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의킴 [1220114] · MS 2023 · 쪽지

2023-12-28 00: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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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리 부모님께 정말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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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1때부터 의대간다고 설치고 다녔었는데 

하락하는 나의 성적과 함께 그 꿈도 무산되고 말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약대는커녕 서울 상위 대학 

낮은 과들을 수시로 썼고 수능 이후에는 중앙대

공대 면접 갔다왔었다. 수시 쓰는 기간에도 그렇고 

면접 데려다주시면서도 그렇고 분명 나에 대한 실망이 

크셨을텐데 그런거 일절 말씀 안하시고 나한테 그 정도 

대학 가면 되게 잘한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오히려 내가 “아니야 못한거지...” 라고 말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면접장 건물 앞에서 마음 편히 잘하고 오라며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시던 그때의 그 따뜻한 포옹은 나에게 

단순히 면접에 대한 응원 그 이상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최초합 발표 이후에 주변 지인들, 친척들 대학 어떻게 됐냐고 

부모님께 연락 많이들 왔던 것 같은데 나는 5광탈 2예비인 

상황이었고 그런 것들은 어떻게 잘 말씀을 하셨었는지...

의대간다고 했던 아들이 그런 상황에 있다는 것을 

말씀은 하셨을까? 말씀하셨다면 말씀하시면서 

마음은 어떠셨을까.. 나 마음 아플까봐 나한테

“누구한테 전화왔었다” 이런 것도 말씀을 안하셨다.


나는 부모님께 내가 만약에 대학교 붙으면 1, 2월 독재학원 

다니고 3월에는 학교 등록만 해놓고 잠깐 다니면서 

사실상 ‘재수’를 해도 되겠냐고 여쭤본 적이 있었다.

나의 부모님은 네 뜻이 그렇다면 하라고 말씀하셨다. 

6->9->수능 치르는 동안 성적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을 

분명 알고 계셨음에도 그렇게 말씀하셨다. 


살아온 인생을 돌이켜보면 나도 나를 믿지 못하는 순간에 

부모님은 나를 믿어주신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이런 감정적 기반이 있었기에 나는 잘 버틸 수 있었고 

우리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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