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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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작곡 전공을 했었습니다.
10년 정도 했었네요. 초등학교때 잠깐 바이올린을 배웠었는데
그때 바이올린 선생님의 권유로 음악을 시작하게 됬었습니다.
5년 정도 바이올린을 연주하다가, 제 왼쪽 손끝이 그리 민감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피아노로 전향을 했습니다. 그렇게 예중을 들어갔고,
어느 순간 '영화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들어, 중3때부터 작곡을 시작했습니다.
예고를 들어가서 작곡을 공부하고 있는데, 예고에서 배우는 작곡은 제가 생각하던
'영화 음악'과 같은 작곡과는 너무나도 다른 것이었습니다.
정형화된 화성 진행을 암기하는 것부터, 정형화된 대위 형식, 예외의 배제.
어느 frame에 짜맞춰진 듯한 비슷비슷한 작품들을 접하면서,
현대 음악 양식에 대한 심각한 모순을 느꼈습니다. 또한 대중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도
처절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클래식 작곡에 대한 흥미를 잃었고,
국내 음악대학이 아닌 해외 대학에서 film score을 전공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 엄청난 반대가 있었습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돈'문제였고, 해외 대학 출신 작곡가의
성공 가능성 여부에 있어서 였습니다.
그렇게 부모님의 계속되는 반대와 강압과, 학교 선생님들의 멸시,
또 멀어져가는 친구들을 보면서
저의 마음에 악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말이죠.
왜 세상은 내가 원하는데로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는가.
나는 왜 기성의 것들을 좇아야만 하는가.
'나는 혁신가의 삶을 살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헛된 꿈이엇던 걸까.'
그렇게 과다한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더이상 음악을 하기 싫다는 생각이 불현듯 찾아왔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전입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오히려 홀가분해 지더군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생각을 하니 씁쓸하면서도 홀가분해졌습니다.
일반고에 전학을 가서, 2년동안 남들처럼, 혹은 남들보단 조금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서울의 한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고, 4월까지 다녔네요.
하지만 끊임없이 지속되는 우울감과 대인기피증 등 여러 정신적인 요인들로 인해
자퇴를 하게 되었고, 현재 재수를 핑계로 치료를 하면서, 공부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막막했습니다. 난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고싶은 일은 아무것도 없는데
최근까지 이러한 생각에 사로잡혀 살아가다가, 얼마전 깨달았습니다.
난 다시 예술을 해야 한다고. 그것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깨닫고 나서 집을 나왔습니다. 부모님껜 고시텔에서 공부한다고 말씀드렸고,
지인 집에서 지내며 낮에는 음악작업을 하고, 밤에는 공부를 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시선이 두군데로 분산되어서 때론 집중하기가 힘이 들지만,
제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하니까 별로 힘들지는 않더군요.
아직 저의 진로는 잘 모르겠으나, 저의 느낌에 기대어 나아가려 합니다.
제가 이끌리는 대로, 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려 합니다.
더이상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살아가려 합니다.
대학? 가긴 가야겠죠. 하지만 별로 미련은 없습니다. 현재 서울대 미학과가 목표이긴 하나 가지
못해도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 분명 그 학교에 들어가면 나에게 오는 메리트가 있겠지만
그게 내 인생의 전부를 좌지우지 하진 않습니다.
저는 해외에서 공부하고 싶은 소망이 있고, 어느 학교를 가던지 간에 그러한 기회는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없다면 그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모든 마음의 짐들을 떨쳐 버립니다. 이제 항상 웃으면서 지냅니다.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신
비롭습니다.
