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감춰진 본질(문학33번)출제 오류,문학교육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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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권 문학칼럼] 킬러 문항의 감춰진 본질(문학 33번) 출제 오류, 문학교육의 문제점
1.
정부가 발표한 6평 킬러 문학 33번이 왜
‘킬러 문항’이 아니고
킬러 문항을 왜곡한 출제 오류인지를
밝혀보기로 한다.
소위 킬러 문항에 대한 본질이 정치권의 이권다툼으로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
윤대통령의 킬러 문항 규제 명령이 급기야
메가스터디, 시대인재 등 학원가 세무 조사로 확산되고 있고
사교육 카르텔 잡기로 정부의 공권력 행사가 가속화되면서
킬러 문항의 본질은 이미 훼손되었고
수험생들이나 교육계에서 알아야 할
킬러 문항의 의미와 실체는 도리어 희석화되고 감춰지고 말았다.
날이 갈수록 킬러 문항이 공권력 행사 정치적 문제로 확산되니
본말전도(거꾸로 뒤집힘)가 이만저만 아닌데,
도대체 킬러 문항의 본질은 무엇이고
우리가 회복해야 할 수능 문학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가?
2
공교육에서 다룰 수 없거나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고난도 문항이 바로 킬러 문항이고
이것은 출제 금지!
그런데 이 킬러 문항에 얽힌 정치적 찬반 여론 속에 묻혀버린 것이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이
아예 빠져 있지 않은가? 안타깝고 답답하다.
공교육 정상화나 사교육 카르텔 제거 혹은
난이도나 변별력과 같은 문제보다도 더 중요한 점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가?
바로
* ‘문학 출제의 전문성과 논리적 타당성’ 문제이다.
정부 발표 문학 33번 킬러 문항은 실제로는
킬러 고난도 문항이 아니라 저질 오류 문제일 뿐이다!
3.
이번 킬러 문학 문항 33번은 말 그대로
정부가 제시한 킬러 문항의 조건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잘못된 문제이고 논리적 오류나 선명도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문제이다.
(지난번 오르비 이성권문학칼럼 영상 참조 : 새 입시 변화, 6월 모평 문학 출제 오류 지적)
4.
수능 문학 출제의 전문성과 논리적 타당성의 문제는
대통령의 지시와 명령, 강압적인 수사로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님은 물론이다.
대통령이 과거에 입시 수사 경력을 들면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무비판적으로 대통령은 교육 전문가 운운하고
예찬하며
30년 이상 진화해온 교육과정평가원 전문가들 위에
군림하면서 강압적인 지시 명령으로 일관하는 행태는 차라리
정치적 논란거리라치자.
정부가 발표한 킬러 문학 문항을 보면
문학 출제의 전문성과 논리적 타당성에서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먼저 지적해야 한다.
5.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서 출제 경험이 많은 교사를 대거 참여시킨다고 했는데
이것도 얼마나 걱정거리인가?
교사들이 출제하는 교육청, 평가원 출제와 관련 없는 비현실적인 EBS 문제들이
수능 문학과 얼마나 거리를 두고 있는가?
문학 출제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도식적 문학’ 이해와 ‘무비판적인 적용’ 문제이다.
공교육의 종사하는 교사나 사교육의 강사들 모두에게로
향해야 할 문제점이 바로 이것이다.
평가원 출제 문제에 대해 어떤 비판적 태도나 성찰 없이
답에 꿰맞춰 어거지로 해설하고 합리화하는
앵무새같은 무비판적 강의, 해설을 들으며
이땅의 학생들은 어둠 속을 소경처럼 걸어가고 있다.
비논리적 오류의 문제 출제자도 문제지만
그것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도식적인 문학교육의
신봉자요 앞잡이 노릇을 하는 교사, 강사들이
‘킬러 문항의 본질’을 덮고 있다.
과연
강제적인 지시, 명령을 일삼는 윤대통령 정부만의 문제일까?
6.
