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어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1519322
‘설'의 어원을 알아보자
우선 ‘설'은 15세기에도 ‘설'로 쓰였다. 현대 국어 ‘설’의 옛말인 ‘설’는 15세기 문헌에서부터 나타난다. 여기서 ‘설날'이라는 어휘가 나왔는데 원래는 속격조사 ㅅ이 들어간 ‘섨날'로 쓰였으나 ㄹ이 탈락한 ‘섯날'로도, ㅅ이 탈락한 ‘설날'로도 쓰인 예가 발견된다. ‘‘설'은 어형 변화 없이 쓰였는데 ‘섨날'은 ‘설'과 그 관계성을 유지하기 위해 ‘설날'이 많이 사용된 듯하다.
‘설'은 단음절어여서 그 어원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일단 크게 네 가지 설이 있으나 딱히 정설이랄 것은 없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설과 약간 신빙성이 떨어지는 설이 있긴 하나 거기서 거기다.
1. (낯)설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 낯선다고 하여 생겼다는 설. ‘낯설다'는 ‘낯'과 ‘설다'가 결합한 말이라 할 수 있으니 굳이 ‘낯설다'라고 하지 않고 ‘설다'에서 왔다고 하기도 한다.
2. 서다(立)/선다(?)
‘입춘(立春)'이나 ‘입동(立冬)’에서 보이듯 우리 조상은 계절이 오는 게 아니라 새로 선다 즉 새로 시작한다고 여겼다는 전제하에 등장한 설. 이 경우 ‘서다'에 관형형 어미 ‘-ㄴ'이 붙고 그 뒤에 ‘날'이 와 형성된 단어로 본다. 또는 개시(開始)를 뜻하는 ‘선다'라는 말에서 왔다고도 하나 ‘선다'를 기본형으로 가진 용언은 보이지 않는다. 이 설이 가장 말이 안 되는데 ‘서다'의 옛말은 ‘셔다'이기 때문이고, ‘선다'라는 용언은 문증되지 않으며, ‘설날'의 옛말을 여전히 받침이 ㄹ이어서 ‘ㄴㄴ’이 연속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설날’이 형성되기 전부터 ‘설' 자체가 ‘설날'의 의미로 쓰였으니 ‘설'을 기본으로 잡고 어원을 찾아야 한다.
3. 살(세)
나이를 세는 단위인 ‘살'과 동계어라는 시각. 훈민정음 문헌에선 ‘설'이 나이를 세는 단위로도 쓰였다. ‘살’과 ‘설'은 모음 분화를 보이던 단어였다는 것인데 뭐가 먼저인지는 알 수 없다. 월인석보에는 “그 아기 닐굽 설 머거 아비 보라 니거지라 대”라는 문장이, 삼강행실도에는 “섿재 아기 여슷설 머거 잇니"가, 어제내훈에는 “여듧 설에 비로소 글을 치고”라는 문장이 있다. ‘설'을 기저형으로 잡으면 나이를 세는 단위인 ‘살'이 ‘설'에서 온 것이니 설을 한 번 쇠면 한 살씩 느는 것이므로 이러한 논리를 기반으로 ‘설'에서 ‘살'이 파생되었다는 것이다.
4. 섦다/섧다
‘삼가다' 또는 ‘자중하여 가만히 있다'라는 의미인 ‘섦다' 혹은 ‘원통하고 슬프다'를 뜻하는 ‘섧다'에서 유래됐다는 설. 그러나 ‘섦다'라는 어휘가 존재했는지부터가 의문이고 ‘섧다'는 ‘셟다'로 소급된다. 이 어휘에서 ‘설'이 파생되려면 자음군이 단순화하여 ‘설'이라는 명사가 되었다는 것인데 타당한 설이라고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면 ‘까치 까치 설날'이라는 노래에서 보이는 ‘까치'는 뭘까? 정말 새 ‘까치'가 설날을 쇠는 것일까?
