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입시의 끝(feat. 이과도전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7424197
* 글이 좀 길고 사진이 좀 있습니다!
* 그냥 1년간의 기록 느낌의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오르비 여러분, 1년간의 24학년도 입시가 끝나고 곧 개강을 앞뒀는데요. 1년간의 발자취 기록겸 되돌아볼 시간을 가지려고 글을 써봅니다. 저는 올해 24살이고 24학년도 수능이 2번째 수능이었어요. 외고 졸업 후 수시로 대학을 갔고 20년도 1학기만 재학하고 약 1년간 휴학을 했어요. 쿠팡에서 주로 일하면서 돈을 좀 모았고 물론 다 쓰긴 했어요... 휴학한 이유는 당시 코로나 시기라 비대면수업에 돈을 내기 아깝기도 했고 진로의 불확실성 때문이에요. 그래서 재수를 결심했고 이과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이후 21년 5월에 육군에 가서 22년 11월에 전역했어요.
전역하고 약 2주 정도 놀다가 12월부터 한 달 간 집에서 공부했어요. 수학은 마플교과서 수학1,2를 다 풀고 복습했어요. 현역 때 수능성적은 41111(나형, 쌍지)였어요. 수학 백분위는 항상 98이상이어서 크게 수1,2를 걱정하지 않았는데 많이 까먹기도 했고 수학적 감각이 많이 퇴화됐더라구요. 특히 삼각함수는 처음 배우는거라 많이 어려웠어요. 그렇게 1월이 되고 1일부터 독서실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강민철T의 강기본을 시작으로 6모까지 하루에 4시간 이상씩 풀커리를 타며 복습했어요. 수학은 인강이 잘 안 맞아서 미적분을 마플교과서로 독학했어요. 영어는 주간지만 풀었고 과탐은 백호, 오지훈T 커리 따라 들었어요. 현역 때 4를 받다보니 국어에 트라우마가 계속 남아 국어를 젤 오래했어요. 그렇게 6모를 쳤고 성적은 사진과 같아요.
6모 국어 치기전에 정말 심장이 빨리 뛰더군요. 아직도 생생해요. 손이 벌벌 떨리면서 언매를 풀었는데 매체 하나 문학 몇개 틀렸어요. 집에서 가채점하고 국어 1에 소리를 질렀어요. 살면서 이렇게 기쁜 적이 있었던가? 라는 생각이 지금 드네요. 수학은 부족한게 보였고 과탐 또한 실수가 조금 있었으나 실력부족이었죠. 9모를 향해서 이제 수탐을 집중하기로 했어요. 마침 킬러배제정책이 이슈가 되어 혼란이 좀 있었으나 묵묵히 하던대로 했어요.
그렇게 9모를 치고 국어가 백분위 99가 뜨더군요. 수학은 집에 와서 푸니깐 다 풀수 있었는데 새로운 시험지 유형이어서 전략수정이 필요했고 생명은 개념문제, 지구는 쉬운 걸 틀려버렸어요. 이 정도면 국어 공부량을 줄여야하는데 현역때 기억때문인지 저는 국어를 손에 놓지 못했어요. 수탐보다 국어를 더 해버렸어요. 잘못된 공부방식이었긴 한데 당시에 깨닫지 못했죠.
제 수능 성적표 입니다. 이젠 수능 후기를 좀 풀어보려고 해요. 아침에 국어 9모 비문학 풀려고 들고갔는데 머리가 안 돌아가서 그냥 눈 감고 있었어요. 긴장이 막 되진 않았는데 국어 시험지를 나눠주니깐 현역 때 기억이 나면서 심장이 미친듯이 뛰더군요. 심지어 파본검사 때 괴랄한 언매를 봐버려서 더 뛰었어요. 그래서 종치고 5분동안 문제를 못 풀었어요... 글이 계속 튕겼거든요. 그래도 정신차리고 언매를 풀었는데 20분이나 지났더군요. 큰일 났다 생각하며 독서론 비문학을 풀었는데 다행히 연계교재를 열심히 한 덕분에 금방 풀었어요. 그렇게 적성의전을 풀고 현대시로 갔는데 연계된 작품인데도 어려운거예요. 특히 수필....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최악의 현대소설이 남았던 걸 수필읽을땐 몰랐죠. 반 정도 읽었는데 뭔 소린지 당최 모르겠는거에요. 다 읽으니깐 머리가 핑하면서 코피가 빡 났어요... EMERGENCY 큰일이 났죠. 시간은 10분 남았는데 현대소설은 다시 읽어야 할 것 같고 뒤엔 고전시가가 남았는데... 차마 코피막을 생각을 못하고 더럽지만 손가락으로 코를 막고 고전시가를 먼저 풀고 현대소설은 정신없이 풀었네요. 그렇게 결과는 매체1틀에 현대소설을... 조져버렸습니다.
