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새 [1131545] · MS 2022 · 쪽지

2023-02-02 23:40:09
조회수 9,020

영재고 의대 진학에 대한 생각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1795009

1. 대부분의 영재고가 의대 진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저희 학교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의대를 지원하면 독서실 이용 금지, 기숙사 퇴사, 생기부 일부 삭제하고 학점도 등급으로 바꿔서 보낸다고 하네요. 물론 돈 뱉어내는 서약서는 이미 썼고 뱉어내고 의대를 가는 것도 막으려는 것 같습니다.



2. 입학 당시에는 영재고에서 의대를 가는게 국민 세금을 낭비하는 일이고 과학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의 자리를 뺏는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입시를 겪게 되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성적이 낮아서 내신으로 의대는 힘들고 어차피 갈 생각도 없지만.. 의대를 막는게 이해가 되지는 않네요.


의대 진학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큰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https://v.daum.net/v/20210120160217192


이 기사에서 소개하고 있는 국민청원의 주장을 일부 반박해보자면


“의대에 가려면 영재고에 가야 하고 영재고에 가려면 초등학교 때부터 유명한 수학·과학 학원들을 오후 10시까지 다니고 이후 새벽까지 독서실에서 자습을 해야 한다” 


"아울러 그는 “(영재고) 120명 정원중 근 40여명이 의대 가는 그런 학교에 세금을 계속 지원할 것인가”라며 “차라리 영재고를 반으로 잘라 의대고와 영재교를 공동운영하라”라고 말하기도했다. "


1/4 정도만 맞는 말. 의대에 가려면 영재고에 가야한다는 말부터가 틀렸습니다. 120명 중 40명은 서울과학고나 그런거고, 나머지는 그렇게 많이 가지도 않습니다. 영재고 8개를 모두 서울과학고로 일반화하고 있으며, 영재고에 가더라도 의대를 갈 정도로 상위권을 하는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시험기간 내내 롤하고 자고 할거 다 하면서 4.3만점에 4.2 띄우는 애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강력하게 학교 측에서 의대진학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다른 학교들은 그렇게 못 하는 건가”


한과영은 의대 지원 자체가 불가능해서 요즘은 의대간다고 재수하는 학생들이 30명씩 된다고 들었습니다. 제재를 한다고 해도 재수해서 가면 그만인데 전체를 보지 못하고 무조건 의대 지원을 막으라고만 하고 있네요.



3. 영재고에서 국어국문학과를 가거나 음대, 체대를 간다고 해서 반발할 사람이 있을까요? 왜 음대, 체대는 아무 말도 안 하면서 의대만 뭐라고 할까요? 모든 영재고생이 의대를 가는 것도 아닌데요. 의대 진학을 비판하는 주된 이유는 세금 문제, 국가의 과학 발전보다도 단순히 의대라서 그런 것이라고 봅니다. 의대 진학을 막아도 재수나 반수해서 가면 되는 것을, 모든 영재고생이 과학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공대나 자연대에 다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의대만 얘기가 나오죠.


물론 공대, 자연대가 대부분이지만 연구직이나 교수 쪽으로 가지 않고 사업이나 학원 강사를 하는 졸업생도 만만찮게 많습니다. 영과고 내신 1타 강사 분들을 보면 영재고 졸업생 분들도 많고 그분들이 웬만한 의사보다 돈을 잘 벌텐데, 그런건 또 아무 얘기가 없죠.



4. 영재고는 어릴 때부터 대치동에서 몇 억씩 쓰면서 선행학습 하면 간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영재고 대비할 때 똑같이 돈 쓰고 새벽까지 자습하면서 공부하던 친구들이 넘쳐났었는데, 그 중 걸러지고 걸러져서 영재고 들어가는겁니다. 노력이든 재능이든 안 될 사람은 아무리 돈을 써도 못가요. 돈만 쓰면 다 되는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안타깝습니다.


