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day Commander [887105]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4-01-01 19:29:09
조회수 6,348

[영어] 안정 1등급을 받고 싶은 분들을 위해 짚어드리는 것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6301675

안녕하세요.


영포자 지도 전문 영어 강사 겸, 문법&구문독해 지도 전문 강사 Good day Commander입니다.



최근 숙어교재 집필을 마치고, 문법편 2권의 집필을 마무리하기 위해 집필팀 선생님들과 

최근 기출 및 EBS를 뒤지고 분석하며 초고난도 문법개념/구문개념을 수집하고 연구중입니다.

(도합 평가원/수능/EBS 최근 15년치)


그러다 보면 그 과정에서 저희에게도 상당히 난해하여 "이걸 학생들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을까?" 싶은 문장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이런 부분들은 해설지와 비교 대조할 때도 있지만 다른 선생님들께서는 이런 난해하고 난이도가 높은 부분들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해설하시는지 참고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여러 선생님들의 해설을 보다가 

문득 많은 분들이 잘 눈치채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짧게 짚어드리려고 이 글을 써봅니다.




1. 해설을 해주시는 선생님은 당연히 매끄럽게 해석해 주시고, 또 그래야만 하겠으나, 학생이 영상 속에서 해설해 주시는 선생님처럼 매끄럽게 해석하는 건 대단히 어렵습니다.




2. 그리고 여러분들이 문제풀이 연습을 하고, 스킬 강의를 듣고 유형별로 기술을 익혀도 문제를 뚝딱 풀지 못하는 건 '스킬의 숙련도 차이'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여러분들과 선생님들의 영어 실력의 차이가 커서 그렇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쉽게, 또 부드럽게 해석&해설하고 넘어가시는 부분들 중에는 '이 수준은 학생 레벨에서는 제대로 해석해서 이해하기에는 대단히 어려운데...' 싶은 부분들도 많다는 겁니다. 하지만 해설을 하실 때는 부드럽게 해석하고 넘어가시니, 학생 입장에서는 '아 그냥 이런 내용이고 이렇게 풀면 되는구나' 싶었다가도 정작 혼자 할 때는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 실력이 받쳐주는 학생이 아니면 답이 안 나온다는 겁니다.




3. 때로는 선생님조차도 완벽하고 매끄럽게 해석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선생님이라고 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표현들을 다 알고, 또 항상 머릿속에 외우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선생님과 여러분들의 차이는, 선생님들은 개별 단어가 가진 뉘앙스를 깊게 알고 있기 때문에 맥락을 보고 그 의미를 어느정도 유추하여 해석할 수 있고, 또 앞뒤 맥락을 보고 대충 감으로 뭉개며 그 사이에 끼어 있는 문장의 의미를 유추해도 돼요. 어차피 출제 의도와 글의 구성은 정형화되어있으니까요. 하지만 여러분들은 그러지 못한다는 겁니다. 여러분들은 쓸 수 있는 카드의 수가 너무 적어요.


가령 예를 들어, 금년 수능 34번 문제의 4번 선지에서 나온 'track with'라는 표현은 일반적인 숙어 표현이 아닙니다. 


즉, 이 표현을 알고 있던 학생보다 모르는 학생들이 훨씬 더 많았을 것이라는 겁니다. 


강사님들이야 'track 추적하다 / pretty closely 상당히 밀접하게 / with how she gets around 어떻게 그녀가 돌아다니는지에 대해' 정도로 보고 '그녀가 어떻게 돌아다니는지를 추적한다 -> 쫓아다닌다? - 대충 연관이 있다?'정도로 비벼 이해할 수 있는데 여러분들은 그러지 못하겠지요. 그러면 선지 하나가 정확히 이해가 안가니 답을 찾는 데에도 당연히 문제가 생깁니다.


그나마 34번의 경우 너무 자명한 오답 선지가 많아서 4번 선지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해도 소거로 풀 수 있는 경우였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동일 문제의 5번 선지 tie in with는 왕왕 사용되는 숙어이나, 이 또한 이 표현을 잘 몰랐던 학생에게는 상당히 난해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이 표현 역시 선생님들은 대강 'tie 묶어둔다 / firmly 확고하게 / in ~을? / with how her city operates 그녀의 도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도로 보고 '아, 대강 그녀의 도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와 확고히 연관이 있다는 의미인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정도 표현은 선생님이라면 알고 계시겠지만요) 





4. 따라서 여러분들이 수능 영어 지문을 완벽하게 읽고 이해하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문법'이나 '구문'을 완벽에 가깝게 대비하는 건 사실 가능은 합니다. 

