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짱 [583812] · MS 2015 · 쪽지

2015-09-11 22: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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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특례입학.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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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드라큘라를 찍는 김준수짱의 모습. 사카스키!




결과적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낙오된 남자들의 '종전에 존중받았던 남자로써의 위치'를 상실함과 동시에 그 의무만을 지게 된 것이 똑같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에게 그 원인을 돌림으로써 비난의 상대를 찾은 것처럼,

헬조선이란 말이 유행할만큼 청년 실업, 청년 소외 문제가 심화된 이 때 자신의 취업 자리를 마치 '노조'가 독차지하고 그들만이 절대적 권력인 것처럼,

단원고 특례입학 논란 또한 감히 사회적 강자들에게 비판을 돌릴 순 없어, 같은 약자끼리 물어뜯는 사회가 일상화된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꽤나 보수적인 가치관 가진 사람입니다. 선거에서도 새민련보다 새누리당을 뽑구요. 단적인 예로, 저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이 아닌 정몽준을 지지했습니다. 이 것을 미리 밝히는 이유는, 이 문제에 한해선 전적인 보수 단체의 변호를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들과 공유하는 점은 있습니다. 분명히 전 단원고 특례입학을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단원고 추모재단 설립과 같은 '유가족 평생직장 만들어주기' 도 잘못되었다고 보구요. 김영오씨도 그렇게 좋게 보지 않습니다. 광화문에서 불법 노숙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구요. 강남에서 세월호를 잊지 마세요! 하는 시위에도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도대체 뭘 원하는지, 어떻게 하길 원하는지 저로선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하지만, 수험생이 단원고 특례입학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비난을 내뱉는 것 또한 좋게 보이진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체의 사안에 대해서 잘못되었단 시각은 공유하지만, 그 비난의 대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도 내 친구가 다 몰살당해서 특례입학 받았으면 좋겠다!
친구 죽여서 대학 갈 수 있으면 나도 그러겠다!

이건 정상적인 생각이 아닙니다. 그들의 아픔에 대해선, 적어도, 확실히 이해를 하고, 또 다시는 그런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감싸안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단원고 학생들 또한 전적으로 무책임한 것은 아닙니다. 전 분명히 사태 초기에 '특례입학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들의 말이 진정성이 있으려면 이 특례 입학 제도에 대해선 분명한 포기를 선언하던가, 조금 더 집단적인 모습을 보였어야 합니다.

아, 지금 생각해 보니 말이 교묘했네요. '특례입학을 요구한 적은 없다' 인가요. 특례입학 요구한 적 없지만, 스스로 마련해서 준다면 우리가 받겠다는? 그런게 아니라면 유가족들끼리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이런 사안에 대해선 포기함이 옳았습니다.

유가족은 유가족대로 잘못한 부분이 있고, 우리가 비난을 보내는 사람도 그 대상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유가족은 진정 원하는 바를 재빨리 제시해서 요구 사안을 명료화해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을 멈추고,
일반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의미만은 되새기며 이를 잘못 흘러가게 한 일부 정치 세력들에 대해서 힐난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가장 올바른 해결 방법이 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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