음악이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음악엔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제가 노래하고 싶은 세상의 모
든 것을 음악을 통해 이루어 낼수 있습니다. 음악은 경이 입니다. 또 제가 해야 할 그 '어떤 것' 입
니다. 절대 가치를 매길 수 없습니다. 저의 모든 것이기 때문에,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고 타협
할 수 없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모든 것이 감사합니다. 참된 예술가는 많은 축적된 경험으로부터 가장 최상의
것을 창조해 낸다고 들었습니다. 저에게도 그러한 경험이 있습니다. 많은 감정들이 있고, 남들이
가지지 못하는 감성이 있습니다. 저는 한 선율 한 선율마다 그러한 경험들을 녹입니다. 수많았던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하나하나 풀어내어, 오선지 안에 예쁘게 담습니다. 행복합니다. 요즘엔 다시
교회를 다닙니다. 이 모든 것을 하나님이 창조하셨다니 경이롭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좁은 골방안에서 두세시간씩 통성 기도를 드립니다. 전혀 힘이 들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감사하
고 아름답습니다.
제가 새벽에 느꼈던 여러 감정들을 글로 풀어내 봅니다. 여러분, 세상은 그 자체로 아름답습니다.
세상이 여러분을 힘들게 할지라도, 절대 꺾이지말고 갈 길을 가십시오. 하고 싶은 일을 하세
요. 그 어떤 것도 당신을 평가할수 없고 당신의 행복을 가로챌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항상 곁에
계십니다. 물론 종료를 가지지 않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언젠가 한번은 느끼시길 바랍니다. 내가
행한 모든 길이 선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고, 때론 당신이 그 길로부터 벗어나려 해도, 언젠가는 다
시 돌아와야 할 날이 온다는 것을. 당신을 속이지 마십시오. 거짓말은 언젠가는 들통나는 법입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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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22학번 의예과 "신입생 카페" 개설 안내 0
안녕하세요!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생회 입니다. 먼저 우리 학교에 합격하신...
방향성있는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꼭 그 길 위에서 진리를 얻으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융진 님도 꼭 그러시기를..
제가 감성이 적은탓인지 뭔소린진 잘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세요~
네 ㅎㅎ 감사합니다. 제르맹님도 힘내시구요!!
종교얘기는 공감이 안되지만..
나머지는 정말공감합니다 예술에대한회의와 열망이 공존하는 시기를 보내는중이라 더 공감되는것같네요
예술가가 예술을 할때 느끼는 회의감이란 당연한 것입니다. 특히나 예술을 '학문'으로 접할때의 그 회의감은 이루 말할수가 없지요. 하지만 그 시기를 이겨내고 벽을 넘는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것에 대한 열망이 간절하다면 방해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학문으로서의 예술이라기보다는 (어찌보면 이게 학문적인 접근이긴 하지만 이론적인 접근은 아니기에)
예술의 정의를 내리는것조차 상당히 힘들더군요 저도 음악을하는데 장르를 구분하는것조차 불가능으로 느껴질때가 상당히 많고요 ㅎㅎ
이성적으로는 그런 회의감이 드는 동시에 감성적으로는 그냥 재미를 따라가는 열망이 공존하네요
음악에서 장르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현상은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각 장르마다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장점만을 뽑아서 그것이 극대화된 창조물이 탄생한다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요? 그냥 님의 말대로 순전한 재미를 따라서, 장르의 구분을 배제하고 순전히 자신이 끌리는 대로 예술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 현대에 그렇게 관습을 탈피한 예술가들이 빛을 발하고 있기도 하구요.
혹시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하고 계시는지요? 제 주변에는 클래식이나 재즈 전공자들만 있어서 흑인음악이나 록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보고 싶더라구요.
저는 피아노 하다가 학교 자퇴 했는데ㅠㅠ
멋있으시네요~
감사합니다! 항상 힘내세요!
화이팅! 멋져요
감사합니다!! 의대가 목표이신 것 같은데 꼭 이루시기를 응원합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본인이 그리스도인이라는 걸 당당히 밝히시는게 부럽네요 ㅠㅠ 저는 그게 왜 안 될까요..
존경스럽습니다 제 주위친구들이 이런 생각 10프로만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감사합니다~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저마다 배울점이 있습니다. 분명 님의 곁에도 배울만한 친구들이 있을거에요~ 항상 힘내시고 응원하겠습니다!
같은 예술하는 입장에서 봐도 정말 멋있으시네요! 항상 화이팅하시길!
