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의 돌 수혜자가 된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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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윤 모의고사 문제를 언뜻 보면 강의 듣고 몇 번 복습하면 전부 풀 수 있을 것만 같다. 개념 강의를 겨우 뗀 사람이 3월 모의고사를 볼 때도 비슷하다. 제시문을 읽고 사상가 이름을 조그맣게 적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은데, 선지로 내려가 보면 처음 보는 표현들이 여럿 보이기 시작한다. 난 분명 개념 강의를 충실히 수강했는데.. 왜 공부 안하고 시험 보는 느낌이지? 반쯤 찍으면서 문제를 풀다 보면 울고 싶어진다.
생윤은 개념과 문제풀이 사이의 괴리가 심한 과목인가? ‘그렇다’고 단정지어 말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지에 등장한 표현에 대응하는 개념을 찾아내는 연습 (현자의 돌 해설지에는 ‘개념과의 linking’이라고 표현되어있음) 이 중요하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문제풀이를 잘할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무작정 선지를 읽으며 개념과 어찌저찌 연결시키면 되는걸까?
여태 현자의 돌 교재의 도움을 받아 공부한 경험을 토대로 생윤 학습의 단계를 나눠보았다.
1단계: 개념의 확실한 이해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개념의 확실한 이해가 선지 해석 연습에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략하게 요약 정리된 몇 줄을 외우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ex) 롤스는 무지의 베일이라는 가상 상황에서 합리적인 개인들이 모여 도출한 정의의 원칙을 사회 기본 구조에 적용한다. -> 이 한 줄만 외웠다고 해서 롤스 문제를 전부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듯이..) 그럼 인강을 들으면 모든 게 해결되는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과도하게 정제된 (= 앞뒤 맥락이 온전하지 않은) 정보만을 접하는 것만으로 해당 사상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맥락을 살려 설명해주시는 선생님들이 안 계신다는 의미는 아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비교적 중요한 정보를 선별해 전달해야 하는 인강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정도 의미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음) 그럼 원전을 직접 사서 전부 읽어봐야 하는가? 이건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이 아니다. 그냥 불가능하다. 이 사고의 흐름을 거치면 생윤이 만만하지 않은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고백하자면 앞의 내용은 내 경험담을 조금 각색한 것이다. 난 겨울방학에 개념 강의를 아주 성실하게 들었고, 주어진 과제도 충실히 해갔다. 근데 문제만 풀면 내게 저장된 지식만으로는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는 선지들이 자꾸만 등장했다. 이수많은 뉴페이스 선지들을 만날 때마다 어디 적어두고 외워야 하나..? 하는 고민은 종종 지금이라도 선택과목을 바꿔야 하나..? 라는 생각에 닿았다.
그때 만난 게 현자의 돌이었다..고 쓰면 너무 전형적인 찬양글 같은가? 근데 사실인 걸 어떡함? 현자의 돌 교재는 나를 절망하게 했던 문제들을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게’ 해결해주셨다. 마음 같아서는 극극존칭을 사용하고 싶을 정도로 감사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단적인 예를 들어보겠다. 난 루소가 자연적 자유를 시민적 자유로 돌려받는다는 내용이 이해가 너무 안 가서 사회계약설 파트만 무려 세 분의 강의를 들었다. 개념 강의만으로는 부족한가 싶어 작년에 했던 심화 강의까지 찾아서 들었다. 근데 결과는? 암기로 학습한 기초 개념 이상의 무언가가 손에 잡히지를 않았음.
