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대나무숲 인기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718723
미치게 살아봐요. 뭔가에 홀린 것처럼. 새벽이 넘어가도록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저 벤치를 달굴 해가 뜨는 모습도 지켜봐보고, 씻지 않은 채로, 아무도 상관하지 않고 집 앞 커피숍에 잠깐 들러 혼자 커피도 마셔보고, 좁고 더러워도 좋으니 한번도 안가본 길에 신발이 닿도록 말이죠.
중요한 시험이 있던 전날, 아니 그날, 공부도 끝나지 않았지만 밖에서 캔맥주 하나 따본 그날. 마음에 품고 있던 내 짝사랑과의 첫 대화, 만남, 그리고 이별. 공모전을 위해 날밤을 새면서 과로사 하기 직전 팀장이 사온 치킨을 뜯던 희열, 스펙 쌓으려고 노력하다 힘듦이 극에 악받쳤을때 받은 부모님 전화에 펑펑 울기. 산다는 건, 기쁨과 슬픔을 떠나 미친듯 무엇을 하는 것의 일상이에요, 별 것 없죠!
과제하다 친한 친구랑 가벼운 캔맥주 따는 것, 치킨 시켜먹는것, 그 순간이 재밌잖아요! 뒷 일은 걱정되지만 어쩌겠어요, 지금이 좋은걸. 이렇게 살다가 과제 밀리는거 아냐? 해봤자 뭐해요, 그 순간이 재미가 없는데. 자다가 일어나서 고민하다, 십몇년을 결석 안하고 부지런히 살아온 내가 하루쯤 내 시간을 온전히 가지는 것도 좋아요. 모든 수업을 다 째고 올림픽공원에 서서 바람도 쐬보고.
난 세상을 다가졌어요. 노래, 기타, 뭐 하나 잘하는 것 없지만 악에 받쳐 불러봐요. 기타를 치고, 갓 걸음마를 뗀 아가보다 못추는 춤도 그냥 춰봐요. 잘하냐고요? 지나가는 개미가 더 잘추는 것 같아요. 하지만 상관 없어요. 춤이니까. 그냥 생각의 사유로 가득 찼을 땐 아무 계획도 없이 돈도 없이 그냥 밖에 나가 하늘을 봐요. 별이 안보여도 봐봐요.
그 속엔 분명 별이 있으니까.
사유와 철학이 가득찬 세상을 공부하려고 대학에 왔어요. 12년, 그리고 n수까지 인생을 헐떡이며 살아온 그대, 참 멋있는 사람이에요 당신. 누군지는 몰라도 당신 되게 멋있어요.
지금 씻지도 않은 얼굴로 이 글을 보고 계신가요? 아니면 다 씻고 친구들과 대화하다 폰을 넘기는데 이 글을 보고 계신건가요? 침대에 자기 직전 그냥 보고 계신건가요? 그런거 다 상관 없어요. 그냥, 당신이 그냥 멋있어요.
이 삶을 살아가는 것,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어린 개미인 당신이 멋있어요.
사랑합니다. 왜냐면, 그냥, 멋있는 당신이 단지 멋있기에.
저마다의 한 획을 긋는 멋진 사람이 되길 소망해요.
저는 이만 여기까지. 안녕히.
멋있어요 당신.
-----메모장에 저장해둿다가 매번힘들때마다 보곤해요 ..보신븐들도계시겠지만
수능이 얼마안남았으니 좀만더 힘냅시다 우리!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난 학창시절에 연애한번 못해봤는데 시발....
-
인강이나 현강으로만 들을 수 있나요?
-
하방 상방1.5-2문제가량 상승한듯 수학 ㄴㅇㅅ
-
지학퀴즈 0
-
미래에 지장 잇나요? 그런 말 잇자나요 정신과 진단 기록 잇으면 먼가 걸림돌이...
-
욕 먹는 거 보면 가슴이 찢어짐 르세라핌은 그냥 내가 사랑해서 가슴이 찢어짐
-
진짜 하
-
현역들 들어와봐 2
3모때 국수탐 평백 97이였는데 6모때 89로 떨어짐 고12때 공부 안해서 담임이...
-
의대에서 미적 쓸일 없지않나
-
그냥 밤을 샐까요 무단조퇴를 해야하남
-
어그로 ㅈㅅㅈㅅ 프메 다들 어케 복습했음?