이제는 제가 제작한 독학서도 있고, 혼자 파더라도 파고 파다 보면 결국 언젠간 끝나게 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깊게 들어가 보면 문제는 이런 '숙어' 표현들이 진짜 문제입니다. 


숙어 표현들은 의미 유추가 힘든 경우가 많아서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차피 완벽하게 읽고 이해할 수는 없으니까 문제만 많이 풀어야겠다는 생각은 절대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문제 풀이 과정에서도 선생님들은 항상 기초적인 독해실력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저 여러분들이 그걸 듣지 않는 겁니다. 그런 공부는 귀찮고, 하기가 싫으니까요. 


문제풀이는 사실 간단하고, 뭔가 내가 공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팍팍 들잖아요.


반면 문법공부, 구문독해 공부는 벌써부터 고리타분하고 지겹게 느껴지지 않나요?


이걸 해서 언제 성적을 올릴까, 빨리 문제를 풀러 가야 하는데..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으세요?




하지만 문제를 아무리 많이 풀어보며 요령을 익힌다 한들

수능날 나올 지문에서 핵심적인 주제를 담는 문장에 어떤 문법/구문이 사용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평소에 꾸준히 '지문 내에서 보다 더 많은 부분을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 실력을 길러야 하는데

안타까운 건 노베 학생들조차도 기출문제 풀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겁니다.


기초 강의에 해당하는 문법/구문독해 공부가 얼마나 수능에 있어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얼마나 중요한지 그 중요성을 잘 체감하지 못합니다.



금년 수능 오답률 top2인 34번 지문을 보겠습니다.



빈칸의 앞쪽은 'And how she views the street'이 적혀 있지요. 


이때 'how she views the street'를 '의문사 how가 이끄는 간접의문문'으로 보든 '선행사 the way가 생략된 how 관계부사절'로 보든 상관은 없지만, 문제는 이 두 개념을 모두 모르고 있는 어중간한 실력을 가진 학생들입니다. 그런 학생들은 이 문제를 손도 대지 못한다는 겁니다.


빈칸 앞쪽의 <how she views the street>가 명사절, 즉 주어인 걸 알아야 빈칸의 내용은 <서술어 ~>가 따라오겠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이런 공부들이 모두 문법/구문독해 공부라는 겁니다.


또 빈칸 바로 다음의 <That's why ~>도 이 why가 의문사 why가 이끄는 간접의문문으로 보든, 선행사 the reason이 생략된 관계부사 why절로 보든 상관은 없으나 이 두 개념을 모르는 학생이라면 이 문장 역시 손도 대지 못하게 됩니다.


고작 두 가지 문법 개념(의문사->간접의문문, 관계부사-.관계부사의 선행사 생략)을 몰랐을 뿐인데 지문 앞쪽 4줄(and how she ~ past one another)이 벌써 무너져 내립니다.


(참고: 위 지문에서 파란 밑줄로 쳐진 부분은 '관계사' 개념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부분, 빨간 박스는 숙어 표현들을 잘 모르면 난해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past는 예외. 전치사 past))



다시 말해서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없다면 여러분들이 시험장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저 부분들을 다 제외하고 문제를 풀 수 있겠습니까?


절대요. 손도 못 댑니다.


아무 생각 없는 무지성 영어 공부로는,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받쳐주지 않고서는 안정 1등급 절대 못 받습니다.


그런데 왜 이걸 깨닫지 못하고 귀중한 노력과 시간을 의미없이 허비하는 분이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5. 여러분들은 1등급 학생들의 실력이 궁금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9등급도 많이 상담하지만 2등급, 1등급 학생들도 많이 상담하고 또 지도합니다. 


바닥부터 정상까지 포진해 있는 학생들의 실력을 모두 지켜본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을 드리면,

1등급 받는 학생들은 문제를 푸는 기술만 좋은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영어 자체도 꽤나 잘 합니다.


영어를 못하는데 안정 1등급을 받는다? 그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요.


