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의고사 [346772] · MS 2010 · 쪽지

2015-09-26 0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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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개작시, 『쉽게 내어진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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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내어진 수능  


기자회견장에 평가원장이 속살거려
정시 합격은 남의 얘기

 


재수생이란 슬픈 천명인줄 알면서도
한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국민 신용카드를 받아

 


EBS 수특을 끼고
늙은 강사의 강의를 들으러 강대에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학종은 가기 어렵다는데
수능이 너무 물로 나온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서울대는 남의 나라
TV에 기자회견이 속살거리는데

 


수능의 본질을 밝혀 요행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수능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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