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tata [348885] · MS 2010 · 쪽지

2023-10-05 23: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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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원 열차의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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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독립하기 전 10년 가까이 부모님과 충청남도 천안에서 살았었습니다.


서울과 많이 떨어진 곳이지만 여기는 나름 수도권 1호선 열차가 지나가는데요.







10여년 전 처음으로 천안에서 서울까지 전철을 타고 가던 날이 생각납니다.


당시 저는 수원정도 오면 서울에 거의 다 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수원에서도 1시간을 더 가야 서울역이 나오더군요.


처음 지나가는 역들을 보면서 


수도권에 이렇게 많은 역들이 있다는게 새삼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와 유사하게,


여러분들의 수험생활을


전철을 타고 목적지까지 가는 것에 비유한다면


매년 치뤄지는 평가원 시험 및 수능은 전철역에 대응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현역학생 여러분들은 다음과 같이 역이 3개가 있고 두 번째 역을 지나고 있는 것이며,






재수생 여러분들은 역이 6개가 있고 다섯 번째 역을 지나고 있는 것이죠.







각각의 역을 지나면서 늘 새로울 것입니다.


뭔가 최근 시험에 안나왔던 스타일이 나오는 것 같고,


같은 등급컷이어도 예전 선배들이 풀었던 문제들보다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전철을 타고 나아가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평가원 시험의 노선도는 순환선입니다.


수도권 2호선과 같은데요.








가령 홍대입구에서 전철을 타서 합정, 당산, 영등포구청 ... 을 지나간다고 해도 


홍대입구 이전 역인 신촌, 이대, 아현 ... 등도 언젠가는 지나갑니다.


좀 오래 기다려야겠지만요.




평가원 시험이라는 열차는 다음과 같은 순환선 위를 움직입니다.


각각의 역은 제가 말씀드렸던 '수학시험지의 16가지의 MBTI'에 해당하구요.







2호선 열차와의 차이점이라면, 


2호선 열차는 모든 역에서 골고루 승객을 태우지만


평가원 열차는 선호하는 역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선호는 시대에 따라 다르고,


교육 정책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며,


알 수 없는 이유로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럼에서 최근 10여년간의 큰 틀에서 보았을 때


평가원이 주로 멈추는 역은 저 16개 중에서 4~5개 정도입니다.


다음 글의 마지막 부분을 참고해주세요.


(1) 진짜실력과 성적 사이의 오차를 최소로 하는 교정법 - 오르비 (orbi.kr) 



그러나 나머지 11~12개의 역도 폐역은 아니고,


평가원 열차가 지나다니면서 언제든지 멈출 수 있는 역이라는 것도 기억하셔야 하구요.





올해는 정부의 직접적인 수능에 대한 개입으로 인하여 어느 해보다도 혼란스럽습니다.



H/N: 쉽게 내라고 지시하고 있으니 쉬울 것 같은데(N) 과연 수능은?


R/E: 킬러 없애라고 했으니 문항간 난이도 차이가 적을 것 같은데(R) 과연 수능은?


S/A: 계속해서 평가원이 문항 배치를 새롭게 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는데(A) 수능은?


P/L: 머리 쓰는 문제보다는 뭔가 계산하거나 분류하는 귀찮은 문제들이 나오는 것 같은데(P) 과연 수능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올해 수능도 저 16개의 역 중에서 하나에 멈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요즘들어 부쩍 이런 이야기가 들립니다.


'옛날 스타일의 문제들도 중요한 것 같다.'


사실 당연합니다. 


평가원 시험들을 시간순으로 생각하지 않고,


저렇게 노선도 위에서 16개의 역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죠.


평가원이 옛날 스타일을 선호하게 된 것이 아니라,


그냥 언제든지 그런 시험이 나올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논리로, 언제든지 또다른 스타일의 시험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구요.




그렇다면 평가원 열차가 운행하다가 어떤 역에서 멈추려 한다면 제동을 걸어야 할텐데,


그 제동을 거는 힘은 무엇일까요?


이건 평가원 내부의 사정이라 정확히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올해는 정부의 지시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10여년 전, 올해처럼 똑같이 정부에서 평가원에 구체적인 지시를 했던 사례를 참고로 하여


올해는 어떤 역에 멈출 수 있을 지 분석해보려 합니다.










이 짤의 배경이 되는 시대를 잠깐 설명드리자면...


당시 정부에서는 사교육 과열방지를 위해 수능에 EBS교재 연계율을 70%까지 올리고 


구체적인 연계 사항을 발표하도록 했습니다.


이전에도 EBS 교재가 연계되긴 했지만 이처럼 의무적인 연계비율은 없었으며


연계되는 방식도 간접적이었었죠.


그러나 정부의 지침 이후로


평가원에서 보다 노골적인 EBS 연계가 이루어졌고 


그로 인하여 EBS 강의 및 교재가 중요해졌는데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편에 이어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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