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과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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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늘 하루를 버릴 수 없는 이유
종교가 없는 나지만,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해 꽤나 많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정말로 신이 존재할까라는,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누군가는 전 생애에 거쳐
던질 생각.
우리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천사가 우리의 인생을 판단할 수도 있고 어느 영화처럼 염라대왕이 우리의 인생을 재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도 바쁜지라, 그 깊이와 넓이를 모를, 우리의 인생 전부를 보고, 우리의 삶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그들은 아무 단위나 고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1년 2월의 어느 날 우리의 24시간을 보는 것이다. 그날 우리는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있을 수도, 누군가에게 화를 내고 있을 수도, 어떤 상을 받고 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들은 우리의 그 하루를 보고판단을 내릴 것이다.
너무 성의 없지 않냐고? 전혀.
나는 그 하루가 우리의 인생을 어느 정도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나'는 아무리 운이없는 날이라 하더라도 '나'이며, 아무리 운이 좋은 날이라도 '나'라는 것이다.
'프랙탈'이란 것이 있다. 프랙탈은 부분이 전체의 형상을 반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해안선의 작은 부분을 아주 크게 확대하면 그 모양이 전체 해안선의 모양과 비슷하다는.
내가 프랙탈을 보고 느낀 건, 인생이란 건 마치 프랙탈과 같아, 나의 하루는 내 인생 모두를 담고 있는 것이아닐까하는 생각. 그리고 인생이란 게, 하루하루가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지, 어떤 '삶의 목적'을 위해 하루하루를 희생하며 살아가는 게 아니지 않을까하는 생각.
'오늘 하루 정도는 괜찮잖아'는 안일한 생각을 내가 지양하는 이유도,
오늘의 무게를 내일의 무게보다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이유도,
어떤 일의 결과만큼이나 과정을 소중히 다루는 이유도, 다 같은 이유
삶의 끝에 대해 아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에서이다.
모두가 삶의 끝이 어디일지, 삶의 끝이라는 게 있는지 모르기에
매일매일이 삶의 제목이고 하루하루가 삶의 끝인 듯이 살아가고 싶다.
출처 -SimPa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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