감사합니다! 님도 화이팅!
멋있습니다. 주변 시선 의식하지 마시고 열심히 하세요!
감사합니다! 화이팅하세요!
진정한 예술가의 정신이 보이네요 저도 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기성적인 것을 기성적으로 좇지 마시고 꾸준히 그리고 굳건히 님의 음악을 하시기 바래요
과찬이십니다. 감사합니다!
기회가 없다면 그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것... 깨달음을 주네요 화이팅합시다 ㅎ
화이팅!!
예체능 하다가 다시 공부를 하는 사람을 주위에서 많이봤고
노력이 얼마나 철저히 요구되는지도 알기때문에 응원합니다. 파이팅!
감사합니다! 저도 님을 응원합니다!
I look up to the mountains - does my help come from there? My help comes from the LORD, who made heaven and earth! He will not let you stumble; the one who watches over you will not slumber.
Amen. I'll never be the one whoever wandering in sorrow
I'll never be the one whoever fall on my knees and hit the ground.
-lyrics in 'he is real' by naul-
핰ㅋㅋ 이노래 생각하면서 읽었는데 ~
ㅎㅎ 이노래 좋죠. 힘이 들때 가끔씩 찾아 듣곤 합니다.
가사도 좋구 중간에 오르간간주가 너무 좋아옄ㅋㅋ
전 뒤에 전조되면서 가스펠 분위기로 바뀌는 부분이요 ㅎㅎ
정말 나얼은 참된 기독교 신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멜로디나 가사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하이거 옛날에 브아솔콘갔다가 진짜 소름;
Stone of zion은 듣다가 눈물났어여 ㅋㅋ 가치없는 내 이름을 부르는 가장 귀하신 그분! 보통 대중가요 가수들이 부르는 기독교음악은 가사들이 다 난 방황중이에요 도와줘요 이런 느낌인데 나얼 가사는 진짜 찬양같죠. 하나님을 높히는... ㅎㅎ 갠적으로 마커스, 전은주, 나얼이 가사를 제일 잘 쓰시는거 같아요.
좀 옛날 분들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소리엘의 ccm도 추천드립니다~ '나로부터 시작되리' 한번 들어보세요!
온몸에 힘이 생기고 정말 주님께서 곁에 계시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마커스 소리엘 옹기장이 온누리워십 오랜만에듣네여
나로부터 시작되리 좋죠 ㅠ
뮤우직 나의 멜로뒤ㄱㄱㅋㅋㅋ저도음악엄청즣아해요
ㅎㅎ 반가워요
공감되네요ㅜ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승전종교? 그래도진짜 원하는길을 걷는건 존경스럽네요
성공하시길바래요
기승전 종교가 아니라 기 부터 결 까지 저에겐 종교가 최우선입니다.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입니다.
저도 음악(피아노)을 10년넘게 하다가 고등학교때 부모님때문에 공부를 하고 재수를 하고있는데요 정말 공감이 많이되네요ㅎㅎ (+그리고 같은 크리스찬으로써)
정말 저도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힘들때나 기쁠때나 음악으로 감정을 표현하면서 힐링하고 기뻐하고 그러는데 님의 정말 건강하고 신실하신 그 마인드 너무 보기좋아요^^
정말 본인이 간절히 하고싶고 원하는 그런 음악하시길 바랄게요 응원할게요!!
버블 님도 정말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지신 분 같습니다.
음악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하나의 은사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는 공부 열심히 잘 하셔서 꼭 목표를 이루시고
모든 일에 대성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존경스럽네요. 응원하겠습니당ㅎㅎ
과찬이십니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닉네임을 보니 저와 목표가 같으신 것 같네요!
내년에 같은 교정에서 뵐 수 있기를..
종교얘기빼고 다 정말 감동이네요 저도 힘든시기인데 같이 이겨내자구요!
힘내라 힘!
저는 제 꿈에 있어서 용기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늘..
제 마음이 확고하지 못했던 탓일까요?
근데 그 당시엔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게 지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