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더해야할까요 (긴글주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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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를 고민하는 재수생입니다
(긴글입니다!! 읽어주실 분들께 먼저 감사합니다..)
꿈이 있어서 심리학과/철학과를 가고싶었어요
그래서 이과지만 교차지원할 생각으로
현역 정시를 망치고 열심히 재수했습니다
시험 때 많이 떨고 실력 발휘를 다 못하는 것도 알아서
실력 자체를 높여 그걸 뛰어넘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했습니다
재수에 후회는 없어요
저는 제가 아쉽지 않을 만큼 열심히 했고 실력도 늘었고
생각보다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 뿐만 아니라 배운 게 많은 1년이었습니다
다만 현역 때와 다르게 수능장에서 모르는 문제는 없었지만
실수들이 너무 많았고 제 목표보다 한참 아쉬운 점수를 맞았어요
제 능력의 한계에 부딪힌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정말 많이 하던 omr 실수도 하나도 안했고
현역보다 성적도 올랐고 한번이라도 틀려봤던 문제는
수능에서 하나도 안 틀려서 스스로 헛된 재수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면서
겨우 멘탈 잡고 원서 최대한 안정으로 썼어요
가나군에 원하는 학과 쓰고 다군은 아무데나 썼습니다
다 5~7칸이었고 컨설턴트도 못해도 추합까지는 무조건 된다했습니다
근데 마감날 엄청 몰리더니 지금 점공만 봐도 가나군 둘다 아무리 잘해도 제 앞에서 끊길 것 같습니다…. 안될 것 같아요…..
전 현역 때도 정말 할 수 있는 걸 다해서 재수를 생각도 안했었지만
성적이 너무 안 나와서 이악물고 그거보다 더 열심히 재수를 견뎠어요
좋아하는거 다 끊고 돈도 거의 안쓰고 폰도 안쓰고 유일하게 통학하면서 노래만 들었습니다
그마저도 수능 가까이 가서는 탐구오답생각한다고 안 들었구요..
그래서 이 생활을 더는 못하겠어서 아무리 성적이 낮게 나온다 한들 그게 내 실력이라고 생각하고 정말 어디든 가려했습니다
근데 하나는 붙을 거라 생각했던 가나군이 다 떨어지면.. 심지어 전 꿈이 확고한데 다군은 관련도 없는 학과여서… 또 1년 더 해야할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재수 내내 저보다 더 고생하고 마지막까지 원서에서 한번도 눈 안 떼고 계속 찾아보시던 엄마는
지금도 밖에서 계속 기도하고 계십니다
재수지원해주신 것도 감사하고 너무 미안한데
제가 고통스러워 하는 걸 보면 더 힘들어하실까봐 토하거나 울어도 몰래하고
불면증이 너무 심한데 아직 말 못 했습니다…. 이와중에 삼수하고 싶다는 말도 못 꺼내겠구요….
제 모든 선택과 시간이 갈수록 후회되고
내가 1년을 날린걸까 공부방법이 잘못됐던걸까 원서를 망친건가 뭘 더했어야 할까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더 빡세게 1년 더해서 서울대 뿌시자 싶다가도
내년에도 또 이렇지 않을 보장이 없어서인지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너무 괴롭습니다
솔직히 제 실력을 아무리 올려도 정시는 결국 마지막엔 운인가 싶기도 하고요
원서 쓰기 직전에 사주?점?을 보러 갔는데
운이 너무 안 좋아서 원래 올해 연고대도 못 쓸 것 같다 했는데
성적 얘기하니까 어떻게 엄청 열심히 한거같다고 대단하다 하더라구요….
그 말을 듣고 머리를 한대 맞은것처럼 멍하면서
제가 열심히 한게 인정받아서 기쁜건지
너무 억울하고 슬퍼서인지 눈물이 엄청 나더라고요…
그래서 원서도 더 안정으로 적었는데.. 전 안될놈인걸까요….
