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nkastel [1001334]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3-11-16 19:24:50
조회수 3,709

수능 중독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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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개인적인 견해고 저도 아직 20대 중반밖에 안된 어린 놈이기 때문에 제 말이 틀릴 수도 있어요. 반박 시 여러분 말이 맞습니다.







도파민(C8H11NO2)

: 카테콜아민 계열의 유기 화합물로, 다양한 동물들의 중추 신경계에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으로 작용한다.



수능 중독은 곧 도파민 중독이 아닌가 싶습니다. 도파민은 무엇을 하게 하는 의지, 기대감을 주는 물질이고 쾌락도 줍니다.





본인의 수능 성적표는 보지 않은 체, 내가 과연 또 실패 할 확률을 감수하고도 +1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 안 한 체,


"지금은 내가 한 두 문제 때문에 메디컬 떨어졌지만 내년엔 되겠지"

"하 이번엔 이 인강 커리 타면 잘 될 것 같은데?"

"이번에 깨달은게 있으니 내년에 적용하면 잘 될듯"


이런 말을 하고 심적 안도감을 느끼며 +1을 다짐한다면 수능 중독이 맞습니다. 저도 그랬는데 참 연초에 커리 짜고 인강 책 배송받고 그때가 가장 기분이 좋았어요. 그때가 기대감 만땅이거든요. 도파민 덕분에 공부도 열심히 하긴 합니다ㅋㅋㅋㅋ 도파민이 무조건 안 좋은건 아니에요. 하지만 처음같은 마음은 금방 수그러들고 현실에 직면하죠. n수 참 힘들잖아요. 도파민이 작년에 그 힘들었던 기억을 잊게 해서 +1을 쉽게 결정하게 하는 것 같아요. 마치 마취약 처럼요.





그런데 수능 중독에 빠지게 되면 본인이 나이가 먹는지도 모르고 인생에 단 한 번 뿐인 소중한 20대 초반이 삭제되는 마법을 볼 수 있죠.



혹자는 '평생 가는 학벌 1~2년 투자할만 하지 않나?' 하는데

대단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도박꾼이 "한탕 크게 따면 지금까지 빚 다 청산되는데 이번 게임도 참여할만 하지 않나?"랑 다르지 않을 수도 있어요. 입시도 성공하면, 의대 가면 지금까지 나이 손해본거 다 매꿔질 수 있죠.


그런데 실패하면요? 너무 치명적인것 같아요. 실제로 저는 늦은 나이에 수의대 왔지만 아무래도 제가 최종 선호 대학이였던 의치대는 아니였던지라 참 제 나이가 허무하고 20대 초반이 없던게(물론 코로나 때문에 서강대 라이프 못 즐긴것도 있었지만) 참 두고두고 한인것 같습니다. 지금 고3 끝나신 분들, 20대 초반이신 재수생 분들은 뭐 20대 초반이 어쩌구가 잘 안 와닿으실거에요ㅋㅋㅋ 근데 정말정말 소중하답니다 ㅠㅠ







혹시나 오늘 +1을 다짐하는 분은, 더더욱이 이미 재수를 한 사람이라면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길 바라요.



저도 서강대 다녀보니까 생각보다 대학 와서도 기회 많습니다. 문과생의 경우 문과 전문직(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등)으로 어지간한 이과 대기업 다 바르고 한약수 형님들하고 어깨 나란히 할 수 있고요.


우리 이과 친구들도 학부 때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원 가고 석박 따서 대기업 가도 생각보다 좋아요. 제가 서강대여서 그렇지 만약 한양대 공대였으면 걍 메디컬 n수 때려치고 5급 공무원 공채 기술직도 도전해봤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자신있게 말하는 이유는 제 또래들이 벌써 취준하고 심지어 취업해서 고시 붙은 친구도 봐서 그래요. 쟤가 나보다 수능 못 봤는데 난 이제 예과 1학년인데 쟤는 벌써 돈 버네 이런거 보고 또 대학교 때도 기회 많은거 깨달으니까 세상 보는 눈이 달라지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1을 해야겠다는 우리 미필 재수 삼수 실패 남학생들을 위해 군수 관련해서도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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