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박탈감<<- 이거 어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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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음슴체로 이런저런 얘기 좀 해볼게요.
현재 19살 현역이고 의대 목표로 수시 챙기다가 벽을 실감하고
점점 약대~스카이 보건 생명계열쪽으로 목표를 잡았음.
(그것도 현재 상태에 비하면 매우 과분하긴 하지만..)
내 원래 계획이 수능 엄청 잘 쳐서 정시로 스카이 갈 성적 만들고
면접준비 안하는 거였는데(면접있는건 적정~하향지원 대학뿐이었음)
수능 최저만 아슬아슬하게 맞추고 중경외시라인 면접준비하고 있는 현 상황이 너무 싫었음.
거기 1차 붙었을 때 엄청 감사하긴 했는데(정시로는 못갈 성적이니까) 그때뿐이었던 것 같음
최저 못 맞추고 다 떨어지는 상황에 비하면 매우 감사한 일이긴 하지만
목표에는 못 미치는 결과였어서 실망감이 컸음..
이틀 전에 스카에서 면접준비하다가 저녁에 너무 힘들어서 밖에 나와서 좀 걸었거든.
면접준비 자체가 힘들었다기보다는 타인과의 비교로부터 오는 상대적 박탈감때문에 많이 힘들었음.
아낌없이 지원해주시고 수능날까지 같이 애태우셨을 엄마아빠나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준
주변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나 자신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그랬음.
속으로 재수or반수 성공한 가능세계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서울대 축제에서 뉴진스 ETA
공연하는 것을 들으며 '어머니 아버지, 자랑스러운 아들이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에 왔습니다'
뭐 이렇게 외치는 상상했는데 눈물이 ㅈㄴ 나더라 하....
앞에서 말한 상대적 박탈감의 가장 큰 이유는 인스타 스토리였음.
평소에 친구들 인스타 스토리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일단 의치대는 너무 높고 나랑은 크게 관련이 없어서 친구들이 거기 면접가는걸 봐도
아무 생각도 안 드는데, 스카이나 약대같이 내가 쓴 대학들이거나 내가 현실적으로 꿈꿨던
대학 같은건 너무 비교되고 자괴감이 들었음.
(스카이 쓰긴 썼는데 1차 떨어진 곳도 있고 점공 점수도 낮게 나와서 별 기대는 안하는 상황임)
넘사벽 의치대 goat 친구들한테 상대적박탈감을 느끼지도 않았고
나보다 낮은 대학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우월감을 느끼지도 않았음.
단지 나보다 조금 더 높은 정도의 대학 면접을 가는 친구들로부터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음.
스카이 면접 간 거 올리는 친구들 보면서 나는 지금 스카이 면접을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사람인데
왜 중경외시 면접을 준비하고 있나...싶고 그냥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싫었음.
여기서 더 슬펐던 것은 내가 이런 감정상태에 있다는 것을 친한친구들한테 말하고 조언을 구하고 싶어도 친한 친구들이 그 면접보러 간 친구들이니까 어디 말도 못하고 마음 속에서 삭일 수밖에 없다는 거..
그러다가 결국 현타 존나 오고 그 생각때문에 인생이 피폐(?)해지는 것 같아서 인스타도 지워버림.
수능 전까지는 감정기복 거의 없이 평온을 유지하면서 공부에만 전념했던 것 같은데
이젠 뭐 수미잡 이런 것도 없고 1년을 더 어떻게 기다려 이런 생각만 든다랄까....
오늘 반에서 면접준비하다가 울적해서 1학년 때 담임 해주셨던 은사님(매번 정말 감사한 분)이
갑자기 보고싶어서 교무실로 터덜터덜 내려갔는데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마음이 좀 나아지긴 했어
지금 네가 1차합 한 그 대학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던 기회였다는 것
네가 지금 느끼는 그 감정들은 네가 앞으로 사회에서 너보다 못한 사람,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그들을 이해하는 데에 분명히 도움이 될 거야.
그러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려고 하늘이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었나보다 생각하자
그러니 현재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렴
인생 살면서 새옹지마라는 말의 의미를 느끼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이 일들이 너에게 꼭 필요한 일이고 어쩌면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란 걸 잊지 마.
마음 다잡고 열심히 면접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참.. 씁쓸하네요
내년에 정시로 도전 한번 더할 생각인데 상대적 박탈감때문에 그냥 힘듭니다.
19년 밖에 안 살긴 했지만 인생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하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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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읽어봐도 그간 하셨던 마음고생이 잘 느껴지네요ㅜ 고생 많으셨습니다.
예전 생각이 나서 주저리주저리 써볼게요...ㅎ
결과와는 상관없이 지금 하는 타인과의 비교는 어찌보면 당연한것이고, 앞으로 살면서 그런 마음들을 성숙하게 떨쳐낼 인간이 될 것인지 혹은 그런 마음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나중에 자녀에게까지 그 열등감을 강요할 사람이 될 것인지는 앞으로 우리의 노력이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전교 중하위권이었던 때가 있었고 그때는 서성한이 꿈의 대학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점수가 막상 되고 나니, 고3 올라갔을 때는 연고대가 가고 싶었고, 9평을 잘 쳐놓으니 다음은 의대가 눈에 들어오더랍니다. 그렇게 현역 정시 지거국 의대를 갔더니 옆동네 메이저 의대생이 너무 부러웠어요. 그래서 수능판에 발을 한번 더 들이기도 했죠.
이제 와서 생각이 드는 건, 과연 그때 제가 메이저의를 간다고 해서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마음이 해소가 되었을까... 글쎄요 아마도 학회 가서는 설의 연의한테 열등감 느꼈을것 같습니다. 그러면 설의를 갔다면요!? 공부 잘하는 옆 동기한테 열등감이 들었지 않았을까요 ㅎㅎ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찾고 싶어하는 무의식적인 욕구가 엄청 강한 것 같아요. 그래서 진정한 가치를 찾지 못했을 때는, 그것을 보상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남들과 비교하면서라도 내 가치를 만들어내는거죠.
아마 선생님도 언젠가 진짜 하고싶은 꿈을 찾고 스스로의 가치를 찾게 되었을 때 비교를 내려놓으실 것이고, 그때 이 날을 돌아보며 꽤나 큰 깨달음을 얻으실 수 있을지도 몰라요. 포기하지 마시고 최선을 다하시길 응원할게요!
열등감이라는 게 아직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스스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렇게 타인과의 비교로 꺾이는 순간이 올줄이야...ㅠ 어제는 열등감도 그렇고 면접준비도 해야되고.. 그냥 좀 힘들어서 대한민국 군가 들으면서 런닝머신 뛰었었거든요ㅋㅋㅋㅋㅠㅠ 비교를 시작하면 정말 끝도 없는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진짜 하고싶은 꿈을 찾고 스스로의 가치를 찾게 되었을 때 비로소 비교를 내려놓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씀 듣고 보니 무의식적으로 제 가치를 찾기 위해 비교라는 선택지를 찾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항상 염두에 두고 스스로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며 살겠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고등학생의 하소연 글에 답글을 남겨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마음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고 남은 면접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인스타 지워야됌 래알
레알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