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3월 모의고사 3학년 국어 간단한 총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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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어 강사 윤거북입니다.
학생들에게 나눠줄 총평을 작성한 김에 한번 올려봅니다.
한분이라도 읽으시고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4학년도 3월 모의고사 총평 및 분석
1. 총평
이번 3월 모의고사는 한마디로 ‘사설과 평가원 사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교육청 모의고사가 전보다 평가원의 경향을 따르고자 한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일례로 비문학에서 난이도를 내려 시간적인 부담을 줄였으며, 문학에서 난이도를 챙겨가서, 작년의 기조였던 ‘킬러 없는 고난도’를 이어가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1등급 커트라인을 보자면, 어느 정도 의도가 통했다고 볼 수도 있겟습니다. 그리고 비문학의 경우에는 [10~13]번 기술 지문에서는 ‘디지털 카메라의 원리’를 다루었으며, [14~19]번 법 지문에서는 ‘유언과 상속’, ‘법률 행위의 정의’ 등을 다루면서 평가원이 그 동안 출제해왔던 내용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비문학의 경우 지문의 내용이 난잡하지 않고 평가원에서 나오던 지문과 질적인 차이가 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조금이지만 EBS 수능특강의 지문들을 연계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고전 시가에서 ‘우활가(정훈)’의 경우는 작가와 작품의 연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교육청 모의고사부터 지속적으로 작가 및 작품을 연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교육청 모의고사는 자신의 연계 준비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만, 선지의 측면에서 보자면 지나지체 지엽적인 선지로만 문제를 구성하거나, 의미가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선지가 출제되기도 하였습니다.
정리하자면, 현재의 교육청 모의고사는 사설 모의고사의 소위 ‘더러운 선지 판단’과 ‘연계 학습 확인’ + 평가원 모의고사의 ‘깔끔한 지문 구성’을 적절히 섞어 놓은 시험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생들이 교육청 모의고사의 가치를 사설 모의고사보다도 못하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올해의 경우 교육청 모의고사에 대한 분석이 확실히 끝난 후 사설 모의고사를 공부해도 늦지 않아보입니다.
2. 세부 분석
[1-3] 독서론
비판적 읽기의 개념과 방법에 대한 지문이었습니다. 선지가 쉬워서 지문의 내용이 좀 묻히는 감이 있었습니다.
1문단에서 비판적 읽기뿐만이 아니라 사실적 읽기와 추론적 읽기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이해하고 2문단부터 그 내용들을 직접 적용하며 읽어나가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만약 독서론 파트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던 학생의 경우는 1문단을 다시 읽고 세가지 읽기 방법의 정의를 다시 확인한 후 2문단부터 붙여서 읽어본다면 좋을 것입니다.
[4-9] 인문
‘실재론과 상관주의’를 다룬 지문입니다. 1문단에서는 근대 철학의 여러 논변 중 ‘상관주의’에 대한 주장을 보여줬고 2문단부터 그에 반하는 ‘메야수’의 주장이 내용을 이끌어가게 됩니다. 뒤에 나온 ‘메야수’를 통해 선행되었던 ‘상관주의’와 비교하며, 메야수가 상관주의를 반박하는 근거들을 잘 확인해 나갔다면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가)를 읽고서 ‘4, 5, 7, 9’번 문항을 어느 정도 해결해 놓고 (나)로 넘어갔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나)에서는 ‘굿맨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버전’이라는 개념이 생소했습니다만, 버전이 어떤식으로 세계를 구성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할 때 다양한 강조표현들이 들어갔기 때문에 해당 지점들을 중점으로 읽어 나갔다면 이해하고 선지를 판단하는 것에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ex) (나) 2문단 ‘버전들이 인간이 존재하던 모든 시기에 존재하며’, ‘세계는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재한다고 간주된 것’ 등의 표현을 통해 버전의 특성들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문단 마지막 문장에서의 ‘이는 인간의 사유와 독립한 존재는 실재할 수 없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등의 문장을 통해 (가)의 ‘상관주의’와 이어서 이해하는 식으로 지문의 내용을 구체화 할 수 있습니다.
[10-13] 기술
‘디지털카메라의 작동 원리’를 다룬 지문입니다.