영재고에 들어간다고 의대 프리패스인 것도 아닙니다. 교육과정에 제한이 없어서 선생님이 원하시는걸 들고 오셔서 아무거나 막 가르칩니다. 수학과 과학은 2학년 1학기까지 고등학교 전범위(확통, 기하, 미적 및 물화생지)를 모두 배우고, 2학기부터는 AP라고 해서 대학교 과목을 원서 교재로 배웁니다. 거기에 선생님 별로 따로 하시는 이상한 것들(가령 확통이라면 감마분포 등 온갖 확률분포의 정의와 증명)을 추가로 배우고 그게 다 시험에 서술형으로 나와요.



자랑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저는 어차피 상위권도 아니고 의대는 생각도 없어서 제 얘기는 아닙니다.



영재고가 어떤 곳인지도 모르면서 "돈 많이 써서 영재고 가서 편하게 의대 갔다" 따위의 발언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영재고에 가서 음악가나 화가의 꿈을 키우는 학생에게는 "예술성까지 두루 갖춘 종합형 인재"라고 칭찬하면서 의사의 꿈을 가진 학생에게는 "국민 세금으로 편하게 의대나 가고 국가의 과학 발전을 저해하는 못된 놈"이라고 매도하는게 참 웃깁니다. 어차피 지원금도 다 뱉고 가는데요.


이공계 연구 이공계 연구 하면서 정작 이공계에 왜 사람이 없는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의대 진학을 막는 것에 집중하는건 포인트를 잘못 잡은겁니다. 의대를 막는다고 의대를 안 가는 것도 아니고, 아예 못 가게 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의대 가려고 영재고 노리는 학생들이 있다고 하는데 누가 미쳤다고 영재고까지 와서 내신따면서 의대를 갑니까? 일반고에서 수능쳐서 가고 말지. 처음부터 의대가 목적이었으면 영대비 학원 한 달도 못 버티고 나가떨어집니다.


의대를 가는게 마냥 안 좋은 것도 아닌게, 저희학교 기준으로 의대를 쓰면 자연대는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래라면 카이스트(예시)를 못 갔을 성적의 학생이 카이스트에 합격하는 일이 꽤 많이 생깁니다. 그러면 오히려 진정으로 이공계에 몸담으려 하는 학생들에게는 좋은 일이죠.




물론 모 프로그램에 나와서 자랑하듯이 영재고에서 의대갔다고 한 모 학교 졸업생의 태도는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1. 국가의 과학 발전은 단순히 인재들이 공대나 자연대에 간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중간에 자퇴를 할 수도 있으며 사업을 하거나 외국에 정착해서 오히려 외국의 수과학 발전에 기여할 수도 있다. '국가 과학 발전을 위한 국가적 인프라 지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과학 발전에 이바지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을거면 의대 지원자 뿐만 아니라 공대나 자연대를 지원하지 않은 모든 학생, 심지어는 자연대나 공대를 갔더라도 사업 등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모든 졸업생을 문제삼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은 '의대 지원자' 외에는 입 밖에도 꺼내지 않는다.


2. 의대 지원 시 모든 지원금을 뱉어야 하므로 '국민 세금'은 근거가 될 수 없다. 심지어 전액 지원도 아니고 급식비와 기숙사비 및 일부 학비를 내야함.


3. 이공계 자리를 뺏는다? 의대를 노리고 영재고를 지원한 '불량 학생'에 의해 영재고에 떨어지더라도 일반고나 자사고에서 충분히 이공계로 진학할 수 있다. 물론 교육의 수준은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현직 연구원들이 다 영과고 출신이었던가? 모든 이공계 대학생이 영과고 출신이었던가?


4.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의대 가려고 영재고 지원해서 내신 따는 미친짓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영재고 대비 학원에서도 의대 얘기를 하는 애는 본 적이 없고 학원 선생님들도 의대가 목적이면 영과고 입시판에서 손 떼라고 함.


5. 영재고에서 받는 혜택이 의대 입시에 유리하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 하지만 최근에는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의대 지원을 막으려 하는 관계로 무조건 유리한 것도 아님. 몇 년 후에는 생기부 말소까지 갈 수도 있음. 논술 등에서 유리한 이유는 이공계 학교라서 이공계 내용을 심화 학습하니 당연한 것.


