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ㅣ [1231568] · MS 2023 (수정됨) · 쪽지

2023-05-09 16:05:10
조회수 2,439

자도자도 졸리면 병원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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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증이라고 과도하게 잠이오는 병이 있는데

제가 이거때문에 입시를 두번정도 날렸던 경험이 있어서 다른분들은 피해 안 보길 바라는 마음에 적습니당


저는 기면증이 아닌거 같다고 생각하다가 결국 기면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의심만 하다가 20대 초반을 날려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우선 결론만 말할게요.


저의 증상: 전 공부 할 때만 졸았습니다. 그리고 피곤이 쌓이기 전에는 증상이 미미해서 병이 아닌 줄 알았어요. 그냥 의지가 없는 건 줄 알았지만 아무리 의지가 넘쳐도 이게 통제가 안 됐습니다.

 카페인 알약, 가루 등등 다 먹어도 소용없었고 커피 10잔 정도의 카페인 양을 한 잔에 희석해서 원샷 때려야 쪼금 통제가 되더라고요. 전기 충격 볼펜도 써봤는데 결국 자요. 물리적으로도 못 깨더라고요. 그리고 피곤이 쌓이면 서서 그림을 그리다가 쓰려져 졸 정도로 심해졌습니다.

 졸릴 때 느낌은 꿈을 꾸는 거 같은 느낌이고 현실이랑 꿈이랑 구분을 못했습니다.



- 인터넷에 기면증 자가 진단해 보고 의심이 들면 병원 가세요

 전 자가 진단으로 의심이 되었지만 탈력발작(감정에 변화가 생기면 근육에 힘이 풀림)이 없어 아닌 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기면증은 탈력발작이 있는 1형, 탈력발작이 없는2형으로 나뉘더라고요.


- 공부할 때만 졸리고 그게 정말 통제가 안 되면 의지가 없는게 아니라 몸이 아픈거에요.

제가 가장 고통스러웠던 거는 학생 때부터 20대 초반을 보낼 때까지 ‘난 의지박약이라 조는 걸 거야’라는 생각에 갇혀 있던 거입니다. 정작 주변 사람에게 비친 제 모습은 가장 열심히 하지만 자주 졸아서 안타까운 학생이었는데도 말이죠.


병원은 대학병원이랑 수면의원 다 가봤는데 수면의원 추천해요.

대학병원 가면 이런저런 검사 다 시켜서 시간 돈 다 날리더라고요.

 그리고 병원에 쓰는 1일이라는 시간, 돈 제발 아까워하지 마세요

전 이거 아까워하다가 진짜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보험 적용되어서 나라에서 80퍼 정도 대주니까 꼭 병원 가세요 여러분..!!!! 검사비 10만 원 정도인데 이 정도 투자할 가치 충분합니다. 그리고 남자분들은 잘하면 공익도 나와요.


이 글을 보고 기면증인 걸 아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분이라도 ‘난 의지박약이야’ 채찍질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뭐 그런 게 병이야‘라는 소리를 늘 들어요. 그래서 저도 기면증을 판정 받고나서도 '정말 내가 기면증인가 의지박약인가' 의심 하면서 우울해했는데 이건 우리나라가 공부 안 하면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거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그러니까 다들 저런말은 흘려듣고 힘내세요!


기면증 앓는 분들 고생 많으십니다. 주변에서 뭐라 하든 기죽지 말고 힘내서 살아갔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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