1문단에서 시작하자마자 제시된 카메라의 작동원리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면 뒤의 내용이 모두 붕뜨게 됩니다. ‘1) 피사체에서 빛이 반사됨 -> 2) 이미지 센서에 상을 맺음 -> 3) 상을 데이터로 변환함’의 과정을 파악해 놓고 뒤의 내용은 2)~3) 사이의 과정을 구체화하며 간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만약 이 지문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면 다음과 같은 부분들을 점검해보고 다시 글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과정이 제시되었을 때 이해하고 넘어갔는가? (1문단)
2. 각 요소들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고 갔는가?(2문단 – ‘화소’와 ‘빛’의 ‘세기’와 ‘전압’의 관계)
3. 개념에 대한 정의가 등장했을 때 그냥 넘기지 않고 속도를 늦추며 자신의 언어로 치환하며 확실히 파악하고 갔는가?
(‘화소, 데이터 폭, 분해능’ 등)
4. 기술의 형태와 원리를 이미지화 하려고 시도했는가?(4~6문단)
더 다양하게 생각해볼 점이 많겠지만, 위의 4가지는 과학기술 지문을 접할 때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태도들입니다.
그리고 지문의 주체가 ‘카메라’입니다. 아마 근 5~10년간 평가원과 교육청이 가장 많이 출체한 기술 소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 카메라에 대한 내용 자체가 낯설게 느껴졌다면, 아직 기출에 대한 학습이 부족한 것입니다. 이번 시험을 기회로 자신의 기출 학습을 돌아봐야 합니다.
[14-17] 법
‘유언에 따른 증여 상속’을 다룬 지문입니다.
법 지문답게 정의와 조건 그리고 예외로 이루어져있는 지문이었습니다. 앞서 총평에서 말했듯, 이미 ‘계약’, ‘법률 행위’, ‘유류분’ 등의 소재는 평가원에서 이미 출제된 바 있습니다. 과학 기술과 마찬가지로 해당 지문이 낯설게 느껴졌다면 이는 기출 학습이 부족한 것입니다.
소재와 별개로는 지문을 읽어나갈 때, 몇가지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면 지문을 읽을 때 훨씬 수월했을 것입니다.
1. 개념에 대한 정의가 등장했을 때 그냥 넘기지 않고 속도를 늦추며 자신의 언어로 치환하며 확실히 파악하고 갔는가? (‘유언, 법률 행위, 계약’)
2. 지문의 내용을 선지와 이어주는 주요 표지들을 파악하고 적용하며 읽었는가?
1) ‘~가 아니라, ~와 상관없이’ 등 진술에 단정성을 부여하는 경우
2) ‘~와 다르다, ~와 구별된다’ 등 두 개념을 비교하고 있는 경우: 유언과 계약의 차이 파악, 포괄 유증과 특정 유증의 차이 파악
3) 조건과 예외가 등장한 경우: 배우자 상속분의 특징
비문학의 경우 나오지 않을 지문들을 계속해서 풀고 연습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독해력의 상승
2. 배경지식의 상승
이 중 독해력은 단순히 지문을 많이 푼다고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지문을 푼 후 지문을 끈질기게 따라가며 빈틈없이 이해하고, 자신이 읽어나갔던 과정을 복기하며, 무엇이 부족한지를 생각하고 그것을 다른 지문에 다시 적용할 때 늘어나는 것입니다. 단순히 답만 고치는 식의 분석이 아닌 심도 깊은 분석을 통해 다음 시험을 준비해야 합니다.
