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주의란 무엇인가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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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맑시즘에 대해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의 학습목표는 '잉여가치' 입니다.
여러분이 빵 하나를 굽고 싶다고 합시다. 이 빵을 굽는것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밀가루? 효모? 아닙니다. 밀가루와 효모는 그 스스로 어떠한 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합니다. 밀가루가 빵이 되도록 하는 것, 즉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은 오직 노동력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노동력만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수 있다는 말은 무엇이냐. 밀가루 등 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값이 100원이라고 합시다. 그렇다고 빵을 100원에 팔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재료가 100원이라면 우리는 그 빵을 100원 보다는 비싼 값에 팔테죠. 이를테면 200원 정도로 말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빵을 만드는 노동력이 200-100=100(원)이라는 가치를 창출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 여기에 오르비공장이 있습니다. 오르비공장의 주 생산물은 각종 실전모의고사 및 수험서입니다. 실전모의고사를 찍어내는데 드는 재료값은 어느정도일까요? 종이만 있으면 충분하니 1000원이면 될 겁니다. 오르비공장에는 포카칩이 일하고 있습니다. 포카칩은 일주일의 시간동안 주중 여덟시간씩 일해 모의고사 한 세트를 제작해냅니다. 그리고 포카핍은 주당 2000원의 임금을 받습니다. 일주일동안 포카칩이 모의고사를 만들어내면 오르비공장은 이 모의고사를 7000원에 팝니다. 여기서도 우리는 잉여가치가 발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본가는 3000원의 돈을 들이고 4000원의 잉여가치를 얻습니다.
자본가는 잉여가치를 더 늘리고 싶어할테죠. 그래야 본인에게 이득이 더 될테니깐요. 잉여가치를 늘리려면 모의고사의 판매가격을 올리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겠죠.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바로 포카칩을 착취(?)하면 됩니다.
포카칩은 주중 8시간씩 일주일, 즉 40시간을 들여 모의고사를 만들어냅니다. 그러고 2000원의 임금을 받죠. 시간당 50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자본가가 포카칩의 근무시간을 주말까지 포함하여 매일매일 12시간씩 일하게 합니다. 일주일에 84시간 일하네요. 늘어난 근무시간이 44시간이므로 임금은 2200원 더 늘어납니다. 40시간에 모의고사 하나이므로 84시간 근무면 2개를 만드네요. 모의고사 두 개의 가격은 14000원. 재료값은 1000*2=2000. 들어간 노동력은 2000+2200=4200.
자, 늘어난 잉여가치는 얼마일까요? 14000-2000-4200=7800(원)입니다. 즉 자본가는 2200원만 더 들이고 기존 잉여가치 4000원의 두 배에 달하는 잉여가치를 뽑아냅니다. 포카칩의 희생 덕분이죠.
포카칩은 억울합니다. 잉여가치는 4000여 원이 증가되었는데 자신의 임금은 겨우 2000여 원 증가했으니깐요. 맑스가 말하는 노동착취란 바로 이것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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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면 나오는 반박이 꼭 있죠. 그럼 포카칩 니가 회사 경영해라. 남 밑에서 일하는 주제에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경영자와 같은 대우를 받는게 당연한거냐? 경영자들은 경영자 나름대로 일개 직원들과 차별화된 넘사벽급 보수가 있어야 회사를 이끌어나간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지고 일할거 아니겠느냐 이런 반박이죠.
어제자 뉴스를 보니까 그 미국에서 임원진 연봉 삭감해서 전직원 연봉하한 7만달러 보장한 회사 있잖아요? 매우 훈훈한 소식이었지만 내홍을 꽤나 겪은 모양입니다. 말단직원들과의 임금격차 감소에 불만을 품은 중역들이 반발하고 퇴사하고 대주주는 ceo 고소하고 난리라네요. 그걸 보면서 역시 인간과 자본주의는 어쩔 수 없다는 환멸과 일종의 혐오감이 생깁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 비판은 애당초 핀트가 어긋난 것 같습니다. 맑스의 자본이론을 현대에 그대로 대입하는 게 아이러니이긴 하지만, '자본가'는 지금으로 치면 ceo나 간부가 아닙니다. 오히려 굳이 말하자면 그들도 결국에는 한 명의 노동자이며, '착취'를 낳는 자본주의 구조가 자본주의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개개인에게 침잠하여 '주체 없는 착취'를 작동시키는 것이야말로 "노동착취"에 다름 아닙니다.
현대 네오-맑시즘 담론에서 악마화되는 것은 소위 말하는 부르주아 '계급'이 아닙니다. 오히려 들뢰즈가 말하는 욕망의 타자 지배 즉 '주체 없는 탐욕'이 자본주의가 악마적일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이유로 지적받죠.
슬라보예 지젝(현대의 대표적 맑시스트) 같은 최신 맑시즘 담론가들이 주장하는 혁명론은 무산계급이 유산계급을 뒤엎자! 는 이원론적 세계관이 아니에요. 그보다는 자본주의 자체-나아가 '욕망' 자체-를 문제시하고 근본적인 "혁명"을 하자는 거예요. 그 근본적 "혁명"이란 말하자면, 욕망이 '주체 없는 탐욕' 내지는 타자를 지배하려는 욕망으로 화하는 게 결국은 제도(자본주의와 밀접히 결탁한)의 부추김이라고 보고 그러므로 탈-제도화하려는 일련의 시도들입니다.
욕망의 일원론. 타자 중심의 철학. 고전적 맑시즘이 레퍼런스가 아닌 담론의 수준에서는 폐기된 지금 맑시즘의 핵심에 놓인 키워드는 그러한 것들입니다.
말이 길어졌는데, 쉽게 요약하자면 현대에서 맑시즘은 더 이상 단순도식적인(무산vs유산) 계급론에 근거하고 있지 않단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꾸준히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오 이런글에도 등장하다니 영광입니다
오.. 상대적 박탈'감'이 아닌 진짜 '상대적 박탈'인 거로군요
오.. 상대적 박탈'감'이 아닌 진짜 '상대적 박탈'인 거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