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묘한 오리비 v.04 [1175914] · MS 2022 · 쪽지

2023-06-20 19:18:50
조회수 2,664

서정주가 천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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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숨을 폭폭 내쉬며
내 귓가에서 자그마한 서운녀(西雲女)가
일곱 살 서투른 고향 말씨로
아이 하늘은 서울이레야,
속삭이던 그 하늘이구나

마늘이랑 파랑 고추를 먹고
기름때 절은 하이얀 옷을 입은
뜨겁디뜨거운 가슴을 안은 이들이
산비둘기 울던 노오란 길을
가고 가던 진초록
바로 그 하늘이구나

아아 애달퍼라 아직은 감을 수 없는 눈과 눈이여
잊을 수 없는 파아란 정
해 저물어 밤이 되면
별똥은 반짝거려
아아 애달퍼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
스러져 나날이 하늘은 깊어만 가고
여기 있는 건 내 덧없는 몸짓과 말뿐
메아리와 파도소리와

해맑은 좁은 마당엔
꽃축제 올리는
쇠가죽 북소리만 은은해

아아 날고프구나 날고 싶어
부릉부릉 온몸을 울려
사라진 모든 것
파랗게 걸린 저 하늘을
힘차게 비상함은
내 진작 품어온 바람 !


이게 서정주가 일본어로 쓴 시를 번역한거..

친일친독재등 욕먹을게 태산같지만 습작능력은 한민족 goat

진짜 모국어도 아닌데 이정도수준의 시를 외국어로  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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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너골드 · 1233370 · 23/06/20 20:28 · MS 2023

    진짜 글은 ㅈㄴ 잘쓰는게 맞는듯 저번에 서정주 시중에 향단아 뭐 이렇게 시작하는 시 있었는데 그건 그냥 지나가면서 본 시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고 좀 인상깊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