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숨 어디로 더듬어가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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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하오
어제와 같은 오늘에 생을 떠도는 내 목숨은 도무지가 어디로 흘러드는 것인지
어디부터 흘러오는 것인지 비가 오면 빗물따라 바람 불면 꽃잎따라
맥아리 없이 줄줄 흐르고 툭툭 떨어져 반복 재생 버튼을 눌러놓은 양
나의 인생은 추억의 갸날픈 손목에 잡혀 그 굳센 악력에 목을 붙잡고 캑캑대며 컥컥대며
오만상을 찌푸리며 눈물과 함께 너를 게워내며 헛구역질을 하면서도
네가 끄는 대로 이리 흔들면 이리거니, 저리 흔들면 저리거니 기약 없이 허둥거리기를 반복하여
매양 병-신짓에 소질이라도 있는 듯이 매일을 침전하며 항상 너를 전전하며
적어도 십 년지기 친구인 양 펜에게 말을 걸며
외로움으로 피폐해진 나를, 황량하고 삭막해진 나의 가슴을 돌보고는 하는 것인데,
그럴 때면 하늘을 바라보고 다시 한 번 땅을 바라보고
혹시라도 누가 들을세라 나즈막히 네 이름을 한 번 읊조리고 난 후에야
그래서 다시 한 번 차오르는 감정을 되새이고 칼로 이성을 저밀듯한 뜨거움에 살을 데인 듯
부르르 몸을 한 번 떨며 어림없는 한숨으로 너를 진압하고 난 후에야
어느덧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고 별을 바라보고 절규하여 이르되
하늘은 내 비루먹은 글을 보시오,
고삐 매인 한 마리의 소월과 같이 나는 문장을 구걸하며 목숨 더듬어 살아가오
천명은 내 남루한 확신을 이루시오, 가여운 사랑을 돌보시오
내 한가지 오직 확신된 희망은
우리네 삶이 자주적이며 진취적인 우리네 영혼에 있어서
바람에 부는 잎새 하나에도 오로지 떳떳할 것을
한 점 부끄러움없이 더 크고 굳센 함성소리로 일갈할 것을
그대 천지화 지고 피어난 그 자리에 새로운 사랑으로 어여쁠 것을
지금의 어둠은 지극히 일시적인 것이기에 이 암흑을 벗어던지고 칠흑을 개어놓고
장한 광명을 바라보며 후회의 부끄러움이나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짝을 이루어 풀을 뜯어가며 노래 부르며 살아가는 것, 고삐 풀은 짐승과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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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절대평가 13
저희때 수학도 절평된다는 소문이 있는데 좋은 걸까요 나쁜 걸까요??
너무좋아요 ♡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