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레커 [1093655] · MS 2021 · 쪽지

2023-08-30 01:35:51
조회수 19,491

현역들한테 해 주고 싶은 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4229524

제목 그대로임 슬슬 70일선이고 이시기쯤 되면 현역 혹은 쌩재수 하는 애들 중 흔들리는 애들이 많을 것 같아서 걍 적어봄

뭐 내가 뭔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걍 수능 먼저 쳐 본 사람이니 공부법 이런건 아니고 그냥 자기를 믿으라는 거임.철저히 내 경험에 기반한

누군가에겐 헛소리 같을 수도 있고 걍 아니꼬울수도 있겠지만 이런 글 하나가 위안이 될 수도 있고 내 개인적인 각오를 다시 다지는 차원이기도 하니 걍 관심없으면 뒤로가가 눌러주셈(재수, 현역 보라고 쓴 글이니 04, 05 태그 달거임)

아래부터는 존댓말 쓰겠음 뭔가 보여줄 글인데 격식은 차려야 할 것 같으니...



날이 추워지면서 이제 슬슬 수능이라는 느낌도 들고 내가 해도 될까라는 생각도 들겁니다. 

취약과목의 성적은 안나와주고 모고를 치면 뭔가 하나씩은 이상하고...

근데 이 시기가 그렇기에 더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노력을 해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기거든요. 

최선을 다하였다면, 수능을 목표로 삼아 앞선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았다면, 여러분의 머릿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들어있을 겁니다. 연초에 비해 등급이 같아 보여도 그 등급이 나온 이유는 분명 다를 거고요.

지금 이 시기는 여러분이 자기의 실력을 점수로 내보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되며 그렇기에 중요하고, 노력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누군가가 마지막에서 포기헐 때, 결승선을 앞에 두고 주저앉을 때, 한 걸음 더 걸어갈 시기가 바로 지금이니까요


제 얘기를 한번 해 볼께요. 작년에 전 노력이 중요하다는걸 두번 깨닳았어요. 첫번째는 9평치고 1달쯤 지나서, 두번째는 수능장 1교시가 지나서


 첫번째부터 말씀드릴게요. 작년 9평때 전 수학이 4등급 나왔습니다. 최악이었죠. 진짜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최대한의 지원을 주셨고 그렇기에 가장 실망하실 부모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하니 편하게 공부하는 제 입장에서 어디 하소연할수도 없고... 오르비에서 씨발 수학 좆됬닼ㅋㅋ 이런 뻘글이나 쓰면서도 갈피를 못잡겠더군요.... 6평이 3등급인데 공부를 한 9평은 4가 나왔어요ㅋㅋㅋㅋ 공부를 안했나!? 그것도 아니에요. 6평전에 완강한 뉴런을 2회독하면서 복습하고 수분감도 틀린것, 어려운것 위주로 4번은 돌리고... n제도 그때 시점에서 4규 시즌 1, 드릴 다 하고 4규 시즌 2 하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3개월간 공부한건 어디갔는지 성적이 더 떨어진거죠. 

근데 그때 학원 질답조교로 일하시던 수학 선생님이 지금부터 하면 된다고, 아직 안늦었고 너 내가 봤는데 충분히 많이 늘었다, 연습 조금만 하면 늘거다 이러시는거에요. 그 말을 듣고 고민해 보니 

"이미 상황은 최악인데 날 옆에서 봐온, 내 수학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분이 가능하다고 판단한거면 해 봐도 되지 않을까? 어짜피 망한거 한번만 더 하고 망해봐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닥치는 대로 실모 풀면서 연습에 연습을 반복했어요. 9월 내내 2,30개는 풀고 오답하는걸 반복했을꺼에요. 근데 그러고 나니 사설에서 77,84 이 구간에 오를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제서야 노력해서 얻은 성취가 있어도 그게 점수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단걸 깨달았어요. 그 뒤 수능까지 가서는 백분위 95로 높은 2등급이 나왔고요. 믿어지세요? 9평은 4인데 수능은 2인거에요ㅋㅋㅋ 

딱 한 걸음, 딱 한번만 더 해 보겠다는 그 오기가 제 성적 전체를 바꿨죠. 


 두번째는 수능장에서인데 국어 치고 나서였어요. 

국어 시험지 펴고 전 루틴대로 문학 먼저 들어갔거든요? 근데 음지의 꽃, 중요작품이라 다 외우기까지 한 그 시가 나왔는데 하나도 안 읽히는 거에요... 진짜 머리가 새하얘졌어요. 울뻔했고 시험지 찢어버리고 싶더라고요. 근데 문뜩 그럼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본능적으로 포기하지 않아야 할, 내가 여기 계속 붙어서 어떻게든 문제를 다시 풀어야 할 이유를 찾으려 한 것 같은데 그때 제 머리를 스친게 제 노력이었어요. 

 "이 1년, 그중 가장 나태해진다는 여름방학과 70일 선 붕괴된 그 시기에 난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진짜 하루에도 수십번씩 뛰어내리고 싶어도 어떻게든 버티고 지문을 읽고, 문제풀면서 더 빨리, 더 잘 읽는 연습만을 몇시간동안이나 몇백일동안 해 왔다. 근데 안 읽어진다? 읽을 수 없다? 그럼 이게 좆되는 문제다. 평가원이 애들 죽여버리려고 만든거니 이거에 잡히지 말자"

이 생각으로 바로 현대소설로 넘어가는, 이전에 수십번을 연습한 시 - 소설 - 화작 - 독서의 루틴을 깨부수는 선택을 하고 화작까지 보고 난 뒤에 다시 돌아와서 해결 후 독서로 넘어갔죠. 

23수능 국어 문학의 정답률을 보면 알겠지만 저 현대시 문제는 근 3개년 평가원 기출 중 가장 쉬운 세트 중 하나였습니다. 근데 거기에 발목이 잡혀서 큰일날 뻔 한거죠. 나중에 다 풀고 나서 화장실에서 흥분이 좀 가라앉고 나서야 자각했어요. 내가 나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면 난 여기서 무너졌을거라는걸요. 

이때 알았습니다. 노력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는 나에 대한 확신이란 것을. 나만이 아는 그 작은 과정, 하루하루 쌓아가는 충실함이 결정적인 순간에 날 믿을 수 있는 근거가 되어 준다는 걸요.


그러니 여러분, 조금만 더 힘내봅시다.


남은 78일, 약 11주 가량의 시간을 짧아요. 그렇지만 그 짧음 시간에도 변화는 일어납니다.


자기를 좀 더 믿고, 자기가 해 온 과정을 믿고 조금만 더 해봅시다. 그럼 분명 무언가 바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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