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글싸개 [1159823]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3-02-01 22: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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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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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의 어원을 알아보고 그 다음은 요청받은 '줄기'와 '안경'이다. 


'고구마(sweet potato)'는 조선 후기 18세기 말에 들어온 작물인데 '감자'가 전래된 19세기 초와 비슷한 시간대다. 원래 감자의 옛말인 '감져(甘藷)'는 '고구가'와 '감자'를 통칭하는 어휘였다. 정조실록의 "一, 沿海諸邑, 有所謂甘藷者"라는 문장은 "1. 연해 지방 고을에는 이른바 고구마라는 것이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재밌게도 영국에서도 'potato'가 고구마와 감자를 통칭하였는데 이쪽에서도 고구마가 감자보다 먼저 전래됐다. 그러다 감자가 주식이 되었는데 potato란 고구마와 동음이의어 관계를 지녔기 때문에 둘을 구별하기 위해 고구마를 부를 때 그 앞에 'sweet'을 붙인 것이다. 


조선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 가지 단어가 엄연히 다른 두 식물을 동시에 뜻하므로 둘을 구별할 필요가 있었고 감자(potato)가 '甘藷'를 가져가고 '고구마'는 새로운 단어를 형성하게 됐다. '고구마'는 일본어 '古貴爲麻(고귀위마)'에서 유래된 말이다. 조엄의 해사일기에 "名曰甘藷 或云孝子麻 倭音古貴爲麻"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는 "이름은 '감저'라 하는데 '효자마(孝子麻)'라고도 하며 일본 발음은 '고귀위마(古貴爲麻)'이다."라는 뜻이다. 여기의 '고귀위마(古貴爲麻)'와 물명고(1824)의 "고금아 番藷"라는 문장을 통해 일본어에서 차용된 어휘라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1800년대 혹은 1700년대 후반에 '고구마'의 직접적인 고형이 등장하고 '고구마'와 '감자'의 의미가 분화디며 각 단어가 지칭하는 작물도 구별되게 되었을 것이다. 다만 물명고에서 한 번 나오고 100여 년간 국어 어휘사에서 보이지 않으므로 이 기록이 후대에 추가되었을 가능성을 보는 견해도 있는데 이 경우 '고금아'가 20세기가 되어서야 등장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古貴爲麻'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고금아' 따위의 어휘가 그닥 경쟁력이 있는 단어는 아니었던 것 같으며 대부분의 지역에선 '감자' 앞에 접두사를 붙이며 '감자'와 '고구마'를 구별하였다. 단감자, 북감자, 왜감자, 감저(제주 방언) 등의 방언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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