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장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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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할머니가 학력이랑 집안형편 차이를 이유로 엄마를 많이 욕하고 때려서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어요.
그래서 엄마는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인서울 의대를 가야한다고 세뇌하듯 말씀하셨어요.
아빠가 지방대 의대를 나오셨거든요.
근데 의대를 못 갔어요. 저는 공부 좋아하지도 않고 그냥 너무 숨이 막혀서 고등학교는 전국형 자사고 가서 기숙사에서 숨죽이고 그냥 공부도 안하고 3년동안 잠만 자다 거의 전교 꼴등으로 졸업했어요. 우울증이었던 것 같아요.
여튼 재수를 했어요. 홍익대 성적이 나오더라고요.
삼수를 해서 중앙대 화학과에 합격했어요. 이쯤되니 그만하고 싶었어요. 의대 가고 싶은 생각은 없고 이정도면 남들한테 고개도 못 들만큼 쪽팔리지는 않겠다 싶어서요.
근데 엄마는 부득불 사수를 시키시더라고요. 형편도 어려운데 이런 데 가라고 삼수시킨 게 아니래요.
울면서 사수를 했어요. 거의 정신이 나갔는데 여튼 공부하는 게 습관이 된건지 성적은 조금씩 오르더라고요.
이대 약학에 합격했어요. 저는 정말 기뻤거든요. 의대는 아니지만 어쨌든 인서울 메디컬이고 이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엄마는 아니었나봐요. 아빠가 의대인데 약대를 갔고 심지어 여대라고, 죽을 때까지 의사 밑에서 빌빌 기면서 살거냐고 욕이란 욕은 다하시더라고요. 오수를 하라고 했는데 죽을 것 같아서 무작정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등록금을 내버렸어요.
그랬더니 여름방학 때 반수를 시키시더라고요. 정말 그냥 엄마랑 나 둘 중 하나가 죽는 게 나을까 오천 번쯤 고민했는데 모질지 못한 성격 때문에 엄마 못 이기고 결국 반수를 했어요. 말이 반수지 그냥 멍청하게 책상에 앉아있기만 했던 거 같아요. 정시 원서 세 장을 다 의대로 썼어요. 셋 다 광탈했고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엄마는 침대에 누워서 울었다가, 미친듯이 화내면서 소리지르다가, 절 달래서 재수학원을 보내려고 하시네요. 그러면서 의대를 가야하고 만약 약대는 다니더라도 여대는 죽어도 용납을 못하시겠대요. 약대를 다니려고 해도 수능공부 다시해서 공학으로 가래요. 연대 약대를 가래요. 집에 엄마랑 나 둘 다 여자인데 여대까지 나오면 안된대요. 왜인지 정확하게 이해는 못했는데 사회통념 상 안좋대요. 여대라고 하니 외삼촌도 비웃으시더라고요. (근데 이건 엄마가 예전부터 의대 보낸다고 잘난 체 했는데 제가 의대를 못가서 그런 거 같아요.) 이대약대보다 연대약대가 좋대요. 그래서 연대약대는 생긴 지 얼마 안됐고 약대 중에는 이대가 더 낫다고 말씀드렸는데 약대 다니는 애들이나 그런 거 알지 일반적으로는 연대가 인식이 더 좋고 연대 약대 졸업하면 세브란스병원으로 갈 수도 있고 나중에 교수하면 된다고, 오히려 졸업생이 별로 없으니까 자리가 더 있을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실 동의는 못하겠어요.
그리고 다 각설하고 그냥 제가 더이상 못하겠어요. 그냥 죽는 게 더 낫지 싶고 그냥 잠적해서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도망칠까 그게 되려나 이런 생각만 들고 사회성도 바닥났어요. 사실 오늘 엄마 몰래(엄마가 집에서 나가는 걸 허락 안하셔서 오늘 학교에 오티있다고 뻥치고 나갔어요) 친구들을 만났는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말은 고사하고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오바하는건지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서 좀 힘들었거든요. 그리고 사람이 멍청해지는 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꾸 힘들어지니까 생각을 안하는 게 버릇이 됐어요. 생각을 하는 게 힘들어요. 뭔가 머리를 쓰려고 해도 멍하니 뭘 생각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치매걸리면 이런느낌인가 싶을 정도로 아무 생각이 안들어요. 학교 다니고 사회생활하면서 정상적으로 생활하면 좀 회복될까 싶은데 엄마는 또 저러시고... 근데 엄마 버리고 집 나가서 따로 살거나 그런 것도 어려운 게 엄마한테는 저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뇌경색도 있으셔서 정말 돌아가실지도 몰라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힘들고 어디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써봤어요. 길게 주절주절 쓸데없는 말 많이 써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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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시고..이대 약대면 여대라고 뭐 그런거 없어요정말 안타깝네요.어머니도 안타깝고 쓰니님도 안타깝고.ㅜㅜ.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서 어머니를 설득해주실 분 없나요?두분이서 얘기해서는 해결이 안될거 같은데요.객관적으로 봐서는 어머님이 너무 하시네요.차라리 본인이 공부해서 의대를 가시지.독립하라고 말하고 싶은데 어머니를 떠날수도 없는 상황인거 같고.누군가 제3자가 냉철하게 어머니를 설득해주실 분이 있어야 할거 같아요.
어머니가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제3자가 있으면 좋을텐데...글쓴이님은 할 만큼 했습니다.
엄마가 이혼당한건 불쌍한데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난것같아요.정확한 팩트도 모르고 재수해서 차라리 연대약대를가라고 하는것도 황당하고 조카 약대갔다고 비웃는외삼촌도 그렇고 정상이 아니에요.
아빠랑은 연락을 안하시나요?아빠는 의외로 이대약대정도 갔다고하면 좋아하실수도 있어요. 사실 아빠시절 지방의대는 연고대공대보다 낮았고 님이 공부를 더 잘한것임. 아빠한테 등록금및 생활비 지원받아서 독립하시고 이대 약대 잘 다니세요. 더이상 정상아닌 엄마한테 끌려다니면 의대가 아닌 정신의학과에 다니게 될수도 있어요.
아빠보다 더 공부 잘하는거 맞는데, 어머니께서는 그렇게 생각 안 하실거고, 어머니가 강박증이 있으신것 같은데... 아마 병원을 권유해도 가실 일 만무하고.... 가장 행복해야할 시기에 상황이 너무 안타깝네요.. 엄마랑 둘이 사셨으면 엄마를 두고 나오실수도 없을거고... 님께서 엄마대신 정신과나 심리치료 상담을 한번 받아보시는게 어떨까 합니다. 어머니와 님 상태를 말씀드리고, 대안이 있을만한게 있는지 상담받아보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정신과가 부담스러우면 요새는 심리상담하는곳 많으니 찾아보고 상담한번 꼭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