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 패스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인터넷을 통해 만났었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526971
이틀 전의 일이네요. 지금은 새벽이니 하루 지난걸로 치면요.
수험생임에도, 수시나 대학에 대해서 굉장히 문외한이라. 반성하고 최근들어 이것저것 많이 질문하며 가벼운 주제로 글을 써왔었고
처음 학교와 가정 관련된 글을 썼었기에 더 이상의 무거운 글은 쓰지 않으려 했었습니다만.
자기 소개서를 쓰면서 생각이 많아져 잠시 펜 잡고 글 쓰는 심정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게 되네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틀전입니다.
어디라고는 못 밝히겠지만 어린 학생들이 모여 대화하는 커뮤니티에 들어갔었습니다.
그때는 새벽 4시였고 저는 모 대학의 자기소개서 4번을 쓰다가 쿠크 멘탈로 인해 잠시 헛짓거리를 하려 한 것이었는데, 그게 사건의 발단이었네요.
'사이코 패스인 사람만'이라는 제목의 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평소에 심리라던지, 그런 메카니즘에 굉장히 관심히 많았던 저였기에 그 방에 들어갔고, 컨셉질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떠나 그냥 그 방 호스트가 하는 말을 보고 있었습니다.
중학생 짜리 여자애로 보이는 유저가 계속 호스트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면서, 자기는 칼같은 걸 보면 입꼬리가 올라간다는 둥의 소위 중2병 스러운 말만 계속 했고
호스트는 아주 객관적이고 냉철한 문체로 답변해주면서 그건 싸이코 패스가 아니라 개인차이의 선호도며 느끼는 감정이 다르니 뭐라 말은 못하겠다는 식으로 말을 했습니다.
다양한 질문이 들어오는 족족 객관적인 태도로 감정의 개입 없이 냉철한 문체로 말을 이어가는 호스트의 모습을 보며, 호스트 이분은 정말 보통 사람과는 달라보였습니다.
대부분이 컨셉질을 하거나, 중2병스러운 멘트를 날린다거나, 아니면 사이코 패스라는 것에 대해 '중2병'과 연관시키며 호스트에 대한 반감을 표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객관적이며 냉철한 태도와 더불어 이상한 사고의 흐름을 갖고있어 보이는 호스트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단 생각에 말을 걸었습니다.
처음 대화는 간단합니다.
사이코 패스 치료를 3년간, 우울증 치료를 2년간 받았다 하시길래 그럼 그 치료 과정은 어땠냐고 물어봤고
흔히 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우는 지식에 대한 주입식 교육법을 통해, 자신도 사이코 패스에서 정상인의 범주에 들어가기 위한 옷가지들을 선생님이 입혀주는 대로 입어왔다는 대답들을 들었습니다.
말씀을 계속 들어보니, 사이코 패스'였을' 당시에 했던. 발에 못을 찔러 관통시킨다던 등의 자해 수준을 넘은 자학들은 전부 본인의 궁금증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남을 해치고 말고 하는 그 속에선 감정의 개입 없이 단순히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하셨습니다.
저로써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습니다만 옹호하는 입장에 서서 계속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런 치료 후에 그 분은 이제 '예전의 자신이 했던 행동'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다 하셨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 상당히 궁금했던 저는 계속 대화를 통해 이해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은 치료를 통해 자아가 두개로 갈라졌다 표현될 만큼 이분법적인 사고를 갖게됐다 하셨습니다.
주입식으로 교육받고, 그게 당연시 여겨질 때 까지 교육받고, 그 후엔 이제 예전의 일들을 교육받은 기준에서 판단하고 '그 기준'에 의해 예전 자신이 겪었던 일, 행동했던 것들에 대해서 이해가 안가게 된 것 같아 보였습니다.
이분께 정확한 대답을 얻고자 '우리 인간이 살아가면서 배우는 도덕적 가치관에 의해 형성되는 도덕적 판단과 같은 맥락이냐'라고 묻자 맞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우리 정상인의 범주에 들어가는 '제 1의 사고'라고 하시더라구요.