이번 6평 33번 조지훈의 ‘맹세’라는 시를
‘부재하는 님을 기다리며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바람을 드러낸’ 작품으로
<보기>에서 소개한 것은 얼마나 천박하고
무식한 문학 이해법인가?
다이제스트 식의 그 옛날 학력평가 교과서 암기 식의
도식적인 문학 접근법이 아직까지도 통용되고 있음을 본다.
교사나 강사들의 질적 수준의 저하가 가장 심각한 문제이고
무조건적으로 문학 작품은 ‘부정적 현실’ → ‘바람직한 삶의 추구’로
‘님에 대한 기다림’으로 퉁쳐서 도식적으로 넘겨버리는
이 무시무시 어떻게 된 것인가?
출제자나 학생, 교사, 강사 모두가 이 ‘거짓된 진실’ 앞에
오늘도 문학 수업이랍시고 반성없이 넘어가는
이 잘못된 오류는 누가 잡아야 하는가?
공교육 정상화, 사교육 카르텔 제거
킬러 문항 출제 금지, 내년 총선 표심 잡기!
이런 정치적 쇼 놀음에 교사, 강사, 출제자들도
잘못된 문학 개념과 원리, 그 논리적 맹점을 보지 못한 채
학생들은 더 무지의 어둠에 방치되고 비논리의 희생자로
전락되고 있음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번 6평 33번 문제의 경우 소위 ‘킬러 문항’으로서
공교육에서 가르치지 않는 것을 출제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교육에서 마땅히 다뤄야 할
기본적인 문학 개념이나 원리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점을 문제삼아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교육 또한 학원 강사들이 누구 하나
이런 문제점을 정면에서 비판하고 문제제기를 하기에
역부족인 자신들의 역량을 문제삼지 않고
그저 도식적인 문학 교육을 하고 있는 점 역시
반성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평가원 문제를 해설하고 있는 점을
크게 반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번 문학 킬러 문항에 얽힌 본질이다.
7.
다음은 이성권 문학 칼럼 지난번 영상에서도 언급했지만
다시 한 번 이른바 킬러 33번 문항이 왜
킬러가 아닌 오류와 무지, 비논리의 문제인지를 다시 한 번 밝힌다.
6평 시험 직후 33번 5번이 왜 답이 되는지 학생 질문에 대해 줬던
<답변>을 그대로 소개한다.
수능 문학 출제의 전문성과 논리적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감시의 ‘눈’을 학생들 스스로가
길러나가길 바란다.
비판적 정신과 논리적 판단을 잃지 말기를 당부한다.
1)
‘봄과 같은 세계에서 대상들과 함께 자유를 누리려는 바람’ vs
‘담벽 안에서 봄과 같은 세계를 대상들과 공유하려함’의 차이
<보기>는 ‘봄과 같은 세계’에서 대상들과 함께 자유를 누리려는 바람을 드러내는 시라고 설명했습니다.
선지 ⑤는 ‘봄’과 같은 세계를 대상들과 공유하려 하고 있어 라고 풀이했습니다.
과연 같은 의미일까요?
출제자는 맞다고 쓴 것일까요? 틀린 내용으로 설정한 것일까요?
질문 내용에서도 언급했듯이,
답의 근거로 내세운 것이 전혀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선지는 기출에서 정답을 설정하는 논리나 선명도에 못 미치는 점이 있습니다.
그만큼 논리적인 치밀성이 떨어져서 충분히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2)
나)시에 대한 해설 말고도 이런 논리적 치밀성이 떨어지는 점이 또 있습니다.
<보기>에서 가)를 ‘부재하는 임을 기다리며 더 나은 세상에 대한 바람을 드러낸다’는 말 또한
‘맹세’라는 시의 핵심을 정확히 설명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허점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 시는 훗날 ‘임을 기다리겠다’가 아니라
그냥 ‘임에 대한 사랑과 희생의 의지’입니다.
그런데 <보기>에 이렇게 나왔으니
선지 ⑤에 서 ‘부재하는 임을 기다리고’라는 말을 억지로(?) 허용해야 할 판입니다.
