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선생님께서 저러더 지극히 개인주의적 성향이라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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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좀 두서없이 쓸 예정이라.. 일단 양해 먼저 구합니다.
엊그제 지각때문에 선생님께 혼이 났습니다.
지각 자체는 저의 잘못이 100%이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 없을 뿐더러 반성해야할 부분임은 틀림 없습니다.
혼이 날 때도 죄송하단 말 밖에 못드렸었는데,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니 제가 뭔가 더 다른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수하지 않은 목적으로 찾아오지 말라는 어투로 말씀하시기에 뭔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올해 새 학기들어서 교무실에 딱 2번 찾아간 것 외엔 선생님과 대화를 나눠본 적이 크지 않습니다.
원래부터 성격이 살가운 성격도 아니고, 붙임성도 크질 않아서 그냥 평범한 학생처럼 잘 지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관심한 것은 아니지만 선생님 말씀중에 '형식적인 부분도 크다'는 말에는 일리가 있다 생각이 들었던 것이, 제가 이런 생각을 혼자서만 갖고 있다고 해서 보여지는 외적인 부분은 남들이 봤을 때는 그냥 무관심한 사람으로 비춰지기에. 단편적인 부분만으로 학생을 판단해야하는 선생님의 입장에선 제가 무관심한 학생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이 컸겠죠..
여하튼. 지난 번 2번 교무실을 찾아갔을 때에는 야자실에서 교실로 혼자서 자습을 하고싶다 부탁드리러 찾아뵌 것이었고, 그 때도 혼이 났었습니다.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여져서 실망스럽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 친구와 교무실을 나오면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제 신념과 주장이 굉장히 확고한 편입니다. 친구들이 선생님들께 버릇없게 말하고 뒤에서 이름 석자 운운하면서 얘기하는 것을 들으면 항상은 아니지만 도가 지나친 부분은 지적하고 그렇게하면 안된다고 고쳐라는 식으로 말해주는 편입니다.
그런데 교무실에서 '책임감이 없다'는 말을 듣고, 나오면서 '과연 내가 친구들한테 이런 말을 할 자격이 될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그 후로 야자실을 옮기지도 않았고, 책임 있게 행동했습니다.
그 후로 단 한번도 따로 찾아뵌 적이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재학 생활 중 제가 선생님께 개인적인 용무로 찾아뵌 적은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래 친구들은 활발하고 장난끼 많은 아이들이라서 그런지 선생님과 대화도 잘 주고받고, 그런 비춰지는 모습 덕분에 선생님께서도 그런 친구들에겐 쉽게 말을 붙이는 것 같아보이는 반면
저는 조용하고 그렇게 활발하다고 보여지는 타입도 아니기 때문에 선생님께서도 저에게 말을 쉽게 못붙이셨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제가 '그냥 학교 생활하면서 선생님과 만나고, 친분을 쌓고 말고는 생각치 않고 그냥 학생으로 지내는' 아이로 보여졌나 봅니다.
제목에서 선생님께서 제가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보여진다 말씀하셨다고 한 건,
사실 오늘 저희 엄마께서 학교에 상담을 받으러 갔었어요. 아이가 어떤 식으로 했길래 그렇게 말씀하셨나(선생님께서 저를 타이를 때 좀 격한 표현을 했었고, 저는 그런 표현이 어떤 것인진 사실 잘 몰랐는데 엄마께서 들으시고는 가봐야겠다 판단하셔서 찾아뵌 상황) 여쭤보시니까 선생님께서 제가 지극히 개인주의적 성향이라 말씀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교탁 옆 자리에 있어요.
교실에 들어서서 책상에 앉으면 책상 앞 부분 바닥에 쓰레기가 버려졌는지 아닌지 잘 모르잖아요?
그래서 그냥 앉아 있었는데 하루는 아침에 선생님께서 제 앞에 있는 쓰레기 주워라 지적하셨어요.
저는 그래서 바로 버리고왔죠.
근데 선생님께서 저희 엄마께 이 일을 예시로 '원래 학생들은 지적하기도 전에 쓰레기를 주워서 버리는데 oo이 같은 경우는 지적한 뒤에 버리더라'면서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다고 말씀하셨다 하더라구요.
저는 그게 그렇게 비춰질지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사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그런 부분이 상당했겠고, 제 모습이 개인주의적으로 비춰지게 된 동기 중에 한 부분이 바로 저 예시였겠죠.
