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테스 [464284] · MS 2013 · 쪽지

2022-12-13 06:11:28
조회수 8,868

군대에서의 재수/반수, 군수에 관한 조언과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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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생들을 20년 가까이 지도해온 선생님입니다.

개인블로그에 썼던 글을 데려온 거라 본문글은 경어체가 아닙니다.

군수에 대한 고민을 하는 학생이 가끔 있을 겁니다.

군대 가서도 마음 독하게 먹고 살다 보면 의무적인 군복무 외에 입시로도 괜찮은 성과을 거두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이하는 본문입니다.


전에 지도했던 제자 한명이 오늘 군입대를 한다고 한다.

며칠 전에 입대한다는 얘기를 듣고, 오늘 잘 다녀오라고 문자를 했다. 



군대에서의 재수/반수, 소위 줄여서 군수를 염두한 제자이기 때문에 군대 가서도 궁금한 것 있으면 부담없이 물어보라고 권했다.

더불어 공부와 운동을 열심히 해두라고.

군 시절도 잘 보내면 분명히 성장하고 돌아올 것이다.


나 또한 군대 시절을 생산적으로 보냈다.

60킬로 멸치에서 70킬로까지 살도 찌우고 체력과 몸도 키우고 왔다. 

무엇보다 책을 많이 읽고 왔다. 전역까지 450여권의 책을 읽었다. 나는 밤 12시까지 연등을 마치고도 화장실에 의자를 끌고가 화장실 불빛에 의존해서 새벽 1시까지 책을 읽을 정도로 활자 중독이었다. 

밑 링크는 일병 중반부터 병장 초까지 읽었던 도서 목록이고 290여권 정도 목록이 정리되어 있다.

https://m.blog.naver.com/jklovelike/50158540079


군시절을 분명히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다. 만약 자기계발을 하겠다고?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수능 공부를 하겠다고? 충분히 합격할 점수나 그에 준하는 실력을 쌓고 전역할 수 있다.




군수를 생각해서 군대에 입대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조언을 해보겠다.


1.환경적인 공부의 양질을 생각했을 때 군대의 선택은 일순위는 카투사, 이순위는 공군이 괜찮다고 본다. 둘다 힘들면 무난히 육군이 낫겠다.

비록 공군은 복무 기간이 긴 편이지만 대체적으로 공부 시간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무엇보다 동료 부대원들의 학력이 높은 편이다. 공부에 대한 조언을 듣거나 때로는 주변을 보고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나도 공군을 다녀왔는데 내가 있던 부서의 병사 모두 중경외시 이상의 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심지어 연대 경영을 다니는데 군대 반수를 하던 선임도 있었다. 다들 자기계발에 혈안이었고, 여기에 서로 배울 점이 생겼다.

그러나 공군의 단점은 복무 기간이 삼개월 더 길다는 점이다. 휴가가 많다는 약간의 장점이 있기도 하다.

공부 분위기와 환경을 봤을 때 공군을 추천하지만 짧게 다녀오기 위해 육군을 선택하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다. 


2.가서는 훈련소 시절부터 이병~일병 초까지는 부대 적응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군대는 밤 10시부터 12시까지 독서실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연등'이 있다. 옛날 같으면 짬없을 때는 선임 눈치때문에 연등을 활용하기 힘들었다.

요새는 다르기 때문에 업무에 지장이 가지 않는다면 가급적 이병 시절부터 연등 시간에 수능 공부를 시작하자.

기간을 미루다 보면 계속 미뤄지게 된다. 이병 때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 일병 달자마자 바로 시작하자.


3.만약 지금 시점에서 군입대를 하게 된다면 군시절에 24수능을 치르고, 전역 이후에 25수능을 보게 될 것이다. 두 번의 기회가 있을 거라 여유부리지 말자. 24수능 한방에 가겠다는 일념으로 우선 준비하자. 만약 좋은 결과 나오면 24학번 달고 휴학하면 된다. 공부량이 부족해서 성과가 안 좋다면 병장 때 공부 더 해 둔 것에 이어서 전역 이후 수능 때까지 남은 몇 개월간 학원을 다니든 독학을 하든 해서 유종의 미를 수확하자. 

여기서 중요한 건 애초에 25수능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군시절의 공부를 소홀히 하지 말고 두 번의 기회 모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4.군시절에 인상 깊었던 후임 둘 있었다. 다른 부서의 후임인데 한명은 경기도권 학교를 다니다가 군대에 왔고 또 다른 후임은 고졸이라고 했다. 그런데 동기와 선임들과 접하다 보니 스스로 학벌 컴플렉스가 생겨서 계획에 없던 군대 반수를 하게 된 것이다.