그 이면에는 사이코 패스들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고 회로가 숨어있었구요.
치료는 이렇듯 '완전한 보통 사람들의 범주로 포함시킬 순 없고, 단지 그 위에다 보편적인 색깔을 입혀 가려놓은 것 뿐'이 었단 것을, 한계가 컸다는 것을 그때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분의 입장에서 생각하니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 하려고 많이 노력했고, 이해가 됐기에 공감을 했다하지 저 역시도 보편적인 사람이기에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많더라구요.
제가 글을 쓰게 된 이유 역시 그 부분들 중 하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가정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으셨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가장으로써 가정을 지켜야 했음에도 많은 가정폭력과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넘은 이상한 행동들을 통해 본인을 힘들게 했다고 하더라구요.
그 당시에는 힘든줄도 몰랐던 일들이, '주입된 기준'을 통해 힘들었던 일이었음을 치료 후에 깨닫게 됐다고 합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사이코패스들은 본인들의 생각과 사고가 '당연한' 건줄 압니다. 우리 역시 우리의 사고가 당연하다 생각하고요.
본인들의 사고에서 그냥 흘러나온 것인데, 누가 거기에 대해 이질감을 느낄까요?
당연시 여겨왔고 정상이라 여겨왔던 것은 보편적인 것들에게 뭉게졌고, 본인들은 이제 '사이코 패스'라는 비정상적인 범주에 포함시켜지게 된 것입니다. 하루 아침에 말이죠.
그 속에 갖힌 억압된 감정을 저는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단지 그 감정을요.
'사이코패스는 사회의 악이다!'라는 생각을 다 빼고, 담백하게 그냥 '억압된 자의 감정'을요.
이렇듯 위에서 말씀했다 싶이 본인들이 당연시 여겨왔던 '정상적인' 범주에, 아버지가 구사한 폭력 역시 사이코의 기준에서의 '정상'에 충족됐던 행동들이었고
그래서 그 당시에는 잘 몰랐다고합니다. 그 후에 알게된 거구요.
아버지를 살해할 마음이 크다 하시더라구요. 뭐라 말씀을 드릴 수가 없어 회유하려곤 하지 않았습니다.
계속 저는 '그럼 어머니는 생각 안해보셨냐'는 식으로 '단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할 뿐이다'라며 물어봤고, 그 분은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어머니가 모르게 완전 범죄를 치밀하게 구상한 뒤 살해할 것이다'라고 말이죠.
정말 이 대답을 듣고 '사이코 패스가 맞겠다'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저 또한 오르비에서 써놓은 글을 보면. 가정 폭력으로 인한 이혼 가정의 자녀이고,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분께 제 가정에 대해서 짧게 언급하면서 '저는 아버지를 용서할 순 없지만 떳떳히 잘 살아라고 기도는 하고 싶어요. 당당한 주체로서 과거의 잘못, 피해의식은 다 떨쳐버리고 살아가길 바라고 싶어요. 그 쪽은 그런 생각은 추호도 들지 않나요?'라고 물어봤고, 위와 같은 대답을 이어가면서 결론은 '살해한다' 였습니다.
더 이상의 회유와 계몽은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묻지도 않았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치밀한 계획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테니까요.
살해를 한다해도 심리 장애를 치료한 기록이 있는 아들에게 화살이 쏠릴텐데, 어찌 그 상황 속에서 완전 범죄를 꿈꿀까요.
사이코 패스이기 이전에 그냥 어리숙해 보였던 학생 같았습니다.
혹시 이 글 보신다면 절대로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다른 방법을 모색하세요.
'만약 그 살인이 아들의 소행임을 알게 된다면, 어머니의 심정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했는가? 어머니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헤아려 봤는가?'라고 물었던 저의 대답에 '어머니 역시 아버지를 싫어한다'라고 대답했던 그 어리석음을 인정하세요.
그 당시에는 회유하지 못했던 저의 잘못도 있지만,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귀를 닫아버린 본인한테도 문제가 있음을 자각하세요.
