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er [572672] · MS 2015 · 쪽지

2015-10-10 15:54:50
조회수 4,745

[펌] 상당히 주관적일 수 있지만, 대학 선택에 있어서 조언 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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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많은데 할 건 별로 없어서 심심한 대학생입니다. 

지금 다니는 대학 포함해서 3개의 대학을 다녀봤고 그 중 하나는 졸업 직전까지 갔습니다. 
전공도 이중이나 부전공 포함해서 5개 해봤고 그 중 하나는 문과 다른 두 개는 경계가 애매모호하고 나머지 두 개는 이과입니다. 수험생 시절 오르비 도움 많이 받았기 때문에 저도 정보의 부족(?)으로 인해 과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수험생들을 조금이라도 돕고자 하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문이과와 남녀 나눠서 얘기할 것이고, 케이스를 나눠서 써보겠습니다.
다만, 집에 돈이 많아 취업하지 않고도 자기가 원하는 학문을 할 수 있다던가 하는 특수 사례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또한 어디까지나 확률적 관점에 의하여 글을 쓰는 것입니다. 



문과 
1. 인문을 위시한 비상경계열인 대신 더 높은 대학 vs. 상경계열인 대신 더 낮은 대학 
제가 대학 입학할 때만 해도 전자가 KY면 무조건 전자였는데 요즘과 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는 전자가 KY라도 쉽사리 선택을 권하진 못 하겠습니다. 
남자라면 그래도 아직까진 KY인문 진학이 서성한 상경계열 진학보단 낫다고 생각하는데, 여자라면 후자가 나을 것 같네요. 그 아래부턴 남녀공히 무조건 후자입니다.  



2. SKY vs 한의대, 교대 
한의대와 비교할 땐 설경이나 설사과 아닌 이상 지방한의대라도 한의대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과거에 비해 상황이 안 좋아졌다고 해도 한의사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면허증'과 '보험제도'를 통해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같은 전문직종이 아니고서야 일반 직종과는 비교를 불허합니다. 
이건 남녀 모두 해당합니다. 
작년에 세명한의대 버리고 고영문 진학한 남학생이 있었고, 역시 지방한의대 버리고 고려대 정보통신대학에 교차지원하여 진학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제가 댓글로 그렇게 한의대 가라고 해도 안 듣더군요. 
제 동생이었으면 폭력을 저질러서라도 한의대 가라고 했을 겁니다(물론 과장입니다^^;; 저 동생 안 때려요)
다음으로 교대의 경우, SKY 상경계열 남자라면 전자를 택하는 게 맞는데, SKY 인문계열 남자라면 취존이며, 여자라면 상경계든 비상경계든 후자 선택하는 게 생애 기대수익을 보든 삶의 질을 보든 자아실현의 관점에서 보든 바람직한 선택입니다.  
게다가 요새 초등교사 임용경쟁률 꿀이에요 
올해는 충북, 충남 등 4개 도가 미달났고요 대부분의 시도 경쟁률이 1~1.5:1 사이였습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요. 
저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들어보기만 한 후배인데, KY 어문계열 졸업반 때 수능 쳐서 졸업하자마자 지방 교대 입학한 여자 있습니다. 지금 직장 생활하는 여자인 친구들치고 고등학교 때 교대 선택 안 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 친구가 없습니다. 
이 글 보는 여자 분들 명심하세요. 대기업에서 커리어우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자들 있긴 한데 님이 그렇게 될 확률은 0에 가깝다는 것을...그리고 그것은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여러가지 것들을 포기해서 얻어진 결과물이라는 것을요. 
대부분의 여자들은 외국계기업이 아닌 이상 결혼 또는 출산과 함께 직장을 그만둡니다. 그게 우리나라 현실이에요.



3. 어문계열 vs 인문계열 
제가 대학 입학할 때까지만 해도 전자가 후자보다 더 높았는데, 다음 해부터 빵꾸로 인해 어문이 몇 번 뚫리더니 그게 고착화돼서 이젠 인문이 어문보다 높더군요. 
왜 그런지 이해가 안 되는 게 아무리 둘 다 비상경이라도 취업난이도는 당연히 전자가 후자보다 낮습니다. 자기가 상경계열 아니면, 영어든 기타 외국어든 하나라도 갈고 닦는 게 가장 중요해요.



