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가망없나 [1225447] · MS 2023 · 쪽지

2023-06-08 2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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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 어원. 雨雷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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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뢰(雨雷)'로 쓰이던 '우레'는 원래 순우리말이다. 어원을 고려해 맞는 표기를 쓰려고 하던 사람들이 뜻도 비슷하고 발음도 비슷한 '우뢰'라는 한자어가 그 어원이라고 보아 1989년 이전에는 '우뢰'가 표준어로 여겨졌다. '레'를 '뢰(雷)'로 봐 버린 것이다. 


그러나 중세국어 문헌에 '울에'라는 표기가 발견되며 '우레'는 '우뢰'와는 다른 어원을 가짐이 증명되었다. 만약 '雨雷'에서 왔다면 중세 때는 '雷'의 음에 따라 '우뢰'로 쓰였을 것이다. 


현대 국어 '우레'의 옛말인 '울에'는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울에'는 '울다'의 어간 '울-'에 명파접 '-에'가 붙은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울-+-에'가 '우레'로 연철되지 않고 '울에'로 분철된 것을 통해 제2음절의 'ㅇ'은 음가가 없는 'ㅇ[zero]' 아니라 유성 후두 마찰음 'ㅇ'[ɦ]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에'가 아니라 '-게'가 붙은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ㄱ 약화를 통해 ㄹ 뒤에서 ㄱ이 약화되어 ㅇ[ɦ]으로 나타나고 분철된 것처럼 보인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중세 때는 '-게/개'의 접미사가 활발히 쓰였고 '몰개>몰애>모래', '날개>날애>나래' 등과 같은 예시가 많다. 


16세기에 유성 후두 마찰음 'ㅇ'[ɦ]이 소멸하면서 ㄹ이 연철 표기된 '우레'가 나타났고 이게 현재까지 이어진다. 


참고로 '번개'의 옛말은 '번게'인데 '-게'를 접미사로 보고 '번-'이 '밝다/빛나다'를 뜻하는 형태소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번개'는 시각적 특징을 따서 번쩍거리는 것, 밝게 빛나는 것 등을 의미한다 할 수 있겠다만 아직 정해진 건 없다. 


현대어로 '우레'는 단일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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