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독서) 문제 만드는 팁 + 몇 가지 논의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8562423
아직 안 푼 세트들 꽤 있고
지금은 EBS 소재만 따와서 내용은 전혀 다르게 구성하는중
국어 자작러들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어서
몇 가지 팁이랑 하다보니까 느끼는 점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여기 나오는 모든 견해는 순전히 내 경험에 따른거임)
1. 한 지문에 대략 논문or책 3개 정도 투입
그런데 이건 케바케라 평균적으로 그렇다는거
또한 개인적으로 영어권 레퍼런스를 더 선호함. 내용이 되게 잘 정리되어 있고 지문 구성이 편하기 때문
EX) 아래는 최근에 본 엑소좀 논문
아래 그림을 텍스트로 옮기면 수험생들 정신 못 차릴거 생각하는 출제자를 상상해보라...
2. 정보 가중치가 높은 부분 먼저 나열해서 쓰기
여기서 가중치가 높다라는 것은 개념 혹은 개념 간 복잡성이 강한 것을 의미함
나는 지문에 먼저 이러한 구문을 싹싹김치로 나열한 뒤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하는 편
이러면 출제 기법 측면에서 정보의 분산을 수월하게 할 수 있음
3. 적절한 선지에서 적절하지 않은 선지로 바꾸기
말그대로 이게 더 쉬움
적절하지 않은 선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맞는 말 써놓고 내용을 비비는게 훨씬 더 수월함
4. 예시는 출제자 입장에서 지문 길이 조절 수단에 불과함
(오해하지 말아야 하는게 순전히 내가 느끼기에 그렇다는거임)
수험생 입장에서는 이게 "출제자가 친절하구나"라고 받아들이는게 자연스러움
그런데 내가 볼 때 예시(가령, 예를 들어...)는 지문 길이를 조절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일뿐
내용 다 들어갔는데 지문이 짧다고 느껴지면 예시 몇 개 추가해주면 길이가 싹싹김치로다가 내가 원하는대로 맞춰짐
5. <보기>는 문제 수 늘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함
예시가 지문 길이 조절 수단이라면 <보기>는 문제 하나를 추가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
지문에서 더 이상 문제를 만들기 힘들거나, 지문에 넣기에 애매한 내용이라면 <보기>로 따로 분리시킴
그리고 개연적 서술로 그럴듯한 선지를 구성하면 출제자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공짜 문제 하나를 만들 수 있음
특히 견해 비교나 비판 유형 문제 만들 때 최적임
6. 출제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뉨
기출을 보다보면 개념 간 관계가 복잡하게 꼬여있고 이를 돌파해야만 선지를 뚫을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그런 지문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 다소 허무하기도한 단어 레벨에서 종결나는 문제가 있음
이거는 레퍼런스 차이라고 봄
원문에서 개념 간 관계가 명확하고 논리적이면서도 복잡성을 드러내면 출제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땡큐
범주 나누고 비빔밥시키는 것만큼 편한 출제가 없기 때문임
그런데 가끔 논문보다보면 뭔 개소리인가 싶은 그런거 있음(원작자 까는거 아님)
보통 내용이 돌고 돌아 같은 것을 지시하거나 개념 간 관계가 그렇게 명시적이지 않으면 출제자는 단어 레벨에서 문제를 꾸릴 수밖에 없음
또한 영역에 따라 이러한 스타일이 강제되기도 함
가령 내가 만든 "신자유주의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그랬음. 개념 관계가 그렇게 복잡하지 않고 그냥 여러 견해가 각자의 워딩을 쓰고 있는 경우라 선지 또한 단어 레벨에서 결판나도록 설계할 수밖에 없음
7. 지문의 내용이 꼭 실재와 일치할 필요는 없음 - '시험적 허용'
출제 측면에서 지문 속 사실이 현실 세계의 사실과 무조건 부합할 필요는 없다는거
실례로 과거의 채권지문에 대한 채권학회 소송 사건이 그러하였음(216에게 들은거)
평가원은 이에 대해 "지문을 연역추론의 소우주"라고 답했음
진짜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제외하고는 적절한 변형이 가능하다는 뜻
내 사례를 들자면 최근에 문학의 개연성 논의를 만들고 해설한 적이 있음
여기서 외적 개연성과 내적 개연성이 나오고(분류1)
후반부에 무조건적 개연성과 가설적 개연성이 나오는데(분류2)
여기서 실제로는 분류1과 분류2이 서로 독립적임
그냥 개연성을 바라보는 두 축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분류2를 분류1의 외적 개연성에 대한 하위범주로 이행시켰음
그에 따라 실제 고췌트와 괴테의 견해도 약간의 내용 변질이 일어났음
8. (마지막으로) 혼자 국어 문제 만드는건 매우 많은 문제점이 있음
일단 오류가 있는지는 문제 만드는 본인이 인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난이도도 테스터가 없어서 판단이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음
216 아닌 이상은 한 개인은 국어 출제에 있어 많은 제약을 받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좋아요 0 답글 달기 신고
-
순수한 질문 6
지방외고생입니다. 현재 목표 대학이 중경외시 이상 정외과인데 내신이...