그 후임들의 루틴은 아침 식사 후 출근 전 30여분을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점심 먹고 30분간 다시 독서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업무 시간 끝나고 청소 시간 등을 제외해서 남는 3시간~3시간반을 다시 공부하고 자기 전 연등 2시간을 더 공부하니 평일 기준 6시간~6시간반 정도의 공부시간이 나오는 셈이다. 공군은 업무시간에 자기 업무를 일찍 끝내놓으면 충분히 쉴 시간이 주어진다. 그 시간까지 활용 잘하면 평일 하루 8시간씩 꾸준히 공부할 수 있다. 또한 그만큼 독해야 한다!

당연히 주말에는 안 놀고, 안 쉬고 풀로 공부해야 한다. 내가 먼저 전역한 뒤 이 친구들의 근황을 들어보니 한명은 가고 싶던 교대에 붙었다고 하고, 고졸이었던 후임은 중앙대에 합격했다고 한다.


5.막상 군대에 가보면 생각보다 유혹이 많다. 동료들과 같이 축구, 농구, 탁구 등 구기운동을 하거나 체단실에서 같이 헬스를 할 수도 있다. 싸지방에서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어떤 부대에는 플스방, 피방도 있어서 거기서 놀 수도 있다. 게다가 이제는 개인 폰까지 허용돼서 유혹거리와 시간과 집중을 앗아가는 장애물이 더 생겼다.

게다가 업무와 훈련까지 포함하면 개인시간에 피곤하고 태만해지기 쉽상이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첫째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 각오를 계속 되새김질하고, 둘째 기계적인 공부 루틴을 만들어야 하며, 셋째 군부대에서는 감만 익히고 전역한 뒤 제대로 공부 하겠다는 회피성 생각을 피하고 바로 이순간에 공부를 완벽하게 해둬야 한다.


6.국수영 정도는 기본적인 할당량을 정해두자. 아무래도 밖에서만큼의 집중력과 공부시간은 보장되지 않는다. 하루 이리저리 쥐어짜서 만든 시간이 가령 7시간이라고 하자. 그럼 국어 1시간반, 수학 3시간, 영어 1시간, 탐구 1시간반 이런 식으로 공부 계획량을 세워두고 임의적으로, 내키는 대로 공부하지 말자. 그리고 주말에는 무조건 12시간 이상 공부시간을 내서 이틀간 몰아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가자.


7.짬이 차면 부서의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충분히 업무 시간에도 개인 시간이 생겨난다.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상병장 달면 조금 여유가 생긴다. 그 여유시간을 노가리로 떼우지 말고 부서에 책을 가져가 공부를 하거나, 단어라도 적어둔 수첩이나 다른 과목 요약노트, 서브노트라도 챙겨서 자투리 시간에 꼭 보자!


몇년 전 수능에 군대에 있던 상병이 수능 만점을 받은 일이 있었다. 충분히 군 시절을 밀도 높게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어차피 뭘 하든 지나갈 일년 반 정도의 시간을 공부로 채울 수 있으면 밖에서 쌩재수, 반수하는 것보다 시간면에서도 얼마나 효율이 좋고 남는 장사일까. 그러니 군수할 의향이 있다면 독하게 마음 먹고 수능 공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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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레벌레 · 1130950 · 22/12/13 06:28 · MS 2022

    육군은안돼액,,,,

  • 모두다화이티잉 · 1181495 · 22/12/13 06:57 · MS 2022

    육군 갈려하는데 괜찮을려나요.. 1월말에가서 8월초전역생각중이고 전역후3달간 공부에풀집중할려합니다

  • 메소테스 · 464284 · 22/12/13 07:16 · MS 2013 (수정됨)

    일찍, 그리고 짧게 다녀오면 좋지요.
    그런데 공부여건은 공군이 육군보다 상황이 많이 좋을 겁니다. 군대 안에서 입시를 쇼부 보겠다고 하면 공군이 낫고요.

    그리고 1월말에 간다면 어떻게든 내년 수능에 성과를 거두겠다는 생각으로 가세요. 전역하고 제대로 하겠다고 하면 무조건 해이해집니다.

  • ooooooy · 1052847 · 22/12/13 08:16 · MS 2021

    안녕하세요! 만약 내년 1-1부턱 휴학을 낸다면 복학은 언제부터인가요??

  • 메소테스 · 464284 · 22/12/13 17:02 · MS 2013

    질문의 구체적인 의미를 잘 모르겠네요.
    1학년 1학기 바로 휴학하고 내년 초에 입대한 경우 언제 복학할 수 있냐는 말이죠? 육군으로 가면 2024년 2학기에, 공군으로 가면 2025년 1학기에 복학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공군도 정확히 1월초에 가고 말년 휴가 잘 쓰면 2024년 2학기에도 복학 가능합니다.