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아송괄호 [1148349]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3-09-23 00:4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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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주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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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자신의 능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강력한 진리를 깨닫고 환호에 찬다.

저임금? 능력을 덜 발휘했다는데, 당연한 거 아닌가?


저임금을 왜 비판해? 보상으로 환원될 자신의 능력이 부족했던 건데?

결과가 모자란 것은 원인, 조건부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소리 아닌가?


이런 진리는 세상 어느 문제에 다 적용가능해서 이러한 달콤한 진리를 한번 맛본 사람은 스스로가 ‘진리중독상태’임을 인지조차 못한다.


능력주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양립 불가능하다.

돈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을 못하게 하니까.

능력주의라면 그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서 합당한 보상을 해야한다. 그런데 돈이 능력인가? 아니지. 돈은 그저 자본에 불과하거든.


돈은 능력을 발휘해서 얻어낸 결과의 하나일 뿐이지, 돈이 미래의 능력을 표상하지는 않아.

그런데 왜 미래의 능력발휘여부가 내가 속한 환경에 종속되어야 하지?

또한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절대적 기준이 마련 가능한가? 아니지. 사회 성원들이 가진 능력은 전부 제각각이니까.


달콤한 진리는 항상 경계해야 한다. 진리의 그늘에서 벗어나 한번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아라. ”능력주의가 불공정하지 않은 것이려면, 우리는 무엇을 더 추구해야 할까?“ 이에 대해 롤스는 정의론에서 답하지 않았는가?


애초에 우리는 능력을 보편적 합의를 통해 도출한 객관적 기준과 그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의 공정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를 마치 절대적인 것으로 취급해온 경향이 매우 농후했다.


강력하게 비판한다. 내가 반자본주의자라서 그런게 아니라, 어떠한 관념에 매몰되지 않고 바라봐도 이건 잘못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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