-
나같은 경우에는 전자에는 해당하되 나는 인하우스[사내] 직장인이라 아무리...
-
내 담당 광증 치료사 내 심신 안정제 내 마약 내 남친 불과 몇 분 전까지 반쯤...
-
전에 상사들이 내게 갈구면서 말했던게 아직도 생각난다... '지금 바로 윗급...
-
너무 좋아했는데 헤어지면 무서울 것 같음 학생 때도 비슷한 이유로 썸에서 사귀는걸로...
-
입문 n제 추천 3
진짜 완전 입문용 n제 추천해주세요 기출 다음으로 풀 예정입니다 일단 처음으로 4규 생각중입니다
-
그거 묻어서 한국 철수하는게 빠를듯
-
5덮이었나 저도 정법 오류 문제로 몇번 글 올렸었는데 그 때 최적쌤한테 문의가 하도...
-
취업까지 고려했을 때 어디가 나ㅏㅇ요?
-
내가 멍청한건가 4
다른 건 다 그래프로 분석이 되는데 딱 한 문제가 그래프로 해석이 안 되네... 짜증이 확 나요~
-
댓글달면 그중에서 하나 뽑아서 그리죠 뭐 하루를 전부 써서 그릴만한 그림이...
-
다행이다 1기 정도는 가뿐히 되겠는걸? 복통도 있고 출혈도 있고 하하 그냥 암이었어...
-
과자좀 먹고 4
1시간만 더하면 목표시간 완료다
-
죽여다오
-
And i'm never lonely 그녀를 바라보는것만으로도좋아
-
제목과 같은 목적이면 실모 혹은 하프 모의고사 형태의 n제가 적절한가요?
-
일은 없겠지? 독서실 새로 다니는데에 분실물로 쎈이랑 뉴런 수특 보이는데 벅벗 풀고싶어..
-
갑자기 궁금해짐 18
오르비에 진짜 현역은 몇이나 있을까?
-
말라깽이 돼 가는듯.. 그래서 오늘 버거킹에서 감튀 사먹었어요
-
짝사랑이라는 유령이 이젠 얼굴도...아니 얼굴은 기억나긴 하지만 벌써 몇 년 지나서...
-
덕코너무쪼금주네ㅠ
-
왜이러지 내가 시험을 망치는 이유도 연애를 망치는 이유도 다름 아닌 불안증임...
-
작년 크리스마스 땐 우울증와서 진심으로 죽으려했었는데 비싼 옷들도 다 처분하고...
-
인지도 테스트 6
나름 요즘 열심히 활동했다고 생각하는데 저의 인지도는?
-
그 상처가 아직 다 낫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 상처에 있던 기억이 오늘 소환되었기 때문일까요
-
한두번은시행해봐도되겠죠??93%가방구도아니고
-
위험한 생각, 그리고 잔인한 현실. 여러분들이 계시는 곳의 날씨는 어떤가요? 저는...
-
가방정리 끗 2
내일도 공부 할건해야지 zanda
-
쪽지 벌써 14개왔네 선착순 20명까지 받으니 허리업
-
복권이 마려운데 2
스택이 안 쌓이네뇨
-
전 21121 의 수능성적을 받았습니다. 제 목표는 의대입니다. 저에겐 두가지...
-
살아나라 4
부탁해
-
파일 뒤지니까 있네요 작년에 올리긴 했지만.. 얻어갈건 별로 없는..
-
문제는 언어에 대한 소질이 없음
-
축구 얘기 할사람 18
ㅇ ㅇ
-
요새 자꾸 떠서 오늘 1화 첨봤는데 로스쿨이랑 판검사 변호사에 대한 환상이...
-
사탐 안했을듯 레알팩트루다가 근 20년 30년? 수의대는 이과 성골 과탐...
-
국어 주간지에 2
선택과목도 들어가있는 주간지 없나요..?
-
대인라 생명과학 1
반수생임당 생명 백호t로 개념기출 다 해 가는데 7/31에 개강하는 대인라 생명과학...
-
살아있되 살아있지 않으며 죽어있되 죽어있지 않다 본좌는 무엇일까? (3점)
-
전과목 단과 5
국영수생1생윤 다 현강가는데요 수학이 시대 정규반이랑 김범준T 강k랑 과외형...
-
캬캬 비 그쳤다 6
집가야지
-
바나나기차님의 칼럼을 읽어보고 이번엔 좀 피곤한 상태에서 시험을 치기로 했다 필자는...
-
전화기 공대 [전공]수업 기준임. 교양은 같은 노력대비 2급간 정도 점수 받기...
-
7월 말까지 비오고 태풍오고 난리났어 그냥,
-
지구 진도 느린 편이라.. 고지자기 기출 다 풀엇는데 어디 부분이 어려운거?? 공부...
-
시원하구만 섭섭함은 개뿔 해방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