제가 앞서 저는 신념같은 것들이 있다 했었습니다.
이런 신념 중에 하나가 '앞에서만 잘보이기 위해 행동하지 말자' 입니다.
원래 성격적인 부분도 그렇고, 저런 신념 같은 것들도 그렇고
제가 앞에서 아부하면서 잘보이기 위해 행동하는 편도 아닐 뿐더러 그냥 그런 것들이 싫습니다.
덧붙여서 굉장히 독단적이고 요즘 말로하면 마이웨이 스타일 입니다.
남들이 공부를 잘 하던 말던 관심 별로 안갖고 생기지도 않고, 남들 성적이 어떻든 말든 상관없이 제 할 일만 하고 일도 저 혼자하는 걸 좋아하고 아무튼 그런 스타일 입니다.
생각하는 것도 '나부터 잘하면 된다. 그 사람들이 못하던 말던 내가 스스로 잘해지면 된다'는 식이거든요. 남들 못하는 것, 잘하는 것 신경쓰지말고 내가 먼저 잘 해지고 내가 노력하면 된다는 주의.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그런 신념들 갖고 행동하기 때문에 저는 쓰레기 있으면 무조건 버립니다.
자랑하고자 한 행동은 아니지만 사람들 없는 곳에서도 쓰레기는 자주 주워 버리구요. 청소 분담 맡았을 때, 모의고사 치고 일찍끝나는 날에도 혼자 가서 청소하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저런 단편적인 부분을 보시고 판단하셨다는 것에 좀 충격을 먹었습니다.
항상 선생님께서 저에게 무관심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전 단 한 번도 위선적으로 반에 앉아있지 않았고 진심으로 학교 생활에 임해 왔었는데 선생님께서는 저를 보시면서 '아, 쟤는 개인주의적 학생' 이라는 눈초리로 봐왔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낙심이 큽니다.
저는 또래아이들 보다 생각이 많은 편입니다.
익명성을 믿고 가정사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저는 가정폭력으로 인한 이혼가정의 자녀입니다.
남들이 듣기에 드라마같은 일들을 초등학생때 겪어오면서 생각이 참 많아졌습니다.
항상 행동을 조심히 해야한단 생각을 하고있고 그렇기에 내가 잘해져야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밖에서 비춰지는 내 모습이 '쟤는 아빠없이 컸다'는 모습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예를 항상 갖추고 행동해야하며 나중에 10년후에도 예전의 나를 생각했을 때 한 점 부끄럼 없는 행동을 하며 살자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럼에도 어른들 눈에는 제가 개인주의적이라고 많이 비춰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제가 개인주의적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아요.
사실 선생님께서 개인주의라고 말씀하신 부분은 그냥 듣고 넘어가면 그만이지만
예전부터 엄마께서도 저더러 개인주의적이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근데 예시를 드는 것들이 항상 보면 '아이들 간의 불화를 방관한다' 던지, 여하튼 그런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사례를 들더라구요.
저는 적극적인 편은 아니지만 친구들 사이에 있을 때도 나름의 주가 되어 행동하고 그런 부분은 제가 용납못하고 분위기 자체가 다운되는 걸 싫어하는 편이라서 나름 적극적으로 친구들 간의 불화라던지, 아니면 친구가 우울해 한다던지하면 잘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는 편이고 저한테 고민도 털어놓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조용하고 어른들 앞에서 비춰지는 모습은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개인주의라는 소리를 듣는게 너무 싫습니다.
정말 제가 개인주의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한 두명의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 아니기에 고민이 큽니다.
예전엔 엄마께서 그냥 아빠때문에 하는 걱정이겠거늘 했는데 선생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시니 고민이 가중되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밝혀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아서
글 중간중간에 내가 이런사람이다 며 썼는 부분이 글의 흐름을 망치진 않을까 우려됩니다만
긴 글 다 읽으신 분들은 꼭 좀 뭐라 댓글을 남겨주세요.
이 글 역시 단편적인 부분이라 저를 판단하기엔 섣부르단 생각이 들지만서도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지적해서 '너는 개인주의다' 혹은 '아니다'는 식으로 말씀좀 해주세요.
ㅠㅠ 정말...... 잠못이루는 밤이네요....
항상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자고 생각해왔었는데 이런 소리를 듣게되니
뭐라 할 말이 없고 가슴만 답답합니다.