사이코 패스라는 범주 속에 인정하며 살아온 당신 역시 일반 사람들이 사이코 패스라며 범주화시키고 억압시키고 비정상이라 손가락질 한 것과 피차 다를게 없어요.
하고 싶은대로 살려하는 똑같은 인간 주제에 피해자인 척 하면서 코스프레질 하지 마시란 소릴 지금에서야 합니다.
결국 인간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존재니까요. 모든 생명이 마찬가지구요.
다만 정말로 안타까웠던 것은.
모든 사람들 속에서, 차이를 갖고 있고 이를 통해 보편성에 어긋나는 '비정상적인' 존재로 손가락질 받고 차별받는 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이코 패스는 사회에 대한 악영향을 끼치므로 당연히 차별해야한다는 같은 방 사람을 향해 한 번 의문을 던졌습니다.
'사회라는게 대체 뭔가. 사회 체제를 흔들면 그게 악인가?'
대체 악은 뭘까요?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국가라는 허구의 틀에서 남들이 만들어낸 사회 속에 법과 규칙을 준수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그 법과 규칙을 잘 준수하는 사람은 예의바르고 착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반면에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 하죠.
우리 언어와 도덕적 판단 속에는 '집단'과 '보편성'이 존재합니다. 아주 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요.
그 방에서도, 선악을 구분짓는 잣대 역시 '사회'와 '보편성'에서 비롯되더라고요.
저는 사이코 패스가 저지르는 사회적 악영향에 대해서 옹호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국가를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서 옹호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나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예전부터 왜 내가 그들에 대해 나쁘다 판단할까? 사회란 대체 무엇이며 왜 내 사고 속에선 이 보편성과 사회라는 것이 주를 이루며 지배적인걸까? 에 대해서 많은 고뇌를 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사회 체제'를 이어나가기 위해 기계적으로 학습되어 사고 활동에 제한이 생긴 걸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했었습니다.
그 사람이 사이코이든 아니든 차별받는 다는 점과, '보편성'에 어긋나 '진리'를 잃고 '비정상'이라고 삿대질 받는 것에 대해서는 동정심을 갖고 한참이나 그 방에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는 과정 속에서 계속 저는 '계몽적인 요소는 절대 없다. 단지 호기심이다'라며 밝혀왔구요. 지금도 같은 입장입니다.
사회를 개혁하고, 국가를 허물자!라고는 절대로 생각 안해봤습니다. 단지 그냥 호기심에 불과하지요.
해가 밝을 때까지 이어졌던 대화가 끝이 날 무렵, 자신을 이해해 줘서 고맙다는 그 사람의 말이 아직도 가장 뚜렷히 기억납니다.
절대로 이해 못합니다. 저는 당신이 아니니까요. 다만 그 입장에 서서 이해하려고 노력한 것이구요.
아버지를 살해한다? 절대로 이해 못합니다. 저 역시 이 사회에 녹아든 힘없는 한 인간에 불과하니까요.
당신이 사이코 패스라 해서 다르고 특별하다곤 절대 생각하지 마세요. 앞서 밝혀왔던 것을 결론짓자면 당신은 특별하지도, 다르지도 않습니다. 제 기준에서는요.
모든 사람과 같다고 생각하며 사세요. 본인에게 누가 되는 행동에 대해선 깊게 생각해보시고 행동하세요.
대화해보니 머리가 조금 좋으신 편이라 생각되었지만, 지혜롭지 못하고 어리석은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과정이 어떻고 결과가 어떻든, 본인이 사이코 패스든 아니든, 본인 역시 나는 특별하고 보편성에 어긋난다는 식의 범주화를 통해 본인 행동에 있어 합리화 시킬 구실을 만들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냥 물 흐르듯이 살아가면 그만이라 생각합니다. 다르고 어떻고 보편성에 어긋나고는 중요하지 않네요. 살아감에 있어서는요.
끝에 도달하고 죽음에 이르게 되면 결국 우리 모두는 같은 존재임을 인식할 거라 생각합니다.
죽음의 앞에서는요. 삶과 자연의 앞에서는요.. 다 똑같은 존재입니다.
