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서울의 어원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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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국어 '서울'은 일단 15세기에 등장한 '셔ᄫᅳᆯ'로 소급된다. 다만 이 표기는 용비어천가에서만 보이며 다른 15세기 문헌에서는 '셔욿/셔울'의 표기로 쓰였다. 기록이 용비어천가 하나밖에 없어 단독으로 쓰인 '셔ᄫᅳᆯ'의 예만 확인되나 여기에서 변화한 '셔울'이 ㅎ종성체언이었다는 것을 보면 '셔ᄫᅳᆯ'도 '셔ᄫᅳᆯ/셔ᄫᅳᆶ'의 이형태 교체를 보인 ㅎ종성체언으로 상정할 수 있다.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된 순경음 비읍(ㅸ)이 15세기 중엽에 반모음 'w'로 바뀌면서 'ㅡ'는 'ㅜ'로 원순모음화를 겪었고 순경음이 약화되어 '셔욿/셔울'로 변화하였다. 이 단어는 모음이나 'ㄱ, ㄷ'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에서는 '셔욿', 그 밖의 자음으로 시작하는 조사 앞이나 단독으로 쓰일 때에는 '셔울'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미 15세기부터 기존에 '셔욿'이 쓰이던 환경에서도 끝소리 ㅎ이 탈락한 '셔울'이 쓰인 예가 나타났다.
'셔욿'과 '셔울'은 17세기까지 공존하다가 18세기 이후로 말음 탈락으로 인해 '셔욿'은 사라지게 되었다. 근대 때 기존에 ㅎ종성체언이었던 체언들은 대부분 ㅎ은 잃어버렸다. 일부(수탉, 암퇘지, 살코기, 등) 어휘에서나 그 흔적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근대 국어 후기에 'ㅅ' 뒤에서 이중모음이 단모음화되는 현상에 따라 19세기에는 '서울'이라는 형태가 등장하였다. 일제 때는 경성, 한성, 서울 등의 표기가 쓰이다가 현대에 들어서며 '서울'로 정착하였다.
원래 중세 국어 시기에 '셔ᄫᅳᆯ(ㅎ), 셔욿, 셔울'은 현재 그 지명이 아니라 '나라의 수도(首都)'를 뜻하는 일반 명사였다. 그러니 중세 때 '셔ᄫᅳᆯ'이라고 하면 현재의 지명 '서울'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수도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京을 '서울 경'이라 하는 것이며, "政이 차 셔울 도라가 方寸을 다ㅇㆍ디 몯도다(«선종영가집언해»)"과 "長安 二年에 셔욼 淸禪寺애(«반야바라밀다심경언해»)"등 일부 문헌의 '셔울'이 당나라 수도 장안을 뜻하는 것을 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조선 시대의 수도를 부르는 말이 오늘날의 서울이었기 때문에, 17세기 이후로는 특정 지역(그 당시 한양)을 가리키는 지명으로도 쓰이게 되었다.
그렇다면 '서울'의 어원을 알아보자.
가장 지배적인 이론은 '서라벌'에서 왔다는 것이다. ㅂ순경음은 기존의 ㅂ이 약화된 결과로 추정되므로 '셔ᄫᅳᆯ'의 고형을 '셔블' 정도로 추측할 수 있으며 이 '셔블'의 기원을 사벌(沙伐) 또는 '서라벌(徐羅伐)'로 볼 수 있다. '徐羅伐'은 고대 국어의 순우리말을 음차한 표기로 추정되며 '서벌(徐伐)'이나 '사벌(沙伐)'로 쓴 경우도 보인다.
삼국사기의 "今俗訓京字云徐伐 以此故也"라는 문장은 "지금 경(京)자의 뜻을 우리말로 서벌(徐伐)이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는 뜻인데 이는 13세기에 현대 국어 '서울'에 대응하는 어휘가 신라를 뜻하는 서벌(徐伐)에서 왔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 다른 설로는 백제 말의 수도 사비가 '소부리(所夫里)'라고 불린 기록이 있기에 이 '소부리'에서 왔다는 설도 있고, 태봉의 수도였던 철원의 고유어 지명 '쇠벌'에서 왔다는 설도 있다.
여러 설이 있으나 고유어 지명이 수도를 뜻하는 일반명사로 쓰이다가 근대에 들어서며 고유명사로 특수화됐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런데 여기서 또 말도 안 되는 이론이 등장하는데 모음 따위는 개나 줘 버리고 자음에서만 유사성을 찾아 어원을 찾아 '서'는 '높다/신령스럽다'에서, '울'은 '벌판/마을'에서 유래됐다고 보는 유사언어학적인 설이 있다. 이렇게 보는 사람들은 '서울'의 '서'는 기원적으로 '소로'나 '수리'와 연관이 있는 어휘이고 '서라벌'을 'ᄉᆞᄅᆞᄇᆞᆯ'로 재구할 때 'ᄉᆞᄅᆞ'를 다시 '소로'로 재구하면 '서울'의 어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하지만 말이 안 된다. 모음이 음운론적 변별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지 고려하지 않았고 마음대로 모음을 바꾸면서 재구하는데 고대 국어의 음가를 제대로 추정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따라서 '서라벌'을 따로 분석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이기문 교수는 '소로'나 '수리'와 어원을 연결짓는 설을 일축함과 동시에 새로운 주장을 펼쳤는데 '셔ㅸㅡㄹ'의 'ㅸㅡㄹ'을 '고을'의 옛말 'ㄱㆍㅸㆍㄹ'의 'ㅸㆍㄹ'과 동계어로 본다면 'ㅸㅡㄹ'을 고장을 뜻하는 말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ㅡ와 ㆍ가 다르게 실현된 이유는 모음조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다만 '서라벌'이라는 국호에 대한 정설은 아직 없고 이 역시 하나의 설에 불과하다. 또 이기문 교수는 '셔ㅸㅡㄹ'의 '셔'가 신라의 옛 국호에서 온 말임에는 동의하고 본인이 따로 생각한 어원이 있으나 불확실하다는 말을 덧붙인다.
"이것이 무엇을 뜻한 말인가를 밝히는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이것을 옛 지명이라고만 하고 불문(不問)에 부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사입니다. 저는 나름대로 이 말의 어원에 대해서 생각해 본 것이 있지만, 또 하나의 우(愚)를 범(犯)하지 않기 위해서 공표하는 일은 삼가기로 하겠습니다."
ㄴ 이기문 교수
아무튼 원래 고유명사(신라의 수도)였다가 일반명사(수도)가 되고 그 일반명사가 지명으로도 쓰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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