엄청난 혜택을 받고 생기부도 화려하게 꾸며서 유리하다는건 맞는 말이기는 하나, 그것이 결코 의대 진학을 위한 것은 아님을 알아야 함. 학교 교육과정이나 활동이 그렇게 편성되어 있을 뿐이고, 실제로도 이공계 관련 활동이 대부분임에도 이를 좋게 보고 뽑아주는건 학생들이 아니라 의대임. 영재고 학생들 좋다고 뽑아주는 의대도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님.


6. 의대 간다고 의대를 막을 생각을 하지 말고 왜 의대를 가려고 하는지, 대한민국에서 이공계 연구를 하는게 얼마나 힘들고 돈도 못 버는지 알아보고 이공계 처우를 개선할 생각을 해야 함. 심지어 의대 지원을 막는다고 의대를 안 가는 것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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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쓱그 · 1207847 · 23/02/02 23:44 · MS 2023

    현재 영재고생인데 같은 생각입니다. 단순히 의대 진학을 막는 것보단 이공계 처우 개선이 절실한 것 같아요.

  • 물량공급 · 311238 · 23/02/02 23:45 · MS 2009 (수정됨)

    요샌 영재고분들도 점수안나오면 교차 많이하시는데..

  • be_the_best · 996264 · 23/02/02 23:46 · MS 2020

    저는 과고 조졸하고 의대갔는데
    글 보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특히 과고영재고 가면 의대가는게 쉬운줄 아시는 분도 많고
    서울대 카이스트는 전교생이 대부분 가는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더라구요
    뭐 설카 많이 가는 건 일리 있는 말일수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난이도는 일반고에서 가는게 훨 쉽다고 생각합니다

  • 논리페페(logical pepe) · 1144154 · 23/02/03 00:31 · MS 2022

    설곽에서는 전교 삼십몇등도 연의 학종으로 가던데요?

  • Mr.KICE · 1192763 · 23/02/03 10:05 · MS 2022

    영재고는 내신산출이 어떻게 되나요?

  • 참 새 · 1131545 · 23/02/03 12:01 · MS 2022

    대학교랑 똑같이 학점(A+, A0, A-, B+, ...)을 받고 4.3만점으로 평학이 나옵니다.

  • 황기석 · 1194394 · 23/02/02 23:47 · MS 2022 (수정됨)

    학종으로 의대가는건 잘못된 것 맞다고 봄
    순수한 자기 역량으로 정시로 가면 누가 뭐라고 함?(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을 존중은 하지만, 그럴 사안은 아니라고 봄)
    다른 학교와는 차별화된 생기부 내용과 실적들을 영재고에서만 만들 수 있는데, 그것들이 전부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해 많은 세금을 써서 지원한 것이고 이걸 의대를 학생부로 진학하기 위해 사용하는 건 취지에도 어긋나고 잘못된 입시경로라 생각함

  • be_the_best · 996264 · 23/02/03 00:03 · MS 2020

    영재고 입학이 결정난 시기가 보통은 16살 때인데
    16살 때 한 의사결정으로 무작정 의대에 진학하지 말라고 하는건 좀 너무하지 않나 싶음
    중학생 때 멋모르고 수학과학이 좋아서 입학했지만 학교 다니며 생각이 충분히 바뀔 수도 있으니..
    자신이 가진게 내신과 생기부인데 그걸 이용해 학종으로 의대를 가는건 간 학생의 잘못도 아니고 비난할 이유도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함

  • 루키 · 1136696 · 23/02/03 00:25 · MS 2022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논리페페(logical pepe) · 1144154 · 23/02/03 00:33 · MS 2022

    전체 영과고가 그런게 아니라고 의대가기 힘들고 어렵다고
    하는건 좀 말이 안되네요. 설곽 경곽 합쳐서 1년에 학종으로만 많을때는 연의만 20명 정도 보냅니다. 연의 정원 110명
    중에서요. 이게 정상적이라고 보이시나요?

  • 참 새 · 1131545 · 23/02/03 12:13 · MS 2022

    글에서 얘기한건 영재고 입학했다고 해서 펑펑 놀고 편하게 의대갈 수 있는건 아니라는겁니다. 설곽 경기는 비중이 높긴 하지만 그 안에 드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걸 아셨으면 좋겠네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의대 가려고 설곽 가는 미친짓하는 사람이 있다면 손에 꼽을겁니다. 원래부터 수과학을 좋아하고 열정과 재능이 있지 않은 이상 입학도 어렵고, 들어가서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거기서 상위권을 하는거면 말 다했죠.

