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 생 피에르 [1246342]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3-11-04 23: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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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랑 사귀게 된 첫사랑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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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2 때, 같은 반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음(편의상 A라 칭하겠음). 고2 때 처음보는 사이였던 A가 먼저 나에게 다가오며 친해지자는 느낌을 보였음. 난 어떤 여자가 나에게 이렇게까지 다가오는 경험 자체가 처음이었던터라, 속으론 좋았으면서도 지금 생각하면 심하게 답답하게 행동함. 어버버거렸음 어린애처럼. 그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지니 A도 지쳤던 것 같음. 이젠 조금 용기를 낼 수 있는 내가 말 걸어도, 시큰둥하게 대답하는 등.


 알고보니 A는 이미 내 친구 (B라 칭함)를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음. 난 불안해진 나머지,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보려고 노력했음. 그러자 벽을 치더라. 당황한 나머지 어린 마음에 약간 선을 넘었던 것 같음. 확실하게 표현했으니 내가 그만 멈췄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지. 결국 장문의 혐오카톡이 오게 됨. 결국 다 포기하고 모든 행동을 멈춤. 다행히도 이땐 고2 막바지였음.


 고3 때는 서로 눈마주친 적은 있었으나 예의상 내가 걍 모른 척함. 


 20살이 되었는데, 난 재수를 선택하게 됨. A와 B는 둘 다 대학교 가서 잘되고 있었던 것 같음. 고3 때 가끔 보이긴 했으니까. 난 재수를 하던 중 삭발을 하게 됨. 


 그러던 어느 날 독서실에 가고 있었는데, A랑 잘되고 있는 B를 마주침. 같이 있더라. 서로 마주보고 있었는데, 내가 우연히 A 뒤를 지나치다 걔를 본 거라 구도상 A는 날 못 봤음. B를 발견하고 저절로 걸음이 멈춰지더라. B도 날 가만히 보며 아무말도 안 했음. 내가 삭발한 거 보고 좀 당황한 눈치였음. 우린 친구였고, 죽이 잘맞아 발표 때는 항상 같이하곤 했었음. 따로 손절하거나 사이가 나빠진 적 없었고 평소 마주하면 인사하곤 했는데, 그날 처음으로 난 그친구랑 3초정도 마주본 뒤 걍 쌩까고 독서실감. 그 상태에서 내가 먼저 인사했으면 내 자존심이 견디질 못했을 것 같음. B도 그랬겠지, A도 거기 있었으니까. 그래도 미안하긴 함.


 후에 들어보니 내가 A의 외적 이상형이었다던데, 성공해서 언젠가 한 번 마주하면, A도 날 보고 많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A랑 더이상 잘되고 싶은 마음은 없음. 그땐 알지 못했던, 어차피 세상에 여자는 많다는 걸 깨달음. 물론 그때가서 다시 들 수는 있겠지만 걍 모르겠고, 지금도 20살인 내가 어린 마음에서인지 A가 후회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도 조금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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