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기념, '지키다'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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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현충일. 나라를 지키다 숨진 장병과 순국선열들의 충성을 기리는 날이다.
‘지키다'의 어원을 알아 보자. ‘지키다'는 15세기에 ‘딕ᄒᆞ다’, ‘딕희다', ‘딕킈다', ‘디킈다' 이렇게 네 형태가 쓰였는데 ‘킈'는 당연히 ㅎ이 ㄱ 뒤에 놓였기에 생긴 격음화의 영향일 것이니 ‘딕ᄒᆞ다'를 기본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희'는 ‘ᄒᆞ’의 변형으로 보면 된다. 아래아의 표기는 16세기부터 여러 다른 모음으로 쓰여 아래아의 1차 음가소실은 흔히 16세기로 거론되곤 하나 표기보단 발음이 먼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언중은 15세기부터 아래아의 음가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음가가 불안정하다고 모든 어휘에 쓰인 그 아래아가 다른 표기로 쓰였다는 뜻은 아니며 일부 단어에만 그러한 변화가 일찍이 적용되었을 건데 ‘딕ᄒᆞ다'가 그 예일 것이다. ‘ᄒᆞ’의 아래아가 ㅡ로 교체되고 발음의 편의를 위해 ㅣ가 첨가되었다 보면 ‘딕희다/디킈다'라는 형태가 설명이 된다. ‘딕희다'에서 ㅢ는 자음 뒤 단모음화로 인해 ‘히'가 된다. 그리고 ‘디'는 ‘텬디'가 ‘천지'가 되듯 통시적 구개음화를 거쳐 ‘지'가 되어 ‘딕희다'는 결국 ‘직히다'가 된다. ‘직키다' 역시 자주 쓰였는데 19세기쯤부터 ‘지키다'가 등장하여 현재까지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 ‘딕'의 정체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그 정체는 한자 ‘直’의 중세 한국어 음 ‘딕’이다. 直는 ‘곧다'란 뜻이므로 ‘딕ᄒᆞ다'는 동사로 쓰일 경우 ‘곧게 하다' 또는 ‘바르게 하다'라는 뜻으로 파생되고 형용사일 경우 그냥 ‘곧다' 정도의 뜻이 된다. ‘곧게 하다'는 ‘유지하다'로 의미가 확장되고 결국 무언가가 피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거나 막는다는 뜻까지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16세기 이후 동사 ‘지키다'는 ‘딕ᄒᆞ다'로 쓰이지 않아 아래아가 쓰이지 않았는데 형용사의 경우 여전히 아래아를 유지한 표기가 자주 쓰였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단음절 한자어 + -하다’ 형식의 형용사 파생법이라 할 수 있겠다. 아마 ‘ㅢ'로 쓰게 된 것은 아래아의 음가 불안정도 있었겠지만 의미가 꽤나 다른 동사와의 구별을 위한 게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동국신속삼강행실도(1617)
"俾立室家ᄒᆞ니 其기繩승則즉直딕이어ᄂᆞᆯ
ᄒᆞ여곰 室家를 立ᄒᆞ니 그 繩이 곧 直ᄒᆞ거ᄂᆞᆯ"
ㄴ시경언해(1613)
하여금 집을 세우게 하니, 그 끈이 곧 직하거늘(곧거늘)
그리고 ‘문지기', ‘산지기'의 ‘지기' 역시 같은 어원을 공유하며 ‘東山디기' 등을 통해 문증된다. 또 근대국어까지는 直에서 왔다는 어원 의식이 있었는지 한불자전(1880)에는 ‘문직이(그 당시 표기)’를 ‘門直’으로 등재하고 뜻풀이를 적었다. 이를 통해 근대국어 시기에는 충분한 어원 의식이 있었기에 ‘지키다'를 바로 쓰지 않고 ‘직키다’나 ‘직히다'를 주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지키다'는 ‘무언가를 곧게 하다', ‘무언가를 바르게 하다'라는 기초적인 뜻에서 파생된 말이라 할 수 있으며 ‘나라를 지키다'는 어원을 따지면 ‘나라를 곧게/바르게 하다'를 뜻한다 할 수 있고 결국 ‘나라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 直 관련 어원 쓴 논문 있다 해서 찾아봤는데 60년대 논문이라 그런지 한자투성이였음. 옛날 논문은 진짜 어케 봐야 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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