이과 
1. 지방 의치대 vs 서울대 공대
이쯤되면 취존입니다만, 그래도 확률적 관점에서 봤을 때 아직까진 전자가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의대 포탈에서 어떤 선생님들은 의사 생각만큼 힘들지 않다고 하는 반면 어떤 분들은 매우 암울하다고 하는데 후자라고 해도 '예전처럼 의사하면 돈 쓸어담는다고 생각해서 의대 진학하면 힘들다'는 것이지, 의대가 정말 공대보다 안 좋다는 게 아닙니다. 의료계가 아무리 정보의 비대칭 현상이 심하다고 해도 타 과를 졸업해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의대로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그 반대에 비해 훨씬 많다는 건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요즘들어 의사나 치과의사의 수입이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진 건 사실인데, 그래도 아직은 아무리 서울대 공대 나와서 석박사 따고 별 짓을 다해도 일반 직장인에 비해선 높습니다. 
예전에 '악화살'님이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의사에 대한 처우가 공대 출신 엔지니어보다 낮게 되면 그 때가 우리나라가 망하는 날이다'라고 말씀하신 분이 있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의사나 치과의사는 기대수준을 낮추면 낮출수록 역으로 행복도가 올라갈 것 같습니다. 
선배님들도 그런 말씀 많이 하십니다. '돈 좀 더 잘 버는 직장인'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고요 
연대부터는요? 전화기고 뭐고 상관없이 전자 택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2. KY공대 vs. 한의대 
공대 출신 엔지니어들이 문과 계통 사무직렬에 비해 취업도 잘 되고 평균 봉급도 더 세긴 한데, 그래봐야 직장인입니다. 자기가 정말 물리, 수학 좋아해서 공학 공부하고 싶다는 게 아닌 이상 후자를 택하는 게 바람직해보입니다. 
요새는 한의대 빵꾸가 자주 일어나서 성대공대나 심지어 5공급 대학과 한의대를 동시합격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보기 드문 호시절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지상낙원이 있다면 요즘 입시판이겠네요 



3. 공대 vs 수학과 
요즘들어서 왜이리 '수학과'에 대한 학생들의 환상이 심해졌는지 통 모르겠습니다. 
사실 '수학과'의 환상은 '금융권'에 대한 환상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보이는데, 요새 뉴스 한 번 검색해보세요. 리먼브더러스 사태 이후 금융권 구직시장은 얼어붙을 대로 붙은 상황입니다. 월가나 홍콩, 싱가폴 등의 금융시장요? 그런 곳 가는 한국인이 1년에 몇 명이나 될까요? 미국 유수대학에서 수학 전공으로 박사학위 받아도 그런 곳 갈 수 있다고 장담 못해요. 게다가 여러 직종 중 고용안정성이 가장 떨어지는 분야 중의 하나가 금융권입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금융'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아니라 '제조업'으로 먹고 사는 나랍니다. 괜히 '금융권'의 환상에 빠져 공대 버리고 수학과 가는 우를 범하진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수학과 고등학교 수학이 다른 건 아시죠? 수학과의 전공 수업은 차라리 철학과에 더 가깝습니다. 

문이과 공통 
1. 본인의 적성을 모르겠다면, 되도록 전과제도가 없거나 활발하지 않은 대학은 피하라 
대표적으로 해당하는 대학 : 고대&성대(둘 다 전과제도 없음) 
전과제도가 있으나 '전과'가 쉽진 않은 대학 : 서울대, 연대 
전과제도가 매우 잘 되어있는 대학 : 한양대 

여기서 고민되는 경우는 고대vs연대나 성대vs한양대일텐데, 전자는 사실 중하위학과에서 상위학과로 전과하길 원할 때에는 별로 고려할만한 사항이 아닌 반면, 후자의 경우 정말 크게 유의미합니다. 
한양대 어문계열 진학한 제 친구, 물론 1학년 때 학점 관리를 잘하긴 했지만 당시 한양대 문과 최고학과였던 법대로 전과했습니다. 그 친구 말로는 4.5만점에 3점대 후반만 되도 법대 전과가 가능했다고 하네요. 
지금은 한양대 법대 졸업하고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기름집 다니고 있습니다. 
성대vs한양대에서 문과의 경우 상위과(경영, 경제)에 진학할 성적이 안 되면 당연히 한양대 가서 전과 노려보는 게 현명한 판단이고, 이과의 경우에도 성대 상위과 vs 한대 하위과면 후자에 가서 상위과로 전과 시도해보는 게 좋습니다. 



