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주의) 모로코 여행 후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8946994









8년전 수능 아랍어 공부할때 모로코라는 나라와 마라케시라는 도시를 처음 알게되었다.
그때 언젠간 아랍권에 여행가봐야지 다짐을 했다.(이집트가 젤 가고싶긴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고, 해외에 나가기 위한 여러 걸림돌(코로나, 군대 등)이 사라지고 난 뒤에 드디어 아랍권 국가로 떠나게 되었다.
처음엔 훈련소 동기가 자랑했던 스페인을 가봐야지 했고 그러면 포르투갈도 넣어야지 하다가 넣게 됐고 마지막으로 모로코까지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 한살이라도 젊을때 가보자 하고 모로코도 넣게되었다.
일단 두바이 공항에서 환승해서 모로코 최대도시인 카사블랑카로 들어가는 비행기부터 동양인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카사블랑카 도착해서도 한국인 패키지 한팀 제외하고는 동양인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기차타고 마라케시에 도착한 순간 내 주위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마라케시에 도착하니 저녁 6시, 아직 해가 쨍쨍한 시간이었고 (모로코는 1년내내 서머타임을 써서 한국보다 해가 1시간 늦게 뜨고 늦게 진다) 바깥 기온은 41도였다. 난생 처음 40도라는 기온을 경험해보았는데 생각보다 견딜만하다 라는 느낌이었다. 땀이 많이 나긴 하지만 바람이 불면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첫날 이동시간만 33시간이었고 지친 몸으로 숙소에 들어가 바로 잠들었다.
다음날 거리의 오토바이와 매연을 뚫고 마조렐 정원에 갔고(사진의 파란색과 야자수가 어우러진 정원이다) 정신없는 도심 속에서 그나마 평온한 고요를 느낄 수 있었다. 다녀와서 숙소에서 잠깐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바깥기온 43도, 구글맵을 켜고 이동하니 핸드폰이 뜨거워지며 땀을 뻘뻘 흘리며 이동했고(한국 더위보단 견딜만 했다) 식당에서 음료가 나오자 마자 메인 요리가 나오기도 전에 음료를 다 흡입해버렸다. 점심먹고 시에스타를 갖다가 해 지기 1시간 전쯤 숙소에서 나와서 주위의 탑같이 생긴 쿠투비아 모스크를 보다가 근처의 제마엘프나 야시장에 갔다. 야시장을 둘러보며 한번 종심으로 가로지르는데 10초만에 삐끼가 4명붙어서 꺼지라고 하며 삐끼를 떼어냈다. 그 이후로도 저 야시장은 또 갔고 그때도 마찬가지로 삐끼가 꼬였다.
마라케시에서 버스타고 12시간을 달려 사하라 사막에 갔다. 한여름 한낮의 사하라 사막은 46도까지 온도가 올라갔고 햇볕은 매우 따가웠으나 체육전담을 반년간 하며 자외선에 단련된 덕분에 그렇게까지 뜨겁지는 않았다. 그리고 더위도 의외로 버틸만 했다. 사막 투어는 저녁 7시쯤 시작했으나 아직 사막은 해가 떠있어 온도가 43도정도였으며 밤10시가 넘어서야 40도 밑으로 온도가 내려갔다.
사막이라는 대자연은 정말 큰 감동을 주었고 낙타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낙타가 크게 흔들렸음에도 사막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모래밖에 없는 곳이지만 햇볕과 만나니 그 풍경이 정말 장엄하게 느껴졌다. 사하라 사막 투어를 마치고 베이스 캠프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다시 12시간을 달려 마라케시로 돌아왔다.
마라케시에 도착하자마자 삐끼들이 왕성한 제마엘프나 야시장에 다시갔다. 이번에는 주위 카페나 식당에 올라가서 삐끼를 피해 아래서 열리는 공연을 감상했다. 비록 시끄럽고 정신없지만 그 분위기에 빠져들고나니 그것 또한 매력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그 분위기를 3시간정도 느끼고 어두운 골목을 지나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마지막날 돈을 탕진(?)하기 위해 기념품을 몇개 샀다. 냉장고에 붙일 자석과 스카프, 민트티를 샀다. 그와중에 삐끼가 니하오 차이나를 남발하길래 한국말로 ㅆㅂ롬아를 시전해주고 마지막에 F~ U를 해주며 양손의 가운데손가락만 펴서 보여주고 지나갔다. 나름 삐끼를 퇴치하는 소소한 재미도 생겼다.
마지막으로 식사를 하고나서 마라케시의 골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나니 점점 그 매력에 빠져들었고 떠나기가 아쉬웠다. 모로코를 떠나며 다음엔 이번에 가보지 못한 북부 위주로 다시 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떠나는 비행기를 타는 그 순간 5년전 태국을 떠날때 느꼈던 짙은 여운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남들은 삐끼나 인종차별, 지저분함 등의 이유로 모로코를 악명높은 여행지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삐끼가 좀 많았던 것 빼면 아주 매력적인 여행지였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통해 깨달은 점도 많고 다른 여행지에 대해서도 도전해볼 용기가 생겼다.
