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서울사범 물리교육 면접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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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슴체로 쓰겟음.
입실 시간: 오전 7:00~ 8:00
면접 장소는 13동이었는데 정문에서 버스 타고 올라간 다음 내려서 좀 걸어가니 금방 나왔음. 유의할 점 중 하나는 관악산역에서 내리는 경우 타야하는 버스가 5516번인데 이게 양 방향으로 다 간다는 것 기사 아저씨께 꼭 여쭤보고 타세요 관악사 삼거리 가냐고
서울 사는 사람은 웬만하면 신림선 타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음 지방러들이야 전날 올라와서 잘 확률이 높으니 동선 설계 다들 하고 올라올 거고... 신림선이 1 2 7 9호선 환승되고 배차 간격도 짧아서 되게 편리했음
문진표 내고 체온 측정하고 대기실로 감. 8시 되면 유의사항 안내해주고 신분 확인한 다음 번호표 하나씩 나눠줌. 면접은 9:00부터 10분 간격으로 하는데 참가자마다 대기시간 5분 문제 읽는 시간 10분 면접 치는 시간 10분임(1번 수험생은 8:45에 나가는 식).
면접 질문은 교육에서의 평균주의에 관한 내용이었음. 제시문은 '평균의 종말'이란 책에서 따온 것 같은데 노르마라는 조각상에 대한 설명과 평균에 맞추는 것이 실제로는 의미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질문은 반전으로 평균주의가 교육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 않은가? 를 물어본 게 인상적이었음.
물음1) 제시문은 평균의 함정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평균주의의 긍정적인 면도 볼 수 있다. 교육의 관점에서 평균주의의 긍정/부정적인 면에 대해 논하시오.
-사실 평균주의라는 단어를 처음 봐서 당황했는데 대강 교육 난이도를 평균 수준의 학생들에 맞추는 것과 비슷한 얘기겠지 싶어서 그런 방향으로 논리를 구성함. 집에 와서 찾아보니 좀 다른 내용이었던 것 같긴 하더라
긍정: 학생들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로 수업을 시작할 때 평균 어림의 학생들에게 교육 수준을 맞추는 것이 적절할 확률이 높다. 즉 수업 시작 전 난이도 설정의 기준이 되어줄 수 있다.
부정: 상대적으로 잘하는 상위권 이상의 학생들과 쳐지는 하위권 학생들에게는 의미없는 수업이 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대답했더니 면접관님께서 상위권 학생이 다 아는 내용을 또 듣는 것이 옳은가? 라는 질문을 하셨는데 경험적으로 자신이 수업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실제로는 다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겸손한 마음으로 수업에 집중하는 것이 학생으로서 옳은 태도일 것 같다고 대답함.
물음2) 교사가 된다면 어떻게 교육하고 싶은가? 평균주의의 긍정/부정적인 면과 연계하여 대답하시오.
-1번에서 평균주의 보고 당황해서 시간을 5분 넘게 쓴 바람에 2번부터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썼음 3번이랑 연계되는 내용도 있어서 시간이 아주 급하진 않았음
수업을 처음 시작할 때 평균에 맞추어서 수업을 하기보단 기본적인 내용부터 심화, 응용적인 부분까지를 단계적으로 수업한 후 학생들이 어느 지점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를 개별적으로 파악해 각각에 맞는 수업을 제공하고 싶다.
물음3) 나중에 교육 정책을 입안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정책을 입안하고 싶은지 자유롭게 논하시오.
-'자유롭게' 라는 발문이 있다고 진짜 자유롭게 쓰면 안 된다는 Zola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는데 2번 내용에 쓴 것과 맞추어서 무난하게 답하기로 생각함.
사실 현재 교육 환경상 2번에서 답한 것처럼 선생님이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맞춘 교육을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선생과 학생이 개별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채널을 개설하고 오프라인으로도 따로 상담하고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만들도록 하고 싶다.
질문 3개에 다 답하고 나니까 지원동기를 물어보셨는데 학생들이 물리에 더 흥미를 갖고 어렵다는 편견을 지울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지원했다고 함. 고등학교 때 스터디를 하면서 보람을 느꼈고 이러쿵저러쿵하는 부연을 하고 나니까 고등학교 때 물리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다른 과목들 중에선 어떤 걸 좋아했냐? 라고 물어보셔서 화학 수학 국어 좋아했다고 대답함. 왜 좋아했는지 설명하는 도중에 10분 다 돼서 문 열리고 끝나버림. 감사했다고 인사하고 나와서 면접 도와주시는 조교 분하고 얘기 좀 하다 나옴.