2. 서울의 유수 명문대학에 진학할 성적이 아니고, 본인이 지방 출신이라면, 해당 지역의 거점국립대학을 노려라 

건동홍라인부터 해당합니다.
요새 지역인재할당제다 뭐다 해서 말이 많은데, 취업시장에서 치트키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예를 들어 신한이나 하나같은 메이져 은행사의 부산지점의 경우, 부산 출신이라고 해도 서울지역 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고대나 연대 서강대 등이 대부분인데 반해, 부산대나 부경대 나온 사람들이 엄청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본인이 굳이 서울에서 살고 싶은 게 아니고 지방에서 살아도 되는 거면 어정쩡한 대학 가느니 지거국 가는 게 더 이득입니다. 등록금도 저렴하고, 취업도 상대적으로 수월한데 굳이 서울 올라갈 이유가 없죠 
타향살이 정말 개고생입니다. 
특히 공대는 경북대나 부산대 정도면 굳이 한양대나 서강대 갈 필요가 없습니다. 
어차피 공단이 울산이나 거제, 구미 등 경상도 지역에 몰려있어서 서울의 명문공대 출신도 취직하면 대부분 그쪽으로 내려와야 하거든요

3. 숨겨진 블루칩을 찾아라 
한국전통문화학교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 곳은 거의 수시였나? 암튼 이미 수험생들이 지원하기엔 늦었는데 예비 고3이나 예비 N수생 분들 잘 고려해보세요 
등록금 전액 지원에 기숙사비및 식비 전액 지원, 거기에 문화재청이나 박물관 직원 채용의 혜택 등이 있는 걸로 압니다. 
그리고 이과라면 충남대 공업교육과 같은 곳도 생각해보세요. 
사범대인데다가 수학, 과학교육과도 아니라서 입결이 꽤 낮은데요. 
실업계 고등학교 교사가 된다는 점이 안 좋아보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공업교사 임용 경쟁률은 초등교사의 그것에 육박할 정도로 낮습니다. 거의 충남대 공교과 출신이 뽑힌다고 보면 됩니다. 
잘 찾아보면 이런 블루칩들 엄청 많습니다. 지금은 남는 게 시간이니 잘 활용해서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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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ller · 572672 · 15/10/10 15:55 · MS 2015

    요새 진로에 대한 조언이나 논란들이 많아서 올려봅니다.
    참고하는데 꽤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적성 배제하고 쓴 글입니다.
    어느쪽이든지 적성이 맞다면 당연히 그 쪽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함

  • q8ODhEn9dc7ImM · 597913 · 15/10/10 16:01 · MS 2015

    결론은 의대가 좋다는거..

  • 빛이 있으라 · 596292 · 15/10/10 16:08 · MS 2015

    교대는 월급이 너무 적지않나요

  • 물량공급 · 311238 · 15/10/10 16:14 · MS 200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설경제16학번or afk · 408970 · 15/10/10 16:17 · MS 2012

    한의사가 한 20년후에도 괜찮은 직업일까요?

  • Royce · 363421 · 15/10/10 16:22 · MS 2010

    그야 모르죠
    그런걸로치면 20년 후
    괜찮은 직업은 뭐가있을까요?

  • 한한의의 · 566489 · 15/10/11 01:12

    문과를 기준으로 들면 그 학과 전공을 살려서 일할수 있다는거 자체가 감사한일..

  • 물량공급 · 311238 · 15/10/10 16:23 · MS 2009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ZeitGeist` · 452877 · 15/10/10 16:40 · MS 2013

    미래를 아는 자는 그 누구도 없고 단지 여러 증거를 가지고 추측을 하는게 최선일테니깐요

  • nicewing · 72210 · 15/10/10 17:15 · MS 2004

    으음 제가 '의사에 대한 처우가 공대 출신 엔지니어보다 낮게 되면 그 때가 우리나라가 망하는 날이다' 이렇게 말한 적은 없는데요 ^^;;;

    제 옛글을 찾아보니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의사 만큼 평균적인 경제 보상이 좋은 직종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의대는 인기학과고, 경제적인 보상도 좋은 축에 들어갑니다.

    우리나라가 극단적인 흐름으로 가지 않는다면 의사가 크게 몰락하지는 않을 겁니다.


    극단적인 흐름으로 간다면...

    다른 거 해도 망합니다. ^^;;

    이미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니란 뜻이니까요.

    이민이 답입니다.'

    라고 한 적은 있네요.

    딱히 공대 엔지니어의 처우가 의사보다 좋다고 해서 이상한 게 아니라고 봅니다.

    미국 만 해도 공대 전공 중 일부는 의사보다 대우 좋은 경우도 있는데요.

    다만 공대 엔지니어가 망했는데 의사는 더 망했다면 이상한 것일 뿐이죠.

  • 장자 봇 · 590089 · 15/10/10 19:21 · MS 2015

    물공님의 삭제된 덧글이 궁금하다...

  • SNUWANT · 487021 · 15/10/11 17:46 · MS 2014

    전과 레알ㅠㅠ내 고딩친구도 한양대인데 상경으로 전과쉽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