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사이로뜨는유빙 [1136857] · MS 2022 · 쪽지

2023-12-27 0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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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죽음을 읽고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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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세 가지를 느꼈는데요..

1. 어렵다. 2. 파격적이다. 3. 위험하다. 였습니다

작가가 일단 옛날 사람 같긴 한데 어원, 역사, 문학, 심리학 등에서 높은 소양을 갖춘 거 같아요? 그래서 뭔가 읽는데 거부할 수 없는 느낌이 났어요. 그리고 아직 책을 다 읽진 않았지만 작가가 주장하는 바가 사회에 어쩌면 안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겠다, 특히 심신이 불안정한 사람에게는 엄청 안 좋겠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책 내용은, 대충 끄적여본 바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작가는 죽음의 논리라는 걸 부정합니다. 여기서 논리란 뭐, 그에 대한 이론이라 봐도 좋고 그것을 대하는 태도라 봐도 무방해요. 

세계의 논리들의 지도가 하나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 위에는 삶의 논리가 있을 테고, 자연의 논리도 있을 겁니다. 작가는 여기서 죽음의 논리란 삶의 논리 옆에 그려지는, 하나의 논리로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주장함요. 있음의 반대는 없음이긴 하지만 없음은 없음이지, 무언가의 존재로써 나타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죽음의 논리라는 것은 지도의 윗면이 아니라 뒷면에 그려지는, 존재하는 미지의 영역이에요. 물론 작가가 저의 이 표현을 맘에 안 들어할 것 같긴 합니다.. 말했듯이 없음은 없음이지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말함으로써 그 영역을 나타낼 수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없음은 있음과 대비되는 관계이긴 하지만 없음에 논리란 존재할 수 없으며 있음의 논리가 사라지는 날 이후의 지도를 정의하는 것이 없음=즉 죽음이라는 게 작가가 주장하는 거 같아요.


다른 주장에 대해 나름대로의 예시를 들어보자면, 세상은 빛이 들어오는 흰 방이고, 자살 행위자 혹은 자살 행위 결정자는 그 방 속의 암막 상자에 존재합니다. 빛이 밝은 곳에서는 이성이 제대로 작동하여 죽음을 삶의 끝, 즉 도피처가 아닌, 슬픔뿐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모든 것조차의 종말이라고 생각하는 한편, 암막상자 속은 빛이 비추지 않아 이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요. 그래서 작가는 흰 방에 존재하는 이들이 상자 속의 사람들에게 베푸는 모든 행위는 그 어두움에 색이 바래기 마련이고, 동시에 상자 밖의 사람이 상자 속의 사람이 느끼는 죽음을 알 수 없으며, 바로 그 때문에 죽음에 대한 논의는 상자 밖의 사람들(심리학자들?)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상자 속, 혹은 상자 속과 상자 밖에 동시에 속한 이들에 의해 시행되어야 한다는 거임요.

 여기서 작가는 이 사람들이 무언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자세히 뭘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의 말로 유추해보건데 이 무언가는 인간의 언어로써 표현할 수 없는, 그래서 언어가 제한하는 의식의 울타리 밖에 있고, 그러므로 정확한 답을 찾을 수 없지만 상자 속의 사람들이 어둠 속에서 그 형체를 더듬어 정체를 유추해나가 듯 이것에 대해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뭐 아무튼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자면 상자 밖의 밝은 방에 있는 사람들은 죽음을 터무니없는 것으로 생각할지라도 상자 속의 사람들은 그러한 관점을 지니고 있는 상태가 아니며, 

상자 속 사람의 입장에선 죽음의 논리가 실재하는 것이 되므로 우리 모두 한번 상자 속에 가서 이 자살이라는 놈을 파헤쳐보자..가 되는 듯요. 


근데 작가가 자살이라는 키워드에 한해서는 유독 학문을 배척할 뿐더러 저도 이에 대한 지식은 거의 전무하기에 완전히 받아들이기보다는 무슨 주장을 하는지나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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