    비정상인건 그런 영재들이 이공계에서 손을 떼게 만드는 대한민국 이공계의 참담한 현실입니다.

  • 논리페페(logical pepe) · 1144154 · 23/02/03 12:30 · MS 2022

    ㅋㅋㅋ실력적으로 그곳에서 상위권을 했으니 괜찮다는 논조가 약간 있는데, 중캠 고캠 수상자들도 개털리는게 휘문, 단대, 중동 같은 곳 내신이에요 학점제는 학종에 있어서 적폐급으로 유리한게 맞습니다

  • 참 새 · 1131545 · 23/02/03 13:02 · MS 2022 (수정됨)

    중캠 고캠 얘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고등학교 내신이랑 올림피아드는 완전히 다른겁니다. 수학과 교수님들도 수능수학 시간 안에 100점 쉽지 않은데 그걸 가지고 그 교수님들이 수학 못한다 하는게 맞아요? 아니잖아요.

    중캠 고캠만 하다가 휘문 수학 시험 보면 당연히 잘 못 풀겠죠. 하지만 그 뿐이고 중캠 고캠을 해도 수학을 못한다, 휘문 내신이 그 정도로 어렵다 라는 주장의 근거는 될 수 없습니다.

    저희 학교 전교권 중에서도 올림피아드 안 한 친구들도 많고 수올 금금 찍고 왔는데도 수학 성적이 안 나오는 친구가 있습니다.

    휘문 단대 내신이 어렵다는 말을 하시려는 것 같은데 영재고는 아닐까요? 똑같이 줄세우기 하고 학점 줘야하는데, 거기에 배우는 내용까지 두 배, 세 배 이상 많습니다. 요즘 수시 폐지하라고 난리인 지방일반고가 아닌 이상 휘문이나 단대나 영재고나 과고나 내신따기 어려운건 마찬가지이고 둘 다 겪어본 사람은 없으니 섣불리 뭐가 더 어렵다고 하지는 마세요.

    학점제라고 뭐가 더 유리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 논리페페(logical pepe) · 1144154 · 23/02/03 13:15 · MS 2022

    휘문 단대 같은 곳은 영과고 준비하려다 떨어지거나 혹은 진로를 틀어서 이곳으로 온 친구들 정말 많아서, 이미 정해기조 다 공부하고 온 애들 꽤 많아요 이곳 내신은 정말 헬로 어려워요. 그리고 올림피아드랑 내신이 다르다는 식으로 얘기하시는데, 올림 잘하던 친구들 수학내신 수학경시는 이런 고등학교에서도 잘합니다. 근데 국어 영어까지 넘사벽으로 잘하는게 쉬운게 아니에요 물론 이런 고등학교에서도 2,3점대가 설공이나 연고공은 갑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의대는 고교블라인드가 철저히 적용돼서 전교1등이 설연도 아닌 카울성 메이저의대를 떨어지기도 합니다 ‘학점제’ 자체가 출신고를 드러내기 때문에 적폐 맞습니다. 설곽에서 학종으로 연의 10명 보낼때 휘문고에서 11명 보내면, 거의다 정시로 보냅니다. 물론 거의 다 재수 삼수 이상이죠

  • 리오르 · 1048029 · 23/02/03 00:37 · MS 2021

    애초에 의대 갈 생각으로 영과고 가는 사람들이 있는 게 문제인 듯요 실제로 그런 사람들 있고. 진짜 과학을 전공하려던 학생들한테는 어쩌면 기회를 박탈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죠

  • 야릇한쿼크(strangequark) · 1112498 · 23/02/03 05:37 · MS 2021

    영재고가 과학고에 비해 서울대를 압도적으로 많이 보내는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참 새 · 1131545 · 23/02/03 12:08 · MS 2022

    과고 입시는 잘 몰라서 찾아보니 과고는 조기졸업할 때 상위 5~10%의 성적이 아닌 이상 서울대 수시 지원 자체가 불가능해서 최상위권을 하거나 3학년까지 마쳐야 서울대에 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재고는 조기졸업이 사실상 없고 3학년 때 모든 학생이 (하위권은 서류탈락하더라도) 지원은 가능하기 때문에 더 많을 수밖에 없죠. 과고도 카이스트는 잘 갑니다.