3)
다시 5번 선지로 돌아가서
문제는 나)시가 ‘봄과 같은 세계를 대상과 공유하려 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공유’(共有)는 말 그대로 ‘함께 소유함’입니다. 너와 내가 함께 갖는 것이 곧 ‘소유’입니다.
이 시는 ‘소유’나 ‘공유’라는 말로 설명되는 시가 아니라 그 반대입니다.
모든 사물들은 언어의 틀에 갇힐 수 없을 정도로 자유롭고
개별적이고 다층적인 세계이고 이것이 ‘봄과 같은 세계’입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담벽’ 안에서 라는 구절입니다.
공유하는 공간을 ‘담벽 안에서’라고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시는 ‘담벽 안에서 봄과 같은
(활기차고, 자유롭고, 생동감있는) 세계를 대상들과 함께
거기서(담벽 안에서) 공유(함께 소유)한다는 뜻입니다.
이 시가 과연 그걸 핵심으로 드러낸 것일까요?
‘봄과 같은 세계’는 어디에 얽매일 수 없는 자유로운 생명의 세계입니다.
‘대상들과 함께 자유를 누린다’는 것은 대상들은 스스로 자유로운 것이고
나는 나대로 자유를 누리는 것입니다. ‘함께’라는 말이 있지만
어떤 구체적인 공간(담벽 안에서)에서 봄과 같은 세계를
‘공유(함께 소유)하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물론 ‘함께 누린다’ ⇒ ‘공유’라는 것은 ‘허용 가능’할 정도로
배타적인 개념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같은 의미로 통용될 수 있을 정도로
의미의 변별성을 드러내지 못한 단어를 동원해서
‘요건 몰랐지?’ 하는 식으로 선지를 쓴 것 자체가
출제자의 미숙한 지적 수준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출제자는 과연 이런 논리로 나)시에 대한 설명을
틀린 것으로 설정해서 답으로 결정한 것일까요?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제자와 만나서 얘기해봤냐고요? 그런 건 필요없습니다.
어차피 ‘출제자의 의도’란 허구입니다.
아무리 출제자가 그런 의도로 출제했어도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을 정도로 문장을 구성했다면
의도와 관련없이 해석될 수 있는 것입니다.
<결론>
나머지 선지가 다 맞고 심지어 선지 ⑤번의 가)에 대한 설명까지도
<보기>에 따르면 맞는 것이어서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실 이 ‘보기’ 내용은 시와 어긋난 내용입니다.
만약 <보기>에서 틀린 설명을 해놓고
선지에서 틀린 것으로 판단해서 이것(부재하는 임을 기다림) 때문에
틀린 것이라고 했다면
논리적 정합성에 어긋난 것이므로
이것은 논외로 하고 맞다고 봐주고 넘어가야 합니다. )
결국 나)에 대한 설명이 틀린 것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것의 핵심은 ‘담벽 안에서 대상과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들은 대상들 대로 개별적으로 자유롭고
나는 나대로 대상들처럼 자유를 즐기는 것입니다.
‘봄과 같은 세계에서 대상들과 함께 자유를 누린다’ ≠
‘담벽 안에서 봄과 같은 세계를 대상들과 공유’
이렇게 판단해야 되는 논리를 보여준 문제입니다.
아울러
‘봄과 같은 (자유로운 생명의) 세계에서’ ≠
‘봄과 같은 세계를 공유’의 의미의 차이도
부각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사물들은 각자 개별적으로 각자가 자유를 누리는 것이지
어떤 ‘봄과 같은 세계를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이겁니다.
결론적으로 답은 ⑤가 될 수밖에 없으나 수험생들에게
선명한 변별성을 드러내는 데에는 부족한 문제이다!
실제 기출에서는 이런 문제가 개선돼서 더 깔끔하게
의미의 차이를 드러내는 내용으로 출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성권 문학칼럼] 킬러 문학 33번. 출제 오류일 뿐. 문학교육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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