‘까치설'의 유래에 관한 설 중 가장 정설이라 할 만한 것은 ‘작은설'을 뜻하는 ‘아ㅊㆍㄴ설'에서 유래했단 설이다. 일단 설날의 전날(섣달그믐)을 ‘까치설'이라고 하면 ‘작은설'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까치'와 ‘작다'는 어휘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그러니 ‘까치설'의 ‘까치'는 다른 형태가 변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까치설'이 ‘작은설'을 뜻한다는 전제하에 ‘작은설'의 옛말이 ‘아ㅊㆍㄴ설'이었다는 사실을 보면 ‘까치'는 ‘아ㅊㆍㄴ’에서 변화한 형태라 할 수 있다. 이륜행실도 등의 문헌에서 ‘아ㅊㆍㄴ섯나래'나 ‘아ㅊㆍㄴ설 밤'이라는 기록이 존재한다. ‘아ㅊㆍㄴ’의 어원을 찾아야 하는데 ‘작다' 혹은 ‘적다'를 뜻하는 고어 ‘앛다'를 생각할 수 있다. ‘앛다'는 ‘적다'를 뜻하는 형용사이므로 ‘아ㅊㆍㄴ’은 ‘앛다'의 관형형으로 볼 수 있다. 일단 여기까지는 대부분이 동의하는 설이다.
문제는 ‘아ㅊㆍㄴ’이 어떻게 ‘까치'로 변했냐이다. ‘까치설'이 나오려면 ‘아치설'이 등장한 문헌이 있어야 하는데 그 변화 과정을 문헌에서 찾을 수는 없다. 그러나 구어로 썼던 말이 전해 내려왔다고 보면 ‘아치'가 되고 ‘까치'가 됐으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 ‘아ㅊㆍㄴ’에서 아래아의 제1차 음가소실로 인해 2음절 이하의 ‘ㆍ’이 ‘ㅡ'로 바뀌었는데 ‘아ㅊㆍㄴ’도 이 변화를 겪어 ‘아츤'이 받침의 ㄴ이 탈락하여 ‘아츠'가 된다. 그리고 ‘ㅡ'가 모음 변화를 겪어 ‘ㅣ'로 변했다는 설. 근대국어에서 ㅡ가 ㅣ로 바뀐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니 어느 정도 가능성은 있다.
2. ‘아ㅊㆍㄴ설'이 아니라 ‘앛설'에서 ‘앛'과 ‘설' 사이에 발음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ㅡ'가 개입되고 ‘아츠설'이 ‘아치설'이 되었다는 설.
‘아치설'의 ‘아치'는 왜 ‘까치'로 변했을까? 이는 언중의 어원 의식이 멀어지며 ‘까치'와 발음상의 유사성을 발견해 ‘까치'로 ‘아치'를 대체했기 때문이었을 거다. 언중들이 ‘앛다'라는 어휘를 쓰지 않고 점점 ‘아ㅊㆍㄴ’에서 ‘작은'이란 뜻을 찾을 수 없게 되자 명칭의 유사성으로 ‘까치'로 연결시켜 ‘까치설'이 형성되었고 ‘작은설', ‘섣달그믐'과 유의 관계를 형성했다 할 수 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프사추천 1 0
해줘바
-
엄 2 0
성공!
-
준 0 0
.
-
식 0 0
.
-
태어나서 처음으로 3 1
덕질할 연예인이 생겨서 배경화면도 바꿨어
-
잠이 안 오네요,, 2 0
제가 맞게 하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워요,,
-
글이 안 올라와 7 0
-
요새 일본 덴마크 정도인가 0 0
저번에 브라질 잡은거보면 그보다 위인가
-
역시 담배는 1 0
기분이 좋아져
-
뉴비왔어요 5 1
-
그거 한 번 하고 자야지 6 1
-
야간편돌이 하면서 수능공부 해보신 분들 계시나요? 0 0
28수능 준비하는 노베이스(전과목 5등급이하) 군필자입니다. 지금 금-토, 토-일...
-
개발 성과 7 2
표본이 부족하고, 아직 난이도 체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생성 알고리즘이...
