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너무 거지같은데 살아지는게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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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정을 부디 내가 또 잊지 않기를 바라며*
수능 끝나고 재미있는 드라마 같이 보자고 했다.
첫마디부터 “네가 추천하는 건 재미없다.”로 말이 시작한다.
겨우 달래고 앉혀서 보는데 자기 핸드폰 보느라 정신없다. 오는 연락 없는 건 내가 안다. 찾아볼 것도 없다.
중간에 통화하러 갔다와야한다고 친구랑 수다 떨다가 온다.
나는 이거 보여주려고, 혹시나 또 재미없다고 할까봐 내가 미리 다 보고 내용요약까지 해서 며칠 간 프레젠테이션 하듯이 얘기한건데...
또 같이 못 본다고 핑계댈까봐 엄마 집에 없을 때 내가 집안일 다 해놨는데...
그러고는 내가 화를 내면 항상 하는 말은
1) 네가 다혈질이다
2) 왜 항상 엄마 말 안 듣냐
3) 재미없다고 하는 건 내 의견 아니냐 왜 니가 간섭하냐
등등
항상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된다. 한번도 열심히 봐준 적 없으면서...
내가 진짜 내가 추천하는 거 재미없으면 그려러니 하겠는데 진짜 내 말에 관심없어서 내가 재밌다고 한 드라마 나중에 들고와서 재밌다고 한 적도 많음.
이것 뿐만이 아님. 차에서 내가 아이돌 음악 틀기만 하면 시끄럽다고 끄라면서 신경질내서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 음악 듣는게 누구에게는 야동 보듯이 몰래 듣고 봐야하는 그런 거였음.
엄마 원하는대로 특목고 입학해서 신나서 고등학교 올라갈 때 귀 뚫은 적 있는데 뚫은 날 집 들어가는 입구에서 엄마가 강제로 잡아빼서 피 줄줄 나고 그랬음.
옷?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 아무것도 없음.
화장? 미쳤음?? 엄마한테 죽을 일 있음???
얼마나 나 못하게 하려고 했으면 한번은 이모가 비비크림이라도 좀 사주라고 한마디 했다가 엄마 꼭지 돌은 적 있음. (고2때)
등등 이런 이유로 어울리지 못한 탓에 초등학교, 중학교 때 왕따 당해서 어쩌다 쭈뼛쭈뼛 얘기하면 선생님 말 안 들어서 그런거라고 하는 부모.
그런데 여기서 제일 거지같은게, 나는 이러고 살아야 옳은 건 줄 알았음.
고등학교 때 기숙사 가서 처음으로 아이돌 음악 듣는 거 뭐라하는 엄마가 없고 그게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죄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음.
그래서인지 나는 아직도 화장을 엄마 앞에서 못함... 애초에 화장하는 것도 잘 못함.
기술적인 부분도 부족한데, 그냥 꾸미는 게 나에게는 죄악인 느낌이 너무 강함.
내일도 제발 먹을 거 하나 양보해줬다고 고마워하면서 그거 받아먹으면서 좋은 사람이라고 망각하지 말자... 너 부모 때문에 우울증에 메니에르병까지 앓은 사람이다... 제발...
*이러고는 또 관심 조금 줬다고 고마워하고 있을 내일의 나를 너무 잘 알아서 그냥 너무 인생이 거지같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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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았어요.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빕니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