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간다:) [566397] · MS 2015 · 쪽지

2015-10-09 21:37:50
조회수 285

언어 기출문제 해설 부탁드려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623223

한국사 연구에서 임진왜란만큼 성과가 축적되어 있는 연구
주제는 많지 않다. 하지만 그 주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지나치
게 편향적이었다. 즉, 온 민족이 일치단결하여 ‘국난을 극복’
한 대표적인 사례로만 제시되면서, 그 이면의 다양한 실상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의병의 봉기 원인은 새롭게 조
명해 볼 필요가 있다.
종래에는 의병이 봉기한 이유를 주로 유교 이념에서 비롯
된 ‘임금에 대한 충성’의 측면에서 해석해 왔다. ⓐ실제로 의
병들을 모으기 위해 의병장이 띄운 격문(檄文)의 내용을 보면
이러한 해석이 일면 타당하다. 의병장은 거의가 전직 관료나
유생 등 유교 이념을 깊이 체득한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이러
한 해석은 의병장이 의병을 일으킨 동기를 설명하는 데에는
적합할지 모르지만, 일반 백성들이 의병에 가담한 동기를 설
명하는 데에는 충분치 못하다.
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느닷없이 임진왜란을 당했던 데다가,
ⓑ전쟁 중에 보였던 조정의 무책임한 행태로 인해 당시 조선
왕조에 대한 민심은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백성들이 오로지 임금에 충성하기 위해서 의병에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임금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논리로 가득한
㉠한자투성이 격문의 내용을 백성들이 얼마나 읽고 이해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의병의 주축을 이룬 백성들
의 참여 동기는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
의병들은 서로가 혈연(血緣) 혹은 지연(地緣)에 의해
연결된 사이였다. 따라서 그들은 지켜야 할 공동의 대상
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래서 결속력도 높았다. 그 대상은
멀리 있는 임금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가족이었으며, 추
상적인 이념이 아니라 그들이 살고 있던 마을이었다. 백
성들이 관군에 들어가는 것을 기피하고 의병에 참여했던
까닭도, 조정의 명령에 따라 이리저리 이동해야 하는 관
군과는 달리 의병은 비교적 지역 방위에만 충실하였던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일부 의병을 제외하고는 의병의
활동 범위가 고을 단위를 넘어서지 않았으며, 의병들 사
이의 연합 작전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의병장의 참여 동기도 단순히 ‘임금에 대한 충성’이라는 명
분적인 측면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의병장들은 대체로 각 지
역에서 사회ㆍ경제적 기반을 확고히 갖춘 인물들이었다. 그러
나 전쟁으로 그러한 기반을 송두리째 잃어버릴 위기에 처하
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의병장들이 지역적 기반을 계속
유지하려는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유교적 명분론과 결합하면
서 의병을 일으키는 동기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한편 관군의
잇단 패배로 의병의 힘을 빌리지 않을 수 없게 된 ⓓ조정에
서는 의병장에게 관직을 부여함으로써 의병의 적극적인 봉기
를 유도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관료가 되어야 양반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당시의 상황에서 관직 임명은 의병
장들에게 큰 매력이 되었다.


문제: ⓐ~ⓓ 중, <보기>의 역사 자료 ㄱ과 ㄴ을 그 근거로 제
시하기에 적절한 것을 순서대로 배열한 것은?
<보 기>
ㄱ. 왜적이 대동강변에 나타나자 조정의 대신들은 피난을 떠
나기 위해 먼저 평양성을 나섰다. 이에 성안의 아전과 백성
들이 난을 일으켜 칼을 빼어 들고 그 길을 막으면서 크게
꾸짖어 말하였다. “너희들은 평소에 나라의 녹봉만 훔쳐 먹
다가 이제 와서는 나랏일을 그르치고 백성들을 속임이 이
와 같으냐?”
ㄴ. “진실로 기운을 내고 떨쳐 일어나, 우리 조상 임금님들께
서 남기신 은덕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창고에 가득한 물건
과 벼슬자리를 나는 아끼지 않을 것이다. 살아서는 아름다
운 칭송이 있을 것이고, 자손에게까지 은택이 흘러 전해질
것이니, 어찌 훌륭하지 않으랴!”
① ⓐ - ⓑ ② ⓑ - ⓐ ③ ⓑ - ⓓ
④ ⓒ - ⓐ ⑤ ⓒ - ⓓ


<궁금한 점> 보기의 ㄴ에서 조상 임금님들께 은덕을 저버리지 않을 꺼라는게 왜 d가 되죠?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십조루선생님 · 467928 · 15/10/09 22:07 · MS 2013

    음 궁금해하신 포인트는 정답의 근거로 사용될수없는데요, 그저 옛 사람들이 사용하던 예스런 표현(수식어구)로 보셔야해요. 선대 임금들에 대한 칭송/예찬/존경의 표현이라 보셔야합니다.

    굳이 뜻을 찾자면 '조상 임금님이 남기신 은덕'이라함은 대를 이어 나라를 다스려주신 은혜?쪽이 가깝겠네요.

    고전시가를 떠올려보시면 저런 수식어구들에 대한 이해가 쉬울것같습니다.
    ㄴ에서 말하는 화자(나)가 임금인것은 알고계시죠?

  • 십조루선생님 · 467928 · 15/10/09 22:12 · MS 2013

    아 다시 보니까 이상하게 생각햇네
    저거 조상임금들이 대대로 종묘사직을 이어다스려온 것을 은덕이라고 여긴듯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