-
대학물리는 4 0
진짜그지같아서 시험기간에토할뻔함ㄹㅇ로 상상그이상이던디
-
쪼아요 쪼아요 2 2
물걸레질 쪼아요~
-
5시에 일어나야하는데 1 0
낮잠을 4시간 잤더니 잠이 안 오네
-
이거지! 7 1
기분 째진드아ㅏㅏ 이거야 바로! 예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ㅔ스ㅡㅡㅡㅡㅡㅡㅡㅡㅡ 크흠...
-
정보) 대인공포증은 사실 일본의 고유한 문화고유장애이다 2 1
고유한 문화장애라고 하니 약간 일뽕 같지만(?) 우리나라의 화병과 같다고 보면 됨...
-
다들 자나 12 1
나약하군
-
그러니까 머리아파서 다른과목 못하겠더라
-
술을 마실때는 1 0
어지럽고 왜마시나 싶은데 뭔가 삶에 도파민이 없으니까 술이라도 마시고싶네
-
메가커피 큐브라떼 맛있음 4 0
나의 추천제품
-
스웨덴 골 넣었네 0 0
아까도 되게 잘 구석으로 찼는데 막힌거 있었음 못하진 않음
-
이번 한주는 0 0
커피로 버텼네
-
이거 말만 들어봤는데, 요즘 더워서 그런지 발열이 신경쓰여서 오늘 실제로 도전해봄요...
-
물2)질문 5 0
여기서 위쪽 회로는 저항,전압이 고정이니까 전류도 일정해서 Y를 지나는 전류는...
-
이딴 게 교양이라니 9 0
죽고싶어요
-
네덜란드가 그냥 양학하네 2 1
역시 굴리트 레이카르트 반바스텐 크루이프의 나라
-
크아악 구글녀석 2 0
돈을 얼마나 받아쳐먹는게냐!
-
네덜란드 네번째 골 0 0
ㅋㅋㅋㅋㅋㅋ
-
정보) 하이에나 암컷은 가성음경을 가지고 있다 11 2
크기도 수컷과 유사하거나 더 큼 퍼리 보추라는 그런 나쁜 말은 ㄴㄴ
-
고등학교 3년동안 1 1
가장 많이 들은 아티스트는 오아시스네
-
조현병에 대한 TMI 10 2
1. 조현병도 망상장애, 단기 정신증적 장애, 조현형 성격장애, 조형병, 조현 정동...
-
5시임요
-
네덜 3번째 골 5 0
굿굿
-
코골지마아 10 1
-
아앙으아아아아아아아ㅏㅇ 3 1
잠이안오네
-
시간 왜이래 0 0
왜 주말일때만 시간이 빨리가지
-
과탐 옵붕이들 컴공 가면 2 0
아주 옛날 게임인데 이거 좀 부활시켜줘... 부탁이야
-
근데 방학 때 진짜 뭐하지 3 0
맨날 로드맵 정해진 수능공부만 하다가 방생당하니까 뭘 파야할지 모르겠음
-
이상하고 낯설고 당황스럽고 어느 사설 평가원에서도 본적 없는 기분이 드는 문제들이 없음
-
안녕하세요 가입 인사 올립니다! 17 4
안녕하세요! 저는 2028학년도 대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2003년생 홍세훈입니다....
-
님들님들..!! 3 2
잘자...
-
월요일 국장 3 0
-
고1 여름방학계획 봐주세요 0 0
수학:수2+공통수학2 국어:고2모의고사 통과:1주일에 모의고사 1개 이런식으로할거고...
-
오듣노 27일차 4 0
Queen - Bohemian Rhapsody 퀸의 노래 중 가장 완성도 높고...
-
오늘 하루 4 1
수학 9~14 영어 14~18 국어 19~22 스카 20~22:14 휴식...
-
맥날 쿼파치 진짜 먹어보고싶다 10 0
얼마나 맛있어요??
-
02) 오늘의 공부인증 20 2
왜 클릭
-
고1때 모의수능 선택과목은 4 0
언매 기하 세지 지2
안읽었지만 일단 좋아요
설랄
유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