국어 끝나고 셤 조진줄 알고 수학 풀기전에 우울했는데 수학 시험지는 더 우울하더군요. 14번을 남기고 공통 객관식을 다 풀고 20, 21을 힘겹게 푼 뒤 22가 너무 쉬워보여서 시간을 과투자해버렸어요. 투자하고도 못 풀었죠. 9모22번을 생각한 나머지 평가원한테 당해버렸어요. 또 미적분을 얕게 공부한 저는 27 28 29 30에 썰렸죠. 29, 30은 읽지도 못했구요. 집에서 27은 다시 푸니 풀렸고 29도 금방 풀었는데 아쉽더라구요.
영어는 항상 자신있었는데 집에서 채점하고 충격받았어요. 살면서 2등급을 받아본 적 없던 영어인데 89점이 나왔지 뭡니까. 심지어 주제 틀.... (다행히 성대는 2등급을 구제...)
탐구는 체력이 딸리더라구요. 생명 쉬운3점 개념문제를 틀려버렸어요. 맞췄으면 1컷인데....ㅠ 지구는 실력부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오지훈 선생님 죄송합니다...
중국어는 외고때 부전공이었는데 4년만에 첨 봤는데도 50이 나와서 나름 놀라긴 했네요.
이제 제6교시 원서영역만 남았는데, 사실 저 성적으로 건동홍은 갈 수 있을까 고심했어요. 다행히 텔그 낙지를 보니 학교를 높일 수 있더라구요. 그래서 가군 성대 자과, 나군 서강 영문(복전 자유), 다군 중대 전전을 적었어요. 재수생이다보니 최초합 안정권이 하나 필요해서 복전이 자유인 서강 영문에 교차지원했고 성대는 자과에 제발 되길 바라면서 적었어요. 성대 6칸에서 막날 4칸 됐을땐 정말 암울했었지만 다행히 추합 막날 전화가 와서 서강 취소하고 성대에 등록했습니다.
생각 정리 할 겸 글을 쓰니 마음이 경건해지는 듯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른 글 읽고 응원해주신 몇몇 분들과 합격 축하해주신 또 몇몇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여나 문과에서 이과를 생각 중이시라면.... 갠적으론 비추입니다. 1년만은 좀 빡시네요. 사탐 공대를 노려봅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나형은 만점이라던데
-
28일쯤에 올오카 끝날듯 한데 다음 커리 어떤걸 타는게 좋을까요 어떤분은 시간...
-
상메에 링크 걸어봤는데 저게 맞나..? 한번 걸어보고 싶어서 걸어봤어요
-
인문 철학 파트 논리적 비약 조낸 많음 ㅋㅋㅋㅋ 퀄이 참….
-
어제 오후 3시부터 지금까지 총 13건의 표본이 제출되었습니다. 방학 기간이라...
-
출판되었습니다. 20
안녕하십니까? [다정 : 다항함수 정복하기] 의 저자 곽희윤, 김동우입니다....
-
캠퍼스큰건 단점이라는걸 정말 여름이되고 절실하게 깨닫고있어요 뭐 하나 놓고왓다? 걍...
-
미적백분위 100에 가르친 경험은 1명 있으면 시급이 얼마 정도 됨?
-
현역인데 그냥 방학때 한다니까 엄마가 자꾸 수능끝나면 하라는데 뭐가 더 ㄱㅊ을 거...
-
공부하러간다 2
흐음
-
시즌4-1부터 (프리파이널)장기거래 가능 권당 6000원
-
이신혁T 듣는분 1
이번주부터 새로 드가는데 과제 있나요? 서바는 수학처럼 수업시간에 보는건가요?
-
인증글 싹 지움 0
이유는 새출발 하자는 느낌 인증글은 그래도 매일 올린다.!
-
학원에서 보니까 스폐셜간쓸개? 밖에 없네요
-
재수하시길 간절히 바랬던분을 오르비에서 만났어요ㅋㅋ 2
최초합분 어차피 점수차이 많이나서 아쉽지는 않은데 뭔가 세상 좁은느낌ㅋㅋ
-
오랜만입니다 8
옯비를 삭제한지 뭐 거진 4개월…이나 됐네요 스카이만을 노리는거면 편입이 더...