팁)
별 건 아니고 사범대 면접 처음 보는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점들 정리해봄
1. 전날이든 언제든 미리 가보는 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음. 지방러들은 물론이고 서울 거주민들도 무조건 가보는 게 좋지 않은가 싶음. 나는 전날에 갔었는데 길 확인해보고 시간 체크하는 것도 의미있지만 무엇보다도 면접날 마인드컨트롤에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음. 개인적으론 수능 고사장 미리 가보는 것보다도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함. 수능 고사장은 미리 안 가보고 걍 갔었는데 아무래도 서울대는 그냥 고등학교들하고 구조도 다르고 훨씬 크다보니 처음 갔을 때 당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함.
2. 지원 동기 같은 빈출 질문은 미리 대답 준비하는 게 무조건 좋음. 하면서도 이걸 물어볼까? 싶었는데 진짜 물어보더라 만약 열심히 대답 구성 안 해놨으면 절었을 것 같은데 이것저것 준비해놓은 덕에 긴장도 덜 되고 절지도 않을 수 있었음.
3. 면접 번호가 앞쪽이면 모르겠지만 보통 짧으면 2~30분 길면 2시간까지도 대기할 수 있음 핸드폰 하면 당연히 부정행위니까 책을 준비하든 예상 질문을 준비하든 시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게 좋음. 그리고 수험번호와 면접번호는 아예 별개임. 수험번호가 XXXX03인 거 보고 아 나는 3번이네? 금방 하겠구만? 하고 준비 안 해갔다가 후회하지 말고 걍 얌전히 책이든 뭐든 준비해서 가셈.
4. 외투는 벗고 볼 수도 있고 입고 볼 수도 있으니까 잘 생각해서 맞춰오셈. 나는 긴장하면 몸을 많이 떨고 추위를 타서 외투 입고 했는데 벗고 하는 학생들도 있고 여러겹 껴입고 와서 일부만 벗는 학생들도 있고 다양했음. 난방을 안 틀어주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더울 정도는 당연히 아님 본인이 추울지 더울지 예상해보고 준비하셈.
5. 복장은 걍 후리하게 입고 가면 됨 그렇다고 너무 더럽게 하진 말고... 걍 적당히 깔끔하겠네 싶은 정도로만 입으면 될 것 같음 난 그래도 적당히 교복 같이 단정하게 입고 갔는데 거기 면접관님들 다 교수님들이셔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바람막이에 후리스에 등산화까지 아주 그냥 후리하시더라. 패딩 코트 이런 거 상관 없고 맨투맨이든 셔츠든 뭐든 상관 없음 너무 튀는 복장은 당연히 자제해야겠지만
그 외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인데 Zola 선생님도 그렇고 면접 수기들 본 것도 그렇고 면접 치고 나오면 종교동아리 같은 데서 많이들 붙잡으니까 무시하라고 하길래 진짜 그럴까? 싶었는데 진짜 그렇긴 하더라 30대쯤 되보이는 아저씨가 과자 슥 주면서 기독교 동아리라고 하길래 아 네... 했더니 걍 과자만 주고 가셨음 뭐지 부끄러웠나
그리고 성비는 극남초임 아마 물교라서 그럴 것 같은데 7:1 정도 됐음 거의 포켓몬 스타팅 성비
면접 도와주시는 분들은 학부생도 있고 대학원생도 있다던데 다들 물교 다니시는 분들이라 하더라
화장실은 언제든 자유롭게 갈 수 있는데 자기 면접 순번 다가오면 엥간하면 가지 마셈 갔다가 시간 초과해서 조교분들이 님 찾아헤매는 거 보면 되게 당황스럽고 멘탈 나가지 않겠음? 나는 관심을 받아야 면접을 잘 칠 것 같다 싶으면 가도 되겠지만... 민폐기도 하니까 걍 미리미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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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지우지 마셈^^ 내년에 후배들한테 소개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