--------------
지금은 모로코 여행을 마치고 포르투갈을 지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다. 4일뒤면 한국에 들어가고 머지않아 방학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번 여행 하나하나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될 것 같다.
시간되면 포르투갈, 스페인 여행기도 올려보겠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미적 0
그냥 다른데로 런 안하고 27번까지 + 29번 급수 문제만 맞춘다는 생각으로...
-
지금 니가 화장 쳐할때냐고 분칠해댈거면 대학가지말고 고졸로 살라고 단과 다 끊고...
-
독서 수특 질문 0
수특 적용학습(인문 과학 기술 등) 말고 혹시 앞에 교과서 개념학습이랑 뒤에...
-
나도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야겠구만
-
고 2(08) 정시 자퇴할까요 학교 계속 다닐까요?
-
좋은건 너만 알기 이제 두 번째 레슨 슬픔도 너만 갖기
-
스트레스 받는 꿈을 두개나 꿔서 힘들엇다… 힝 ㅠㅠㅠㅠㅠ
-
믿을 수가 없다.
-
운동하러 가보자 1
운동 하고 과외 준비하면서 내 공부도 해야지
-
That’s ok 거든요 ~
-
사설을 아무리 잘 봐도 수능 때 나락 갈 수 있고 반대도 성립
-
떼고 여장해라 ㄹㅇ
-
있으신 분 계신가요? 과외쌤이 답지를 뺏어가서 답 확인을 못하고 있어요…
-
제 친구가 유대종애미가 그렇게 최고라는데 저게 뭔가요?
-
생윤 실개완 0
이거 어떻게 쓰셨나요? 양은 엄청 방대한데…
-
아이샤바 0
아이샤바
-
꼭 물어봐야할거 있나요??
-
차량출력지문 아님?? 얘가 브레턴우즈, 동서양의 우주론, 오버슈팅보다 더 어렵던데
-
순데렐라님 3
인스타 정지 당하김?
-
처음에는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었던 일도 고통을 받고 나면 바로 사그라드는 게...
-
킬캠 샤야제...
-
지듣노 1
시간은 해결해 주리라..
-
개정시발점들으면서 병행할건데 뭐가 좋나요? 한완기,수분감중 고민이긴해요
-
독서 인강민철 푸는데 교육청 평가원 리트는 잘 안틀리는데 이감만 풀면 존나 틀리는데...
-
ㅎ
-
틀리면 진짜 불안했는데 올해는 안그럼 오히려 이건 좀 비약이 있는 것 같은데? 이지랄 ㅋㅋㅋ
-
국어 강사 질문 1
님들 박광일 진짜 좋음? 독서는 모의고사 풀면 거의 안틀리는데 문학이 너무 어려움...
-
생2 되게 0
기해분에서 시키는 것만 잘 하면 답은 금방 나오는 듯한 느낌 시간이문제겠지요...
-
지구과학이랑 기하 공부하니까 편안하게 느껴지네요
-
더 좋은 풀이 공유 ㄱㄱ
-
머리깎고싶은데 4
이발비 1만원 돌파한거 너무 에바임 저번에 만원 한장 들고갔는데 만천원이라고 돼있을때 당혹스러웠음
-
수능에 나오면 1컷 75뜰거같은데 형
-
다음날 미친듯이 졸림 원랜 안그랬는데 체력이 떨어졌나봄ㅜㅜ
-
여러분은 4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큰 실패가 어떤것이었나요
-
아니진짜 3
수학 실수 어케줄이냐고요ㅛ요 다 풀고 80점대 나온게 오늘로 7~8번째인거 같은데...
-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줄 알았어요...
-
의대는 탐구 원래 백분위로 등수 내리나요? 과탐 가산 3%가 백분위 가산이던데
-
는 내일로 미루고 놀아야징
-
자식이 안 아프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길 바라는 부모님이라면 사랑하는거고 자식이...
-
. 7
-
하루에 3시간 이상은 국어에 투자하는데 실력이 오르는 느낌이 하나도 안 들고...
-
몇 번 레어에 적혀있는 문구를 댓글로 단 게 다인데 그거 땜에 차단당한 건감...
-
수시를 안 챙길거라는 친구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대답은 "귀찮고... 대학을 굳이...
-
저격합니다 6
저한테 쌀쌀하게 구는 2명을 저격하겠습니다
-
가족 지키기 위해서 군대 간다는데 정작 가서 죽으면 가장 슬퍼할건 부모님이라는...
-
근데 국어 뭐하지 진짜 20
아직 이감 파이널 배송안옴+ 배송와도 실모만 벅벅은 에바 기출+리트는 다풀고...
-
머임
-
그건 바로 부모님
하키미 때문에 아는 나라 ㅋㅋ
와... 사막이 미쳤네요
이국적인 풍경에 눈 돌아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