈리네야..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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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기싫음 왜함 시발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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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여기까지인듯 작수성적만 떠도 뭐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요 이젠 작수성적으로 안분지족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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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ㄱ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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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시작하고 40분쯤 지났을때부터 손떨리고 숨이 차기 시작해서 그 시간에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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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적까지 볼 시간도 없었고 넘어가려고해도 11-15가 개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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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와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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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임 ㄹㅇ ? 사람들 마다 ㅈㄴ 다르네
화2에 대한 제 생각
하고싶어도 하지마세요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어있답니다 :3
변태들이 몇천명 모인 과목ㅋㅋㅋ... 저도 점수는 눈물났지만 화2가 제일 재밌었어요ㅠ
와 이번수능 최고핵불존엄 생1화2 .. 존경합니다
와중에 아랍어3
진짜 아랍어3 부럽
변태라닠ㅋㅋ 그런데 생각해보면 변태맞는거같아요ㅋㅋ 그냥재밌으니깐요
KyeongDuck.Park 님의 2016학년도 대수능 성적표
물2만 망해서 요약본 2번 10인정. 근데 정말 재밌어서 하는것 같아요 ㅎㅎ..
(그와중에 과탐 표점 부럽..)
닥치고정시 님의 2016학년도 대수능 성적표
동감... ㅅ1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