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러 비모 [1015604] · MS 2020 · 쪽지

2023-05-06 16:58:57
조회수 4,572

어제 부모님한테 혼나고 다시 문과로 틉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2897729


6모 치고 성적표 보여드리면서 이과 전향 공개하려고 했는데

생물 필기를 들켜 아버지께서 눈치를 채셔서 어제 혼났습니다. 


많은 말이 오고갔지만 대략적으로 요약해보자면



1. 너는 이과적 머리가 없으니 꿈이 없다고 이과로 간다는 말은 모순적이다. 메디컬 갈 성적은 안 나올 게 뻔하고, 자연대로 간다기엔 그에 맞는 공부를 그동안 안 했기에 흥미도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럼 계열 중에 남은 건 공대인데 네가 공학수학과 물리를 버틴다? 불가능하다고 본다. (아버지 공대 나오심) 너는 수학에 흥미 있어하는 문과일 뿐이다. 


2. 고3 때 국영수를 해도 모자란 시간에 과탐에 시간을 쏟는 건 비효율적이라 보인다. 고2 때 과탐을 해보다가 고3 때 여차하면 사탐으로 튼다? 그럴 수 있다고 쳐도 낭비된 시간은 어쩔거냐. 우린 재수할 돈 지원 안 해줄거다. 현역으로 가라


3. 대학을 취미로 다닐 작정이냐. 네가 학문에 뜻이 있다면 취직해서 제대로 자리 잡은 다음에 취미생활로 배워도 충분하다. 원래 공부는 평생 하는거다. 솔직히 난 네가 미적분 배우는 것도 쓸데없는 시간낭비로 보인다.(원래는 미적사탐러였습니다)


4. (대학 왜 가냐는 질문에 솔직히 의욕도 없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남들 다 가니까 라고 대답한 후) 그럴거면 방통대 가라. 네가 의지 안 보일거면 네 등록금 쓸데없이 비싼 돈 들여서 일반 대학교 보낼 생각 없다. 

-> 원래도 국립대 기준으로만 지원해주기로 해서 사립대 간다면 차액은 제가 학자금 대출 받아야 했는데 이렇게 나오셔서 결국 발악도 못 하고 수긍했습니다


아빠는 앞에서 제가 무식하다며 까내리시고

엄마는 옆에서 이런 부모 있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라며, 나도 저런 아빠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러면서 거드니까 진심으로 정신병 걸릴 것 같았어요


네, 제가 무식하긴 해요.

그런데 일주일 안에 생물 진도 3단원까지 나가고, 지구과학 필입문 완강하고 1단원 진행하는 거면 과학에 의지는 있는 거 아닌가요

왜 부모님은 제 말을 모조리 무시하는 걸까요


이래놓고 아침에 엄마는 제가 어제 토라졌다는 것 때문에 저를 투명인간 취급했어요

지금은 독서실에서 시간만 낭비하는 중인데 울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사회탐구를 해야하나봐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