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넛캔디 [908601]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3-02-12 21:17:33
조회수 4,413

문과 수능 에피는 어떻게 살아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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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넛캔디 님의 2020학년도 수능 성적표

구분 표점
한국사 - - 2
국어 140 100 1
수학 나 143 99 1
영어 - - 1
법과 정치 63 90 2
사회 문화 60 81 3
아랍어 46 38 5
실지원 학과
대학 학과 점수 순위
가군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 799.770 2
나군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751.425 1
다군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799.700 3

20수능 성적으로 에피 달았고 가군(당시엔 서울대가 가군이었다죠)에 서울대 사회학과 쓰고 보기좋게 떨어진 뒤 연대 경영을 붙어서 다니고 있습니다.


원래는 로스쿨을 다닐려했으나 학점 저공비행 + 개인적인 회의감이 겹치며 잠시 접어두고 현재는 군입대를 앞두고 있네요. 곧 cpa 시험에 진입할 것 같습니다.


입시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게 느껴지네요. 제가 원서 쓸 때만 해도 연응통이나 고컴은 연경에 비해 꽤 낮은 편이었고, 서강대 공대(교차가 가능했습니다.)도 연인문보다 낮았던 걸로 기억 중입니다. 물론 문디컬은 그때나 지금이나 빡셌지만, 그래도 당시 제 성적이면 대구한의대나 대전대 한의대는 가능했던 걸로 기억 중이네요. 물론 지금은 다 캐캐묵은 옛날 이야기가 되버렸지만요. 술자리에서 동기들과 자조적으로 '우린 다 고점에 물렸다'며 웃곤 했는데, 여길 와보니 새삼 실감이 납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민망한 게, 때때로 이런 말을 하는 친구들 중 몇몇은 은연중에 '나는 상위권 공대, 혹은 메디컬 계열로 갈 수 있었으나 여기로 온 거야'라는 모종의 선민의식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게 거짓이건 사실이건, 다 지난 입시 결과를 두고 '이랬다면 이랬을텐데'라는 식의 가정법을 쓰는 건 조금 짜치긴 하죠. 여기 사이트도 그런 말하는 화석들 별로 안 반겨주는 분위기인 것 같고요.


진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전 다시 고등학교로 돌아가도 문과를 택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더 열심히 해서 어떻게든 서울대로 갈려고 노력했을 것 같네요. 사실 고소득을 포기하고서라도, 저에게 조금이라도 맞는 일을 하고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공대나 메디컬...물론 좋은 길이지만, 솔직히 '꿀'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들어가기도 어렵고, 들어가서 버티는 것도 어렵거든요. cpa공부도 정말 어렵지만, 석사 내지 박사를 준비하는 공대 대학원생들이나 의대 레지던트들을 보면 어후... 신포도질을 하려는 건 절대 아니고요. 다만 감히 제가 버틸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과도 cpa 내지 로스쿨, 고시는 공부가 정말 빡세지만, 최소한 제 흥미와 적성에 일정 부분 접하긴 하니까요. 결국 일정 노동소득 이상을 보장하는 직업군들 가운데에서는 취향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인 것 같습니다. 인간이 생각보다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하거든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요..문과 수험생이나 예비 대학생분들 질문 주시면 제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답변해보겠습니다.


++실지원학과가 왜 저렇게 나오는지 모르겠는데...서울대 사회학과, 연대경영, 동국대 한의대 썼고, 연대경영만 붙었습니다...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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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lele · 892548 · 23/02/12 21:23 · MS 2019

    학점… 저도 로스쿨 준비하려는데 따기가 생각만큼 쉽진 않은가봐요..

  • 피넛캔디 · 908601 · 23/02/12 21:25 · MS 2019

    음...상경기준으로 말해보자면, 본인이 어떤 길을 걷냐에 따라 다른 것 같습니다.

  • 다시해보자 · 894670 · 23/02/12 21:24 · MS 2019

    저도 20인데 군대갔다와서 다시 수능판옴 ㅋㅋ

  • 별과별사이 · 186685 · 23/02/12 21:47 · MS 2017

    수능 에피 지리네요 ㄷㄷ

  • 점유개정 · 866072 · 23/02/12 22:24 · MS 2018

    회시생이시군요... 저도 비슷한 학번에 회계가 재미있어서 cpa 잠시 준비하다가 결국 메디컬에 뜻이 있어 다시 수능 보려고 왔지만ㅎㅎ 주변에 회시생 친구나 합격생들도 있는데 적성에 잘 맞으면 만족도가 높은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 하는 게 최고죠 응원합니다

  • 로로길 · 850032 · 23/02/14 01:52 · MS 2018 (수정됨)

    에피긴 한데.. 10모 에피고ㅎㅎ,, 수시로 고대 와서 올해 인설미니로 진학해요. 님과 마찬가지로 문과가 좋아서 선택했고 아직도 후회 안합니다.

    씨파 준비하시려 하는 것 같은데, 확실히 정시러들이 고시류 시험에 강하더라고요. 대학에서 주위 정시 친구들 보면 씨파 동차합 / 행시 1년 공부 합격 등 척척 해서 나가더군요. 님도 잘 되실거 ㅎㅇㅌ. 수험 짬 어디 안갑니다.

  • microECON · 1118329 · 23/02/17 23:47 · MS 2021

    ㅋㅋㅋㅋ화이팅입니다

  • Jdje · 1140076 · 23/04/06 08:48 · MS 2022

    현역으로 연대 가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