[18-23] 고전문학 – 수필
(가)에는 ‘우활가’가 등장했습니다. 올해 수특에 실려있는 작품으로 연계공부를 일찍 시작한 학생들의 경우는 큰 도움을 받았을 것입니다. 19번과 22번의 보기를 통해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읽어 나갔다면 읽어가는 것에 크게 무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나)에는 ‘오대어부가구곡’이 등장했습니다. 작품 자체는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지만, ‘어부가’ 계열의 작품으로 비슷한 주제의 작품이 이미 수도없이 출제되어 학생들의 입장에서 내용에서 곤란함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두 작품 모두 기존에 출제되었던 작품의 경향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품입니다. 만약 해당 작품들에서 어려움을 느꼈다면 아직 고전문학 전반에 대한 학습의 부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오는 주제가 한정되어 있는 고전문학이다보니 학습한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파트입니다. 어렵다고 뒤로 미루지 말고 가장 먼저 학습하여 확실히 점수를 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 ‘다백운루기’가 등장했습니다. 작년 수능에서 이미 고전 수필의 무서움을 알고 있었기에 대충 읽은 학생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히 잡히지 않을 수 있어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작품입니다. 해당 작품이 잘 와닿지 않은 학생의 경우, 교술 갈래는 ‘작가의 깨달음’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을 다시 한번 떠올려야 합니다. 다른 미사여구들을 버리고 작가가 해당 작품 속의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교훈)’이 무엇인가에만 집중한다면 수월하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24-26] 현대시
(가)에는 ‘태양의 풍속’, (나)에는 ‘마음의 수수밭’이 출제되었습니다.
해당 시험에서 가장 쉬웠던 파트라고 생각합니다. <보기>를 통해 작품의 전반적인 주제(고달픈 현실에 대한 극복 의지와 깨달음)와 상반된 시어의 등장이라는 특징까지 주어졌습니다. <보기>를 보고 그냥 넘기지 않고, 실제로 작품에다가 적용하며 확인하려는 태도만 가지고 읽었다면 수월하게 풀 수 있었습니다.
[27-30] 현대소설
‘별을 보여 드립니다’가 등장했습니다.
작년 현대 소설의 기조를 이어가듯, 읽어내기 어려울 수도 있는 작품이 출제되었습니다. <보기>로는 ‘그’라는 인물이 ‘사회적인 관습’을 대하는 태도가 나왔습니다. 글을 읽으며 서술자가 설명하는 ‘그’와 관련된 ‘사회적 관습’을 ‘도벽’과 ‘거짓말’과 연관지어 읽었다면 글을 이해하기에 도움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라는 인물에게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 즉, 거짓말을 인정하는 지점을 기준으로 ‘그’가 달라지는 모습과 그에 대한 서술자의 태도를 확인하며 읽어야 했습니다.
[31-34] 고전소설
아마 가장 많은 학생들이 어려움을 호소한 파트가 아닐까합니다. ‘징세비태록’이 등장했습니다.
고전소설답게 어려운 어휘도 등장을 많이 했고, 인물 관계를 상당히 복잡하게 제시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어려움을 느낀 학생들은 다음 부분들을 다시 확인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고전에 등장하는 어려운 어휘들을 정리하기
2. 시간 및 공간을 기준으로 장면을 나누어 장면화하기
1) 안대후를 전쟁에 내보내는 장면(중략 전)
2) 여화와 만청기의 대화
3) 안시랑(=안대후)가 앓아 눕고 꿈을 꾸는 장면
4) 만청길이 파면되는 장면
5) 정몽렬과 화신의 대화 장면
6) 5)에서 이어지는 화소저와 경몽필의 대화 장면
7) 마지막 도망 및 위기 탈출 장면
3. 인물 관계를 명확히 하기
1) ‘안대후=안시랑’인 것을 확인
2) ‘안대후’와 연을 맺은 인물 두 명 확인
3) 화소저와 경 씨 부인, 경몽필, 엄 씨 부인의 관계 정리
어려운 작품일수록 지문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내용을 명확히 하고 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선지는 꽤나 지엽적으로 출제가 되었습니다. 까다로운 선지를 해결하는 것 또한 내용 이해만큼이나 중요합니다. 31~34의 선지들은 답만 보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꼭 모든 선지들을 확실히 확인하여 ‘이런 식의 선지 구성도 가능하구나’하는 것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3. 정리
시간 관리, 약점 파악 등 모의고사를 통해서 얻어가야 하는 것은 많습니다. 다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가를 확실히 확인해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 전국 단위 모의고사가 존재합니다. 그런 다음엔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글을 읽어 나갔는지, 고득점을 위해서는 어떤 식의 준비가 필요한지를 고민해보는 것입니다. 3월 모의고사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ps. 오르비에 긴 글일 남기는 것이 처음이라 가독성이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대본처럼 준비를 해놓은 글이라 읽으실 때 불편하신 점은 없을까 걱정됩니다. 읽고 궁금하신 점은 댓글 남겨주시면 성실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수험 생활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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