긍정적으로, 밝게 살아가려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데, 그런 노력들이 허사가 되는 것 같아 너무 우울하네요.
어찌해야될지 모르겠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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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아닙니다. 그 선생님 이상하네요
글쎄요;;; 제가 볼 땐 지극히 합리주의적이신 분 같은데요?
선생님이라고 해서 학생의 모든 면을 바라보고 다각적으로 생각하는 선생님은 상당히 드물어요.
선생님께서는 단지 글쓴분 특유의 분위기에 겁을 먹은 거일 수도 있어요. 글쓴분같은 분들이 굉장히 묵직하거든요 느낌이. 공략이 어려운 성 같은 느낌? 제가 볼 땐 선생님이 님한테 흠.... 인간으로써 열등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아니, 있는 게 확실해 보이는데요. 제가 잘못 본 거일 수도 있지만요.
한국사회에서야 지적당할 수 있지만 전 냉철함이 그 사람 자체의 갑옷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쓴분께서는 미스릴을 입으신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는 아마 미스릴을 뭐야 저 ㅂㅅ같은 갑옷은 이라고 생각하시겠죠. 칼이나 챙겨 이놈아 라면서 하는 훈계는 그냥 녹슨 칼 뿐.
신경 쓰지 마세요
아주 큰 장점을 갖고 계십니다.
저도 읽으면서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선생님이나 쓰니 어머니께서는 보이는 이미지로 말씀해주신거같구여 글쓴이님은 쓰니 소신대로 행동하시면 될 것같아여!! 너무 상심마세요ㅠㅠㅠㅠ 응원할게요!!
그냥 꼰대의 훈장질이니 본인 신념대로 사셨으면 좋겠어요.
원래 청소년기에 생각많은 마이웨이스타일은 학교생활하기가 힘든게 당연하다고 생갇해요;; 단지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선생님들도 스타일이 100프로 다르시지만요) 학생이ㅈ자신한테 마음도 안열고 한부분한부분이 더 눈에띈거겠죠... 근데 제생각은 어느정도 살가운면은 있어야 된다고 봐요. 막 말걸고 질문하고 방긋방긋...
그리고 글쓴분께서 '개인주의' 라는 말을 좀 꺼려하시는거같은데.. 자신이 마이웨이라고 판단되면 개인주의맞는거에요 근데 개인주의가 전혀 나쁜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모든사람들이 공동체화이팅!아자아자! 하는건 아니라고생각해요 그걸강요하는 학교사회도 싫구요.. 어찌됐든 글쓴분은 또래보다 정신적으로 성숙(이란단어를 써도되는지 모르겠네요)하신거 같고 자신의 모습을 케어하시려고 노력하는거 같아요 이런면에서 보면 약간 그 과정에서 자신의 노력하는 모습간의 거리감? 을 느끼시는거같구요.
하지만 모든부분에서 올곧게 사실수는 없어요. 근데 그런 신념이 글쓴이를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남들앞에서만 철저히 잘보이고 살갑게 대하고 활발하게 보이는 사람이 더 +로 평가받는 모습도 많이봤고... 어쨌든 그 신념이 좌절받으면 상처받으실분은 오직 본인이실거에요 이런점은 매우 한국사회가 싫고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그치만 제가 개인주의라는 단어를 쓴이유는요... 글쓴분의 행동이 바른것이지만 그 목적이 "공동체를 위함"이기 보다는 "자신의 신념, 마음편함" 때문이라고 생각되었기때문이에요.. 물론 선생이 그런면보고 개인주의라고 한거는 엄청나게 잘못된거맞구요 ㅡㅡ
선생님이 학생의 몇가지 부분을 보고 좀 섣부른 평가를 하신듯 합니다 남의 일 신경안쓰고 자기일 잘하려는 마음가짐은 나쁜것 아니잖아요 모든 사람들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마시고 자신있게 행동하시길!!
다들 댓글 감사합니다. 월요일에 선생님과 얘기 나눠보기로 했어요. 일은 굉장히 잘 풀렸어요. 이끼예끼님 댓글 재밌게 잘 읽었구 놋북님 댓글이 가장 와닿았어요. 그 외 분들도 다들 감사합니다.
덧붙여 제가 선생님을 굉장히 안좋게 그려낸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앞서는데 저희 선생님 굉장히 유쾌하시고 깨어있으신 분이고 좋으세요. 그러니 그렇게 나쁘신 분도 아니고. 여하튼 다들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