무기력하고 힘없는 존재...라 생각합니다.
이 새벽에 제가 뭔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 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반감을 갖고 댓글을 달 것 같다는 느낌도 조금은 듭니다.
다만 여기서 다시 밝히는 점은 '단지 모든 생각들은 나의 호기심에서 그치고, 계몽적인 생각까지 품지는 않았다' 입니다.
정말 제가 회유하고 싶었던 것은 딱 한가지, 아버지를 해친다는 것 입니다.
정말 생각 다시 해보시길 권유해드리고 싶네요.
대화를 통해 사이코 패스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아갔습니다.
우리와의 이해의 범주가 다르다는 것을요.
보편성이 지배하고 있는 언어를 통해 대화 주제에 대해서 표현하기에 버겨움을 느꼈던 제가
당신이 물어봤던 '평범한게 무슨 의미냐' 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했었을 때
정말 동정심을 느꼈습니다. 평범한게 뭘까....
그 동안 평범하지 못하단 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고 괴로움을 느꼈을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 역시 평범합니다. 그러니까 제발 본인 주위에 성벽 치지 마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만 생각하세요.
다만 그 누구에게도 남의 행복을 해칠 권리는 없으니, '사이코 패스'이기에 당연시 된다 여기시는 그 어리석음은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버리심이 좋을 것 입니다.
손가락질 받으셨던 과거를 생각해보시면 아시다싶이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 하진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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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진짜라면 정말 재미있네요. '제1의 사고'라니 ㅋㅋ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무의식적으로 이런 보편성을 주입받았나 보군요. 저 분은 가정에 불화로 인해 보편성을 주입받지 못 한 걸로 본다면 말이죠..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건 어디까지가 주입받은 걸까요. 평소 국어문제를 풀 때 '보편적으로 봤을 때 이게 답이 되는 게 합리적이다'라며 속으로 되뇌던 게 생각나네요 ㅋㅋ
그러게요. 보편성이 진리로 여겨지는 만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찌보면 이런 사고의 도출이 당연한 결과라 생각이 드네요.
정장을 입은 뱀
인상 깊은 말이네요. 겉은 인간일지라도 그들의 심리는 우리와는 다르죠. 무서운 세상.
뇌과학이 발전해서 저런 사람들 좀 고쳤으면
동감입니다.ㅠㅠ
님 정신과의사되면 잘할 거 같다.. 간만에 흥미잔잔한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역시 그 상황에서 굉장히 많은 흥미를 느꼈습니다.
글을 굉장히 잘쓰시네요.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벽에 써놓고 수정도 안해서 실수가 많았는데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해서 자주 쓰다보니 실력이 조금 좋아졌던 것 같습니다. 감명 깊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직접쓴거임?
네. 직접 썼습니다. 어떤 의도로 물어보신 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댓글 중에선 가장 기분 좋은 말로 받아들여지네요.
집에 가면 글을 좀 다듬겠습니다. 어떤 목적으로 쓴 글인지 조차 제 자신이 모르는 상황 속에서, 단지 글을 읽고 다양한 방식으로 받아들여주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며 이게 작문 활동의 묘미라 생각합니다.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상당함에도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추천 눌러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저도 님이랑 비슷한 생각 많이 해요.
흥미로운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생각을 남들도 하고 있었단 걸 알게되니 기분 좋네요.
잘읽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정상적 범주가 사회에서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교육을 받을 때 기분이 어떨까요 ㅠㅠ
살면서 저 역시 '일반 아이와는 다른 것 같다'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여럿 있습니다. 지금 제 모습은 보통 학생들과는 다를 바가 없지만, 그 속에 사고함에 있어선 보통 아이들과는 다른 생각들을 조금은 합니다. 남들이 어떻게 사고하는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여태 살아오면서 '왜 나는 평범하지 못한 생각을 할까?'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가져왔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외롭고 쓸쓸함을 느꼈었는데. 비슷한 생각을 가진다는 분들을 인터넷을 통해 몇몇 만나면서 제 자신이 안일했고 어리석었음을 생각합니다. '혹시 내가 다른 것을 특별하다 여겨 자만하진 않았을까? 남들이 이런 생각을 못한다는 것에 대해서 무시하진 않았을까?'.. 항상 조심하며 살게 되네요.
