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는 예과 2년' 수술…의대 '예과+본과'→6년 통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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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 학제 개편을 추진한다. 예과 2년과 본과 4년으로 나눠진 커리큘럼을 통합해 각 대학이 6년 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본과에 주로 편성하는 실습을 확대·강화하고 예과에 몰린 교양 수업을 전 학년에 걸쳐 실시하는 등 수업을 내실화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말 관련 법령이 개정되면 2025학년도부터 현장에 적용될 전망이다.
“예과에서 놀아라” 옛말 되나…커리큘럼 내실화
교육부는 지난해 말 중앙대(송해덕 교육학과 교수팀)에 의뢰한 ‘의대 학제개편 필요성 및 도입 체계 연구’를 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연구는 기초교양 과목에 주력하는 예과와 전공수업을 수강하는 본과를 통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본과에 편성된 임상 실습을 예과 학년으로 내리고 교양 수업을 전 학년에 배치하는 등 대학이 자율적으로 다양한 커리큘럼을 짜라는 취지”라며 “대입 4년 예고제 등에 따라 올해 말까지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면 2025학년도 1학기부터 적용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본보기서울 광진구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국시원) 별관 응시원서 접수처. 뉴스1
예과는 전인교육 차원에서 학생 입학 후 2년 간 운영하고 있다. 예과에서는 기초적인 자연과학 과목부터 언어, 인문학 등 다양한 강의를 듣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 병원이 인턴, 레지던트 등 의사 선발 시에 예과 성적을 활용하지 않다보니 본과보다 느슨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본과 1학년부터는 해부, 생리, 생화학, 병리, 감염, 면역 등 엄청난 학습량을 요구하는 과목들이 몰려있다. 특히 본과 3학년부터는 병원 실습과 국가고시 준비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내실 있게 수업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9년 정부에 의대 학제 개편을 건의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 신찬수 이사장은 “과거 예과는 자연대에, 본과는 의대에 소속돼있어서 두 과정의 교육이 완전히 동 떨어진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지금은 예과가 의대로 대부분 들어왔음에도 의사 선발에 예과 성적이 활용되지 않다보니 2년은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원칙적으로는 의대생은 26개 전공 실습을 모두 돌아야 하지만 이를 1년 남짓한 기간 내에 운영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아래 학년부터 실습을 하게하는 등 의대-인턴-레지던트로 이어지는 10년의 의사 양성 과정이 연속성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교양 수업, 필수분야 실습도…“책무성 강화”
원본보기서울 시내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에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의대가 예과와 본과로 나뉜 건 100년 전 일이다. 일제 강점기인 1924년 경성제국대에서 도입한 예과가 100여년 간 유지됐다. 해방 후엔 고등교육법 시행령 25조에 의대 수업 연한이 ‘예과 2년, 본과 4년’으로 명시되며 명맥이 이어졌다. 2019년 KAMC 등이 학제 개편을 건의했지만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논의가 잠정 중단됐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재개됐다.
해외에선 예과와 본과를 분리한 사례가 드물다. 2020년 의협이 공개한 ‘의사양성 학제 개편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고등학교 졸업자를 의대 입학생으로 받는 영국, 독일, 네덜란드, 호주, 싱가포르, 홍콩 등은 모두 5~6년의 통합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우리나라 예과 제도의 원조 격인 일본 역시 1973년 의예과와 의학부의 법적 구분을 없애고 6년 과정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노혜린 인제대 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교수는 “일본도 예과와 본과생의 소속 단과대학이 다르고 캠퍼스도 떨어져 학습의 연속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일찌감치 통합됐다”며 “같은 문제를 우리나라 의학계도 겪으며 학제 개편 목소리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선 이번 학제 개편이 일명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로 불리는 필수의료분야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보고 있다. 우봉식 소장은 “막연히 학생들이 겁내는 필수 분야도 일찌감치 경험해보면 흥미가 생겨 전공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찬수 이사장은 “최근 부산·울산·경남 지역 의대가 보건소 등 지역 의료 현장에서 실습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런 경험은 학생들이 지역 의료분야를 선택할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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