-
ㄱㄱ
-
지구과학 퀴즈 1
태양보다 질량이 큰 주계열성이 초신성 폭발 단계를 거치면 Ia형 초신성이 생성되는...
-
오늘은 신유형으로 한번 준비해 봤습니다! 즐겁게 풀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무리 현자라도 7일동안 국어 매일 실모6개씩 풀고,오답정리하면 미쳐버릴수 있음
-
물리 질문 3
n=1로 떨어지는 흡수광선을 라이먼 계열 n=2는 발머계열인데 그럼 n=1에서...
-
수능완성 수학이랑 과탐 풀 시간에 n제 푸는거 어떻게 생각함
-
엄
-
빡모 시즌2 5회 100점...
-
2회차 뭐임
-
악보는 완성됐다
-
다 해줬잖아 4
뉴런도 다 들었 잖아 4규도 2회독 했잖아 드릴도 열심히 풀었잖나 그냥다 다해줬잖아...
-
물론 내신 수학 공부한다고 쎈 풀때만 듣고 다른 과목은 안 들음 걍 평소에도 내가...
-
후원정지
-
분수에 맞게 살아라 10
라는 말을 수험생활 시작했을 때 듣고 기분이 엄청 나빴음.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
1년 미리 들으면 안되고 그런거 없죠?
-
동아리 보고서를 쓸지 말지 고민되네
-
실시간 ㅈ댐 3
담임쌤께서 자율활동 제출 안하냐고 문자하심 안했는데..
-
중경 건동 라인에서요 미적사탐러인데 국어가 많이 약해서 공대 생각하고 있는데 궁금합니다...
-
아오 배고파
-
문학 작수 3 0
김상훈 vs 정석민 ..
-
14번급 난이도 정도요
-
작수 3등급으로 뚜드려 맞고 영어공부 빡쎄게 하고 있는데 1등급까지 가려면 많이...
-
올해 시즌1은 김빠질 정도로 쉬웠어요. 보아하니 작년에는 수1, 수2로 나눠져있던...
-
공부를 계속하다보면 가슴이 콩닥거리고 답답한느낌나시는 분계신가요?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
ㅈㄱㄴ
-
그냥 실력 부족일까요?
-
24수능 34번 3
아무리 몇번 읽어도 나)지문에서 화자는 자신이 살고 잇는데에 자부심?만족감? 느끼고...
-
탐구하면서 노래 ㄱㄴ?
-
메가 프린트스크린 캡쳐 막아놔서 멍청도식으러 함 아시는분
-
7년만에 스케일링을 받으니까 일단 쫄렸음 생각만큼 아프진 않았고 어금니쪽은 오히려...
-
원래 안하려했는데 걔네땜에 튀고싶어져서 튐 한두명도 아니고 우르르 하니까 못참았다 하
-
안녕하세요. 현역 고3입니다. 생명 n제를 위주로 학습하고 있는데 개념은 all...
-
98일 남은 상황에 6모 성적은 언미영생지 44447이고 공부는 하루에 평균 2시간...
-
영어 공부의 기초부터 심화까지 궁금한 점 있으시면 질문 받겠습니다. 다만 강사/강의...
-
day10에 8번 이거 단번에 푸신 분 계세요..?? 이용되는 개념 다 떠올렸고...
-
차단하고싶은데 흐에..
우와..
너무 멋진글이죠!!!!!!
이글보니까 철학과 더 가고싶당.....ㅠㅜㅠㅜ
꼭 고대!!!!!
울컥ㅜㅜㅜㅜㅜㅜ
볼때마다 울컥울컥하는데 너무 좋아요글이 ㅠㅠ
진짜끝내주게 좋은글 ㅠㅠ
맞아요 ㅠㅠ!!!!!초ㅣ고 ㅠㅠ
별이 안 보이는 하늘에도 분명히 별은 있으니까. 울컥하게 만드는 글이네요ㅜㅜㅜㅜㅜ스크랩해가요 고맙습니당
요지
치킨은 매우 맛있다.
맥주랑 먹으면 더 맛있다.
치킨은 언제나 맛있다
ㅎ......
와.. 정말 좋네요ㅜ.ㅜ 감사합니다!
ㅠㅠ더좋은글잇으면올릴께여
최고입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