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diodoctor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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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실지 모르겠지만 제 과거를 보는것같아 한번 끄적여보았습니다. 제 주관이 많이 포함되어있으니 이성적으로 판단하시길바라고 따님 꼭 잘되시길 바랍니다...저는 공부를 잘 하는 수험생(상위권)이 아님을 먼져 밝힙니다.
한가지 명심하셔야할것이 어머님 글에 댓글 다는 대부분은 고3, 기껏해야 20살 재수생(저두요)이 대부분일것이고 그중 고3들은 자신의 학교에 반감을 가진 학생들도 있을겁니다. 아직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당장 자기가 다니는 학교가 싫어서, 나도 자퇴하고싶어서, 선생님이 마음에 안들고 학교 시스템이 마음에 안들어서 자퇴하고싶은 고3학생들도 어머님 글을보고 댓글을 달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사람들은 당연히 자퇴하라고 말할것이죠. 잘생각하셔야할겁니다. 저도 고3때 공부한다고 친구를 하나도 사귀지않고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매일 맨 뒤 구석에 혼자 앉아서(짝없이) 그렇게 살았습니다. 애들이랑 친해지지도않고 혼자 찐따쳐럼요. 저도 고3때 전과목이 5등급이었습니다. 고3이 되자 뜬금없이 너무 간절하게 연대에 가고싶었습니다. 하지만 1년 했다고 오르지 않더라구요.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수능에도 비슷한 점수를 받고 재수중입니다. 지금 고3시절을 돌아보면 후회뿐입니다. 공부를 더 열심히 하지 않은 후회가아닌. 고3때 더 행복한 추억을 만들수있었을텐데, 좋은 친구도 사귈수있었을텐데 하는 후회들말입니다. 고3인데도 반 뒤에서 축구하고 배드민턴하고 쉬는시간이면 핸드폰르로 음악 크게 틀어놓고 노래하며 쳐 노는 아이들을 혐오하고 학교 시스템을 혐오하고 선생님들이 못가르친다고 싫어하고. 그들도 제가 그들을 이렇게 본다는걸 다 알았겠죠. 결과적으로 전 실패했습니다 수능도. 인생에 한번뿐인 열아홉. 고3시절도요. 저의 열아홉은 남은게 없습니다.
물론 제가 현역(고3때) 수능을 실패했기때문일수있고 아마 그 확율이 높을겁니다. 제가 현역(고3때) 연대를 갔으면 지금도 고3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을 호구라고 생각하고있을것이고 여전히 그들을 무시하고 학교를 쓰레기라고 개무시하고 다녔겠죠. 하지만 저는 수능을 실패했고 길가다 고3 같은반이었던 아이를 만나면 인사도 하지않는 그런 사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자퇴를 함에있어서 수능을 잘본다는것이 필연적이라면 괜찮다고 보지만 현제 등급대를 현실적으로 고려해보면 소중한 열아홉 평생의 마지막인 고등학교생활을 거는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제가 부모님 경재상황을 모르지만 경제적 상황이 된다면 저같으면 지금부터 재수준비를 하겠습니다.
수능에 스트레스받으면서 아이들을 증오하면서 혼자 걷는 그런 고3이 아닌 마음을 조금 여유롭게 먹고 기초부터 천천히 하는 그런 준비요. 그리고 그 여유를 가지고 친구들과 조금 더 행복한 고3시절을 만들거같아요.
그리고 모의고사가 5등급이라면 수학같은경우에는 중학수학부터 다시 들춰봐야하는걸로 압니다...높은 건물을 세우려면 그 높은 건물에 맞먹는 높이만큼 땅을 파야하는것처럼 기반이 튼튼해야 합니다 지금 어떻게 공부를 하고있는지 모르지만 1년은 생각보다 짧아요... 저는 고3때 땅만 파다가 벽돌은 쌓아보지도 못하고 끝났습니다. 워낙 공부를 안했었거든요.. 혼자공부했기때문에 비유하자면 100층짜리 빌딩을 세울건데 삽으로 땅을팠고 철근을 까는 방법도 몰랐던겁니다. 인강을 들었지만 인강을 듣는 방법을 몰랐고 공부를 하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1년이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정말 공부 방법을 정확히 알고있고 척척척 공부를 해나아간다면 1년도 긴 시간이지만 글쎄요.. 예전엔 공부를 잘 했다니 이건 본인이 판단해야 할 문제같네요.
어쨋든.. 고3때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놔야 재수를 해도 버틸 힘이 납니다. 벌써부터 그렇게 외롭고 힘들면 만약 재수를 하게되면 너무 힘들어요 저는 집안 경제상황띠문에 독학재수(도서관)를 아무도 모르는데서 하루 세끼 혼자 밥먹으면서 혼자하는데 정말 너무 힘듭니다.. 친구도, 추억도 없이, (좋은 사람이던 안좋은 사람이던)옆에 누구 없이 혼자 무언가 한다는건 상상 이상으로 힘듭니다...
하지만 (중요)공부하는방법을 알고 의지가 매우 강하여 누가 잡아주지않아도 혼자 잘 하는 학생이고. (중요)#외로움을 잘 타지 않고 혼자가 편한 학생이라면# 자퇴도 한번 고려 해 보는것도 괜찮을것같아요 하지만 만약 수능이 실패한다면 잃는것이 너무 많다는것은 꼭 생각해주세요.....
저는 자퇴도 하지않았지만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이글은 재수를 추천하는 글은 아닙니다 재수 극혐입니다.
저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하신분은 태클많이 걸어주세요 문제가 많은 글일시에는 빨리 삭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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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진심어린 조언....
제가 하고있는 후회랑 똑같네요... 공감 ㅠㅠ
저도 재수생입니다. 저는 졸업사진으로 가장 유명한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글쓴이 분 말대로 19살의 소중한 추억이 있기에 힘든 1년 나름 잘 버티고 있는것 같습니다. 어떤글을 쓰셨는지는 모르겠고 못 읽어봤지만, 고3에서 느끼는 추억, 경쟁자가 아닌 같이 공부하는 동행자로 느껴가는 감정들은 앞으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수험생활은 기나긴 외로움의 싸움이더군요...
님은 졸사 어떻게 찍으심??
고기먹는 스님이용
주변에 최상위권 친구들중에 9월달에 학원 나온애들도 그 60일 못버텨서 풀어지는데
5등급 학생이 2~3년동안 우직하게 공부해서 의대를 간다? 개인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한 듯 싶습니다.
저도 공감입니다!!!!!!!
공감공감
걍졸업은 하는게 나을거같은데
진짜 공감.. 20살 독재생으로써 정말정말 공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