-
어떻게 될지 도저히 감이 오지않아 많은 분들의 사견을 들어보고자 합니다.
-
ㅈㄱㄴ
-
뉴런은 필수? 6
꼭 들어야 하나요? 이미 수1은 다 듣고 수2 거의 다 들은 상태긴 한데 안 맞는거...
-
왜 5의 7제곱이아니라 5h7인가요 이거 갑자기 ㅈㄴ헷갈리네
-
나도 안정 50 받고 싶다 45 48 이딴 점수 말고...
-
고3인데 인스타,카톡 다 지우고 친구도 없고 매일 밥도 혼자 먹으면서 공부만 하니까...
-
지도교수 면담 필요해서 메일 보냈더니 전화상담부터 하자 함 전화드렸더니 사유...
-
. 2
오늘도 뭔가 깨달았서 ..밥 먹어야징
-
흐히힉
-
씨.발탱..
-
하... 0
수학 실모 하나 망치니까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지네요
-
[단독]유상임 과기부장관 후보자 장남, 병역검사 기피 후 현역면제 16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장남 유모 씨(37)가 과거 해외 체류를...
-
잘때 꾸는 꿈이든 목표인 꿈이든 하나도 없네
-
[단독]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 또 물러선 정부 12
의료계 ‘통일된 증원안’ 없어도 대화 참여하면 재논의 검토 정부는 최근 의료계가...
-
정부, '하반기 모집 전공의 '보이콧' 교수들에 "법적 조치 강구"(종합) 1
수가개편 놓고 "23년 만에 구조 체계 고쳐 지역·필수의료 확충" 강조...
-
국어 > [강대모의고사K 4회] 공통, 화작 수학 > [서바이벌 모의고사 1회]...
-
"개그가 따로 없네"…정몽규, '30년 축구경영' 회고록 출간 시끌 9
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축구와 함께한 지난 30년간의 활동을...
-
공군 사교학교 아니면 힘들까요? 잘 아시는 분 없을까요?
-
1번이 맞나요 2번이 맞나요?ㅠㅠㅠㅜ
-
너무 지쳐서 오전에 1시간밖에 공부 못했는데 조퇴하지 말까? 1
어제 저녁에 공부하다 갑자기 순간적으로 몸이 오싹한 느낌이 든 이후로 글이...
-
자꾸 사람들이 내 1인실 문 두드리길래 왜저러지 싶다가 헤드셋 벗고 노래 트니까...
-
정병호T 3
정병호T는 두각에서 이례적으로 비대면 수업도 하고 있는걸로 아는데 듣는사람...
-
ㄹㅇㅋㅋ
-
방학 때 한 것 0
3분기 애니 보기, 볼 애니 리스트 정주행 쥬글께~
-
축구협회 고위 인사, 비판기사 쓴 기자에 ‘조롱 메일’ 보냈다 2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
아…..
-
작수 언매 다맞았었는데 지금 완전히 다 까먹은 상태라 개념인강부터 다시 봐야 할 것...
-
이투스 다니는 독재생인데요, 국어쌤이랑 상담 하는데 이감에서 95 이상 맞아야만...
-
이감 파이널 2
파이널이 시즌5던데 앞에 3,4 건너 뛰고 바로 풀어도 될까요?
-
의대보내주시면 완죤 촌구석 가서 봉사하겠습니다 ㅠㅠ 5
입학만 제발 흑흑 지방에 강제로 10년도ㅡ 있을 수 있습니다 흑흑
-
고객 휴대폰 훔쳐본 前 삼성 서비스 센터 직원 고소당했다 2
“당일 수리 안 된다”며 집에 휴대폰 가져가 무단 열람 삼성전자 “징계 진행 중...
-
언미물지 언매 백분위 96 뜨면 절대 못 가나요??
-
일주일에 1-2권 씩 책 읽고 있는데 인물 정보가 많아서 보통 어디서 봤는데 무슨...
-
'병원 4곳서 수술 못받아'…병원 '뺑뺑이' 교통사고 환자 숨져 2
보건당국 "당시 상황, 의정 갈등 영향 등 파악 중"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멋진 대학 생활 기원합니다!
진짜 쉽지 않은 선택이네요
24살에 앞으로 인생 이야기가 궁금해요
고생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