1등급 학생들 사이에서도 당연히 실력과 수준 차이야 있고, 

또 대부분의 1등급 학생들 역시도 모든 문장을 정확히 해석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90을 넘기는 학생들을 보면 어지간히 독해는 다 한다는 겁니다. 


너무 어렵고 길고 복잡한 문장은 그런 학생들도 튕겨나가지만, 어지간한 문장들은 정확하게 슥슥 다 해석하며 지문을 읽어나갈 실력은 갖추고 있다는 겁니다. 또 설령 난해한 문장을 마주치더라도 맥락은 어떻게 캐치하려 하고요.


대부분의 학생들처럼 해석할 때마다 막히고, 버벅거리고.. 어렵지 않은 문장도 오역하고.. 그러지 않는다는 겁니다. 


3등급을 받는 학생은 그 등급에 걸맞은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고,


5등급을 받는 학생 역시 그 등급에 걸맞은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3등급 5등급 학생들이 등급이 거기서 멈춰있는 건 장담하는데 문제를 덜풀어서가 아닙니다.

(단, 70중후반은 좀 다를 수 있음)


그냥 영어를 잘 못하니 선생님들의 문제 풀이 강의를 제대로 듣고 따라갈 수 없고,


그래서 거기 머물러 있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이런 학생은 문풀 강의를 들어도 성적이 거의 잘 안오를 것이고요.



그래서 3등급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30번대에 진입해서 뭐라도 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는 문제 풀이보다도 자신의 영어 실력을 점검하고, 또 기르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후에 다시 문제 풀이 연습에 도전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문풀 수업을 하면서 지문을 통해 영어 실력을 '함께' 길러주는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다면 크게 상관은 없겠지만요.



금년 수능처럼 영어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지문이 조금만 어렵게 나와도 아예 튕겨져 나가 버립니다.


그러면 맥락이고 뭐고 파악할 수도 없고, 배운 스킬을 쓸 수도 없어요. 그러면 1등급 비율도 이번 해처럼 낮게 나오겠지요.






6. 영어가 절대평가가 된 것과 공부를 적게 해도 되는 것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안정 1등급 받으려면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정말 공부 많이 하셔야 합니다.


1등급이야 지능 좀 좋고 영어 경험치, 베이스 있으면 적당히 꾸준히 공부하고 운만 조금 받쳐주면 충분히 나옵니다.


하지만 안정 1등급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그것도 기존에 영어 공부를 해본 적이 없는, 노베가 1등급을 받는 건 더더욱 어려워요.


영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영포자 + 국어 5등는 받는 평균 지능이라고 했을 때


초등~중등심화 단어 약 4000개

고등 기본 약 1500개 

고등 심화(수능) 약 3000개


여기에 기초 숙어 약 1500개

중고급 숙어 약 1500~2000개


수능에서 1받을 때 크게 지장 안받으시려면 (숙어 포함) 어휘만 1만개는 암기하셔야 합니다.


많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love, star, bus...' 같은 것은 기본 단어만 모아도 4000개가 넘습니다.


제가 직접 엑셀로 세어 봐서 압니다.


그걸 감안한다면 수능을 대비하기에 단어 1만개는 알아야 한다는 게 결코 과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요.



1만 개가 수능을 대비하기에 과한 양이라고 생각되시는 분이 있으시면 따로 의견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왜 이게 과하지 않은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별거 아닌 기초 숙어들만 모아도 천개 이천개 뚝딱 나옵니다..


심지어 단어만 암기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문법 공부해야 하고, 구문독해 훈련 해야 하고, 그 다음 유형별로 스킬 암기해야 하고 적용 연습 해야 하고.. 이것저것 할게 많습니다. 듣기도 해야 합니다.


----



수능영어는 번역 시험이 아닙니다.


완벽히 해석을 해야만 답을 찾을 수 있는 시험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읽고 풀 수 있는 시험도 아니라는 겁니다.


지문의 맥락을 이해할 정도의 독해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굳이 퍼센티지를 말한다면, 지문의 80%은 정확하게 읽고 이해할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본인이 정말 강의 속 문풀을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처럼 해석을 매끄럽게 할 수 있는지 한번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2025학년도 수능을 준비하기 시작한 여러분들, 모두 좋은 결과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0 XDK (+1,000)

  1. 1,000


  •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