마음속에서
그걸 알면 그냥 빨리 올해 끝내야한다는 마음과
그래도 10년넘게 한번도 안 쉬고 공부한 나의 결과가 이거라니 억울해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
라는 마음이 충돌 중인 것 같네요….
너무 불안해서 수능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약속잡고 알바하고 어떻게든 생각할 틈 없이 바쁘게 지내다가
이젠 그렇게도 못 버티겠어서 고민만 하다가 글을 써봅니다..
사실 어디에라도 말하고 싶은 마음에 쓰는데
혹시라도 저처럼 고민중이신 분들이나 이미 경험하신 분들 얘기도 듣고 싶습니다..
현재 너무 감정적인 것 같아서 객관적인 조언이나 질문 어떤말이든 환영합니다!!ㅠㅠ
마음이 정리가 되질 않아서 두서없이 쓴 것 같은데
여기까지 긴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모두 남은 원서 마지막까지 파이팅해요….!!!!
다들 후회 없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올해 원하시는 곳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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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올해 이악물고 소중한 1년 갈아넣었지만 만족하는 대학은 못가서 +1하려구요
그래도 대학생활은 한학기라도 해보는거 추천해요
삼수부터는 단순히 공부시간이 많다고 오르는건 아닌것 같더라고요
ㅠㅠ 막줄이 진짜 맞는말 같아요.. 감사해요 내년에는 꼭 원하시는 대학 가실거에요 파이팅입니다!!!!
한번 리프레시를 하면서 세상 보는 눈을 넓히는것이 지금 저희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경험이라 생각해여
클레맨타인님도 화이팅하세여
지금 갈 수 있는 대학에 가고 반수로 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감 다 잃을까봐 삼수만 생각했는데ㅠㅠ 반수 할 수 있을지 알아봐야겠어요 감사해요!!
글 읽는데 저희 아들과 같은 상황이라 제가 더 안타깝네요.저희애는 현역이긴하나 6칸이라 안심하고 있었는데 경쟁률 폭발해서 안될것같아요.저도 아이도 말은 안하지만 너무 속상하네요. 한해 정말 열심히 해서 그만큼 성적 올리고 주변의 유혹 물리치고 공부하는거 아무나 할수 있는거 아니예요.정말 대단한 일을 해낸 본인을 칭찬해주고 많이 속상하고 원망스럽겠지만 큰 그릇인 사람을 더 좋은곳으로 이끌어주시려 하는 시련이라고 생각하세요.충분히 해낼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으니 본인의 결정대로 어머니께 잘말씀드리세요.어머니도 열심히 한걸 아시니 결정을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실겁니다.힘내세요~
얼굴도 모르는 지나가는 남의 엄마지만 응원합니다~
ㅠㅠㅠㅠㅠ 너무너무 감사해요.. 갑자기 큰 위로를 받아서 눈물나는데.. 진짜 너무 감사합니다…ㅠㅠㅠ
어머님두 학생분도 지금 많이 힘드실텐데ㅠㅠㅠ 그 슬픔 완전 공감합니다..!! 될 줄 알았다가 안 될 것 같으니까 줬다 뺐는것같고(?)ㅋㅋㅠㅠㅠ 학생분도 힘들었겠지만 그보다 어머님도 엄청 고생하셨을텐데ㅠㅠ 지금까지 해낸 두 분 다 너무 대단한거구 결과가 어떻든 저한테 말씀해주신 것처럼 더 큰 빛을 발하기 위해서일거에요!! 저도 남의 딸이지만 제 엄마같아서 더 위로되고 공감가네요..ㅎㅎㅠㅠ
좋은 말씀 다시 한 번 너무 감사하고 학생분도 아직 모르니까 꼭 붙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응원할게요ㅎㅎ 앞으로도 어떤 길을 가던 잘 되고 건강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파이팅이에요!!!
혹시 연세대 철학과 쓰셨나요?
어라ㅏ 넵 몇일전에 댓글 달았던 사람입니다ㅋㅋ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