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누난니 [1136715] · MS 2022 · 쪽지

2022-12-15 23: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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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Jesus, chris.P ba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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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조기발표나면서부터 주변에서는 환호소리가 들려왔지만 제게만은 닿지 못했습니다...


 믿었던 성대, 한양대가 날 배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죠.


거들떠도 안보던 수능성적표를 펴들고 낙지나 텔그노에서 모의지원을 넣었습니다. 


중앙대가 적정으로 뜨더군요. 그래도 지난 3년간 해왔던 것을 생각하면 한숨이 쉬어지더군요. 


그 한숨을 안고 12월 15일, 7시 17분에 눈을 떴습니다. 



9시. 오늘도 나만의  DIY 학교생활이 시작됐습니다.

방송으로 친구들 이름이 불리더군요.


근데 불린 친구들 이름을 들어보니 다들 저랑 같은대학 1차 붙은 친구들이더군요. 


그렇습니다. 저말고 다 붙은 것이었습니다.

과거, 과고입시때의 트라우마가 떠올랐습니다.


무기력했지요. 애써 티는 안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더군요.


10시. 닌텐도 스위치를 꺼냈습니다. 


뭐 이젠 될대로 되라 심정이었습니다. 주변 친구들모아서 재미지게 야추다이스를 했지요. 마음이 편하지는않아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4시. 학교가 끝났습니다. 대학발표가 6시이후랬으니 여유가 있었습니다. 혼자서 슬퍼하기는 너무 슬프니까 피시방에서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언제나 오버워치는 재미지더군요.


4시 54분. 전화가 울렸습니다. 아버지더군요. 


"아들아 축하한다. 대학붙었대매"


"무슨소리세요 아직 한참남았어요.... 아~ 플래그 세워주시는거죠? 근데 이거 사망플래그 같은데요. 끊을게요."


저는 이럴게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어제 친구가 비슷한 상황에서 쓴맛을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띠링~


'아버지가 사진을 보냈습니다'


끝까지 의심을 했던 저는 카톡을 확인하는 그 순간까지 의심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믿기지가 않더군요. 뇌가 멈추는 느낌을 처음 느꼈습니다.





세상에. 누구도 붙을 것이라 생각못하던,내신 2.9가 비록 누군가는 고작 농대라고 할 수 있지만 3년동안 꿈에나 그리던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에 합격한 것입니다. 


기뻤죠. 대학을 갈 수 있어서. 그게 내가 바라던 대학이라서.



수험 생활동안 힘이 되어주신 오르비언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많은 정보를 나눠주신 칼럼러분들께 정말 감사를 표하고싶습니다.특히특히 UR독존님의, 수능을 비롯해 멘탈관리나 과목별 팁들을 담은 칼럼은 피가되고 살이 되어주었지요. (지인선님 문제도 너무 잘 풀었습니다..) 각설하고, 다시 한번 오르비언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쓸데없이 긴 이글을 마무리 지으려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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