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년생 현역 정시파이터의 2024 수능(3-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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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국어
이때부터 그냥 빅 이벤트가 터져버립니다.
언매? 겁나 어려웠죠.
생애 처음으로.
수능에서.
언매에만 쓴 시간이.
30분.
개망했죠.
원래 언매 푸는 속도가 느리긴 한데 아무리 느려봤자 20분 언저리였지, 언매를 풀고 나서 시계가 9시 10분을 가리켰던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원래 시험에서 '난 멘탈이 세니까 괜찮아.' 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넘기는 연습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저에게, 다 풀 수 있어보이는 문법 문제들을 넘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멍청하게 언매를 전부 풀고 헷갈렸던 매체 45번에서 거의 5분이나 쏟고 확실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답을 골랐죠.
9시 10분부터 9시 13분까지.
저는 처음으로 시험장에서 제대로 멘탈이 나갔습니다.
'이거.. 나 시험 포기하면 안 되나?'
'생전 처음 받아보는 등급 받을 것 같은데...'
'엄마 아빠 너무 죄송해요. 저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다시 공부 열심히 할 텐데...'
'제발, 신이 있다면 한번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게 해주세요.'
저는 그냥 눈앞이 하얘진 채로 3분간 멍하니 신만 찾았습니다.
3분이 지난 후, 저는 이를 악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 논술이 있잖아. 다른 과목으로 최저 맞추면 돼.'
'그래. 평소에 한 지문 찍던 거, 그냥 깔끔하게 두 지문 찍어버리면 돼.'
'그래. 지금 내 옆에서 문제 풀고 있는 니들? 니들도 다 개망할 거야.'
'혹시 몰라? 찍은 거.. 6모 국어 때처럼 다 맞혀버릴지..?'
그리고 저는 다시 샤프를 들었습니다.
최대한.
풀 수 있는것을 풀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보이는 문제들은 찍고 넘어가고.
마지막 3분이 남았을 때,
독서 두 번째 지문의 8번 내용 일치 문제를 저는 안구운동과 대조로 풀어내고 불에 덴 듯이 빠르게 마킹을 시작했습니다.
9,10,15,16,22,23,24,25,26,27
이렇게 10문제를 찍어버리고요.
이후 과목은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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