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망함)재수를 한번 더할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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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설명하기에 앞서 잠깐의 자기소개를 해보려합니다 긴글이 될텐데 다 읽어주실분들에게 미리 감사인사 드립니다 나이는 이제 만으로 스물 두살이고 .. 한국식으로는 스물넷이 되겠네요.. 학생시절에 아예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고 게임이나 마음 편하게 하고 살았습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 그런것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공부와 나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고 앞으로 성인이 되어서 내가 잘 맞는 일이 알아서 내게 굴러들어오듯 평탄한 인생을 살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시간을 죽이다 보니 어느새 성인이 되었고 남은것은 친구들에게나마 자랑할 게임 순위 그런것 정도겠네요 제가 생각한것처럼 아무것도 할줄 아는게 없는 저에게 사회는 그렇게 다정하지 않았습니다 뭐 하나 제대로 할줄 모르는 제가 할수있는 일이란 모두 제 성에 차지 않았어요 제 주제에 능력을 과대평가 하고있던거죠
그렇게 성인이 되어서도 알바를 전전하며 페인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고 보다못한 부모님이 군대라도 빨리 가라 하셔서 반년정도를 놀다 공군에 입대하게 됩니다 여기가 저의 처음 전환전이 되겠네요 군대 내부에서 운빨이 터져서 자격증 하나 없이 높은 성적으로 상위권 자대에 가게 됩니다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냥 태블릿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들어간것 뿐인데 말이죠
그곳으로 가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저보다 나이가 많았고 정말 다 들어본 유명한 대학 출신들 그리고 그분들이 여유 시간에 하는 공부는 상상도 해보지 않았던 임용.. 행시.. cpa 심지어 복무 중에 1차를 붙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분들은 꿈을 쫓아 달리고있었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허투로 쓰지 않았습니다. 해당 집단에 있으면서 점차 공부에 관한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전역 후 제대로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에도 공부를 제대로 하는 친구들이 많아 많이 물어보고 독학 재수학원에서 준비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때 기본기가 이차방정식 합공식 지수법칙 진짜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23년도 수능은 전역 직후 공부를 독학 재수 학원에서 준비했습니다 3개월 정도 했고 47445
당연히 잘본 성적은 아니지만 태어나서 10시간씩 앉아서 무언가를 열심히 끄적여본적이 처음이었고 이정도해서 일년 더하면 더 좋은곳을 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나이가 계속 차고 있지만서도... 내가 제대로 더 한다면 더 잘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다음년도에 3월까지 알바를 하다가 3월 이후 시작해 하루에 10시간씩 수학만 했던것 같습니다 시간 비율은 수학 7 영어 2 국어 1 이정도 맞췄던것 같습니다 평일 아침 8시에 항상 나가 밤 10시 돌아오는것은 항상 지켰습니다 주말은.. 솔직히 논것 같네요 열심히 할떄는 하루만 쉬고 피곤할때는 이틀씩 쉬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6모를 보고.. 6모는 65455 9모는 25425 이런식으로 성적이 나오게 됩니다 정말 미치도록 한 수학은 6개월을 하고도 성적이 그대로인걸 보고 9모때 거의 정신을 놔버리고 사탐만 설렁설렁 했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국 나온 성적이 55634 ..ㅋㅋ 일년을 더 했다고는 믿기지가 않는 성적이네요 부모님 지원 다 받아가면서 용돈에 학원비에 메가패스에.. 이 성적으로 세상 끝에있는 이상한 간호학과는 갈수 있다고 합니다 영어가 9모에서 67점으로 아슬아슬하게 3등급을 못하고 국어도 나름 잘봐서 수능에서 제가 뭐라도 될줄 알았는데 하하..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욕이든 현실이든 여러분의 의견 감사히 받겠습니다 조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가로 여자친구가 서울 상위권 대학에 다니고 있어서 같이 대학생활하고 싶은 마음도 컸습니다 집에서 다시풀고 1 나와서 국어 잘본줄 알고 나 잘본거 같아 이지랄 했는데 그냥 세상이 빙글빙글 도네요 못해도 2는 나올줄 알았는데 분위기 보니 깨질것 같습니다 시벌 ㅋㅋㅋ
세상 끝 간호대나 지잡대 물리치료 정도 넣을수 있는것 같습니다 부모님을 그만하고 이제 살길 찾으라고 하시네요
하지만 제가 아무리 공부 머리가 없다고 해도 제가 방식이 틀리고 노력을 이상하게 했더라도 가슴에서 천불이 납니다
버티지를 못할것 같습니다 나이는 계속 들고있지만 제가 정말 간절히 원해본것을 이루지 못한 경험은 제 평생을 옥죄일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조언 비난 격려 무엇이든 감사히 듣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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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목표가 단순히 대학에 다니는것이라면 부모님 말씀대로 하시는게 맞습니다. 그정도 나이대시면 대학에 가서 뭘해서 어떤 진로로 갈지 정말 확고하게 결정하신 것 아니면 대학가서 흐지부지 시간보내게 될 가능성이 커요. 심지어 확고하더라도 막상 가면 1학년때 분위기가 다들 놀자판이라 휩쓸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목표는 솔직히 공부 하는 방법 자체와 오래 앉아있으면서 배우고 습득하는 그 능력 자체를 기르고 싶습니다 정말 고민을 오래 해봤는데 내년 그 한해를 연인 친구 핸드폰 게임 그 모든걸 포기하고 전념할수 있다면 시작해도 될까요? 결과는 모르지만 정말 모든걸 바친다면 후회하지 않을것 같기도 합니다.. 또 내년 가보면 모르겠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