    이런 제도적 차이점도 있고, 어차피 합격해서 서울대 가는건 학생들 본인이기에 그 학생들이 노력해서 간 것이지, 영재고 좋다 하면서 막 뽑아주는건 아니라고 봅니다.

  • 야릇한쿼크(strangequark) · 1112498 · 23/02/03 15:38 · MS 2021 (수정됨)

    어..일단은 저희 학교 상황을 말해보자면 저를 포함한 꽤 많은 학생들이 영재고 3차떨입니다.

    그런데 카이실적은 100명 중에서 40명 정도가 가지만 서울대는 100명 중에서 5~6명 정도 밖에 못갑니다. 심지어 5~6명이 모두 본인이 원하는 인기많은 과를 가는 것도 아닙니다.
    (천문, 조선해양공, 건환공 등)

    게다가 5~6명 중에서 절반은 서울영재고 3차떨 들이 차지하게됩니다.

    말씀하신것처럼 과고에서는(저희학교 기준) 조기졸업(10등까지)과 조기진학(40등까지)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조기졸업자들만 서울대에 지원이 가능한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조기졸업자 10명 중에서 실질적으로 서울대를 가는 친구들은 3명정도 입니다. 나머지 2~3명은 3학년이 되어서야 서울대에 가고 이때 대부분이 겨우 상승곡선을 그려서 인기없는 학과에 들어가게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의문이 있었습니다. 영재고는 서울대에 잘 진학하지 못하는 학교도 20명씩은 보내는데 과연 우리학교 오면 그들이 서울대를 갈 수 있었을지를 말이에요.

    아마도 대구, 광주, 인천, 세종 등의 학교들은 저희학교와서는 대부분의 학생이 못갈 확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학교 친구들도 제도적인 결함으로 가는 인원이 대폭 줄어들꺼 같고요.

    과연 학생들만의 노력으로 서울대가 결정될까요? 과연 영재고 학생만이라는 이유로 좋다고 뽑는게 아닐까요? 그럼 저희학교 학생들은 영재고에 비해 노력을 적게 하는편일까요? 그건 아닌것 같습니다.

    뭐 학교에서는 선생들이 카이스트가 서울대보다도 좋다고 자기합리화를 하시고 친구들도 카이스트를 좋아는해서 엄청난 문제의식을 갖고있지는 않아요.

    그런데 저같이 중딩때 설컴을 가겠다고 다짐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좀 너무 역겹더라고요. 서울대를 못가면 제도에 대해 항의를 해야지, 왜 저렇게 합리화만 하고 사는지 좀 짜증났습니다.

    어쨌든 설컴을 가려면 학교 내에서 1등을 해야했었고 저는 이루지 못했기에 중간에 정시로 갈아탔지만..님도 아시다시피 영과고내에서는 정시공부를 안하잖아요..결국 과고생들은 수시로 서울대 가기가 어렵고 정시로 서울대 가기는 훨씬 어렵더라고요.

    님이 작성한 글의 내용과는 상관도 없지만(물론 저도 영재고 의대에 관해 알지도 못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과고는 그냥 의대 못가는데 ㅠㅠ)
    지금도 서울대 가기 위해서 재수중이라 좀 답답해서 글을 적어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Ii!I!!!iiil · 1118407 · 23/02/03 21:10 · MS 2021

    저는 공부 잘한 건 아니었지만, 그냥 나이 먹으면서 든 생각이 의사가 너무너무 좋은 직업이라는 거,,, 카이스트 대학생 분들이 왜 의대 반수 하시는지 알겠더라고요. 나이들수록 돈의 가치와 중요성이 너무 절실히 느껴져서.

  • 행복사랑 · 1213262 · 23/02/09 13:38 · MS 2023

    슬픈 현실이네요~~

  • kkk_q · 1075071 · 23/02/19 10:35 · MS 2021

    컨셉이었는데 반응이 너무 진지해서 컨셉을 계속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