너무 화가 나서 무슨 방법이 없을까 하다가 메가스터디 서점에 들어가서 현자의 돌 실전 개념 완성을 충동구매했다. 다음 날 온 책을 펼쳐본 내가 몰랐던 부분 앞뒤에 생략된 내용 + 모호하게만 느껴졌던 단어에 대한 정확한 해설 + 선지 정리에 반해서 하루종일 실전개념완성만 공부했다. (과장 아님) 내가 온갖 개념서와 강의를 다 뒤지며 찾아 헤맸던 내용과 설명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퀄리티로, 온전하게 적힌 책을 마주했을 때의 안도감과 희열은 뭐랄까.. 형용하기 힘들다. 그렇게 공부한 결과 헷갈리는 내용을 온전히 이해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신나서 실전개념완성을 한 바퀴 돌렸던 경험이 ‘선지에서 개념 뜯어내기 연습’의 기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교재: 현자의 돌 실전개념완성)
2단계: 선지 해석하는 법 배우기 + 유형에 익숙해지기
다시 넘어와.. 개념 학습이 충실히 되었다고 가정하고, 개념과 문제와의 연결은 어떻게 연습할 수 있을까? 이 연습에 특화된 책이 현자의 돌 주제별 기출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주제별 기출편을 총 두 번 풀었는데, 1회독을 할 때는 해설지에 있는 모든 글자를 다 읽겠다고 덤볐다. 너무 힘들었고, 문제 푸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 해설 보는 시간이 몇 배는 더 걸려 이게 맞나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렇게 공부한 결과 배운 개념이 어떻게 ‘선지화’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선지에서 개념과 대응하는 부분을 찾기 힘든 경우도 있는데, 위대한 현자의 돌은 그런 난처한 상황에 걸맞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신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23 수능에 나온 롤스의 ‘최소 수혜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한, 소득은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 이 선지를 해설할 때 담긴 의미만 설명해주시는 강사분들이 많이 계셔서, 실전에서 이 선지를 마주쳤을 때 어떻게 풀어나갔어야 하나 감이 잘 안 잡혔는데 기출편 해설지에 적힌 현자의 돌 코멘트를 보며 보다 명확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때 배운 대우법 스킬은 이후에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음)
이외에도 대화형 문항, 대전제 소전제 결론 문항, 제시문 독해 문항 등 묘하게 거슬리는 유형 공략법을 아주 꼼꼼하게 정리해주셔서 확신을 갖고 비킬러를 처리할 수 있었다. (-> 교재: 현자의 돌 주제별 기출편)
3단계: 낯선 선지를 통해 디테일한 학습하기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이 단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출을 여러 번 풀고 나면 선지들이 너무 익숙해져 복습효과는 있을 지 몰라도 새로운 지식을 얻는 데에는 한계가 생기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그랬음)
새로운 문제를 찾아 헤매다가 현자의 돌 모의고사 예약 판매 중이라는 배너를 보고 냉큼 주문했다. 생윤은 모의고사 푸는 게 큰 의미 없다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타임어택이 없으니 개념 공부에 충실하라는 뜻이었던 것 같음. 모의고사 형식 자체가 의미 없다기보다는) 이미 현자의 돌의 수혜를 받을만큼 받은 상황이라 별 고민 없이 주문했음.
통통한 봉투를 배송받은 날부터 일주일에 3-4개 정도 풀었는데, 오답을 하면서 실개완이나 주제별 기출편에는 없는 내용이 종종 등장해서, 오랜만에 무언가를 새로 배워가는 느낌이 들었다. (있는데 내가 못 본 걸 수도 있긴 하다. 칸트의 사면권 허용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던 것 같긴 한데.. 아무튼 디테일한 내용이 많아 좋았다는 뜻이다.)
특히 해설지를 읽다 보면 한 주제에 대해 여러 사상가들이 가진 각기 다른 입장이 정리되어있기도 한데, 그렇게 키워드를 기준으로 사상가들을 한 번 묶어주고 또 분류해주는 설명이 좋았다. 평소 각 사상가의 입장을 잘 안다고 생각했음에도.. 그럼 이 주제에 대해 두 사람 생각은 어떤데? 공통점은 있나? 하는 질문에 허를 찔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런 끔찍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음.
이건 여담인데 실전개념완성에서 공부한 부분이 선지로 등장할 때 좀 반가웠다. 예를 들어 노직이 역사적이지만 정형적인 원리도 존재할 수 있다고 한 거? 실전 개념 완성에 표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유심히 봤는데 선지로 만나서 좋았음.
문제도 깔끔하고 적당히 어렵고, 또 단순 문제풀이연습에 그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을 학습할 수 있게 설계된 느낌을 받아서 (= 해설지에서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만든 문제라는 느낌을 받아서) 뭐랄까.. 든든했다. (-> 교재: 현자의 돌 모의고사 시즌 1)
내가 뭐 생윤 마스터 이런 건 아니지만.. 이 과목에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한 사람으로서 임수민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리뷰와 관련없는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블로그를 통해 접한)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신념이나 그걸 실천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진심으로 멋지다고 생각한다. 교재를 통해서 뿐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도 입시생인 나에게 깨달음과 감동을 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 현자의 돌 수혜자가 된다는 건.. 축복이다. 모두 현자의 돌 교재 사서 푸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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