글 내용 중에
[모든 사람들 속에서 차이를 갖고 있고, 이를 통해 보편성에 어긋나는 '비정상적인' 존재로 손가락질 받고 차별받는 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이코 패스는 사회에 대한 악영향을 끼치므로 당연히 차별해야한다는 같은 방 사람을 향해 한 번 의문을 던졌습니다.
'사회라는게 대체 뭔가. 사회 체제를 흔들면 그게 악인가?'라고 물어봤습니다.
대체 악은 뭘까요?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국가라는 허구의 틀에서 남들이 만들어낸 사회 속에 법과 규칙을 준수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는 그 법과 규칙을 잘 준수하는 사람은 예의바르고, 아주 바른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반면에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 하죠.
우리 언어와 도덕적 판단 속에는 '집단'과 '보편성'이 존재합니다. 아주 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요.
그 방에서도, 선악을 구분짓는 잣대에서 역시 '사회'와 '보편성'에서 비롯되더라고요.
저는 사이코 패스가 저지르는 사회적 악영향에 대해서 옹호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국가를 위협하는 행동에 대해서 옹호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나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예전부터 왜 내가 그들에 대해 나쁘다 판단할까? 사회란 대체 무엇이며 왜 내 사고 속에선 이 보편성과 사회라는 것이 주를 이루며 지배적인걸까? 에 대해서 많은 고뇌를 했었습니다.]
라고 쓴 부분이 제가 평소에 머릿속에서 생각하던 것과 일치하길래 댓글 남깁니다
자퇴를 한지 2년도 넘게 흘렀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저 내용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도덕적이다 라고 판단하는 것들에 대해 절대적인 것이 있나? 라는 것 등등
머릿 속에서만 생각하던 것인데
이렇게 글로 풀어 써주신걸 보고 좀 감탄했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생각할 시간이 많아서 생각한 건 많은데 이걸 전달할 능력이 부족해서 항상 고민입니다.
글 잘 봤습니다.
생각이 많고 혼자 글 쓰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작문 실력이 과거에 비해선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어렸을 적 쓴 편지들을 읽어보면 정말 이게 내가 맞나 싶더라구요. 고등학교 오면서 문체도 많이 바뀌었고, 조금 달라졌습니다. 심경 변화가 많았거든요. 미천한 글임에도 칭찬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생각을 많이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글을 자주 써보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책을 굳이 많이 읽지 않아도 작문 실력이 향상됨을 느끼실 거예요.
덧붙여서 같은 생각을 가져왔던 점이 기분 좋네요. 공부하느라 스트레스 받으실텐데 힘내세요.
먼저 필력 대단하셔요. 부럽습니다. ㅠㅠ 저도 사고가 좀 남다르다고 느꼈던 적이 많아서 그런지 동성애자 싸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등 사회에서 정상범주 밖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적대적이지도 않고 호의적이지도 않은 쪽에서... 전 그저 간접적인 정보만 주워들었지 실제 사람을 온오프라인에서 만나본 적은 없었는데 정말 흥미롭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이런 말을 현실에선 자유롭게 할 수 없는 분위기라서. 예전엔 이런 무거운 대화를 하면 무시받고 그랬었거든요. 또X이 같다면서. 그래서 말도 많이 아끼고 하면서 생각했었어요.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평생 못 만날 것 같다'라고요. 근데 이제보니 아니네요. 다들 저랑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았었는데 왜 저만 몰랐던 걸까요. 정말 안일했던 것 같네요. ㅎㅎ. 좋은 글이라 말씀해주시니 힘이 솟네요.
사이코 패스는 치료가 가능한거였구나....
네. 치료는 가능합니다만 완전히 변화시킬 순 없다고 하네요. 본문에서 밝힌 것 처럼 한계가 존재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