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anus [1240668] · MS 2023 · 쪽지

2023-10-17 20:02:41
조회수 4,301

D-30 작년 수능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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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

고2 11모 최종성적 36376
인생이 망해가고 있음을 직감하고
윈터에 이를 악물고 시간을 갈아넣음
(확통사탐 문과임)
3모 22212
아 이게 되는구나 를 처음 느꼈음
재수생도 반수생도 없는
등급 따기 쉬운 교육청이지만
그래도 희망이란 걸 처음 보게 됐음
같은 해 6평 12211
연고대가 되네 마네 하는 성적이었던 것 같음
9평 22221
국어 말리고 수학도 요지부동이고
이래저래 좀 불안하긴 했음

대망의 수능날

아침 일찍 일어났음 한 6시 5분? 쯤
고사장이 약간 멀어서 빨리 씻고 준비해둔 짐 챙겨서
어머니 차 타고 학교까지 이동함
도착했을 때 6시 50분? 여유 있었음
미미미누 수능 시뮬 따라서
책상 높이 보고, 히터 체크 하고
복도 한 번 걸으면서 호흡하고
화장실도 확인했음
7시 10분정도에 다시 자리에 돌아와서
국어 예열을 꺼냈음
깔짝깔짝 보는데
솔직히 머리에 잘 안 들어오더라고
집중이 안됐던 것 같음
그래서 그냥 가져온 초코바 하나 물고
하나둘씩 등장하는 경쟁자들을 보며
ㅎ... ㅈ,밥들 이러면서 마음을 다스렸음

시간은 빠르게 흘러 감독관 입실
가채점표 확인을 받아야 했나 그래서
가채점표 가져온 사람 손들고 있으면
가서 확인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감독관이 내 자리에도 왔음
그러더니 하는 소리가
'괜찮으세요?'
그 말에 정신이 퍼뜩 들더라
내가 가채점표 든 손을
미친듯이 떨고있었음
그때부터 말렸던거같음
나는 내가 떠는지도 몰랐거든
그리고 국어 시험지를 나눠줬음
종이 치길 기다리는데
아니 파본확인을 안 하는거야
미친
얘기해 말아 이걸 계속 고민하는데
애들은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거임
지금 이걸 보는 애들이야
아니 그걸 왜 얘기안함?
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 빼고 이 교실의 그 누구도
이견이 없어보이는 상황에서
손 들기가 힘들었음
솔직히 상태도 제정신 아니었고
그제서야 종이 쳤고
국어가 시작됐음

풀면서 느꼈지
'쉬운데 ㅈ.됐다'
알잖아 국어 좀 하는 애들아
딱 느낌 오는거
그렇더라
쉬운거 알겠는데
내가 다 맞은 거 같지가 않은거임
그렇게 국어가 끝났음

1교시 여파는 꽤 컸고
나는 확통에서마저 28 29 30을 다틀려버림
(현역 내내 이렇게 틀려본 적이 없음)
점심 이후에는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수능장 나서자마자 어머니 차 타고
논술학원을 갔음
교과학종 수시를 버린지 오래라
6논술을 썼단말임
작년 인문 친 애들은 알겠지만
수능날 그 주 토요일부터
논술고사가 있었음
무튼 그래서 수능날에도
대치를 갔었고
학원 화장실에서
개망한 내 수능
논술최저는 맞췄는지 보려고
메가 빠른채점으로 채점했다
3 4 6 7 9 10 11중에
제일 못본게 수능임 거짓말처럼
죽고싶었음




그래도 어쩌냐
원서비 다 냈는데
내 입시는 그래서 11월 27일이 되어서야 끝났음


앞서 글을 썼듯이,
운좋게 논술로 서강대를 붙어서
지금은 거기 다니는 중임



노력은 너를 배신할 수도 있음
진짜 말같지도 않은
오르비에나 올라올 거 같은
빌런이 너네 고사장에 나타날 수도 있고
감독관이 미쳐서 파본검사를 안 시킬수도 있음

수능은 그런 날이야
그러니까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너무 놀라지 말고
그동안 열심히 해온 너만 믿으셈
그리고 끝까지 가셈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다




고등학교 같이 졸업한 

친한 친구 열댓 명 무리가 있는데

나 빼고 전부 재수 중이라

님들 보는 게 남일같지 않음

다 잘됐으면 좋겠다.


이 글을 처음 써서 다른 데에 올렸을 때가

딱 디백이었는데

벌써 디삼십

시간 진짜 빠르네

진짜 다 왔어

좀만 더 고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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